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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무신, 김준과 최양백의 차이- 난세와 태평성대

by 뷰티살롱 201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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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무인정권 시대를 그리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인 <무신>을 시청해보면 두명의 권력자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바로 김준과 김약선이라는 인물이죠. 실록에서는 김약선(이주현)이 자신의 처로 인해 무고로 최우(정보석)에게 죽음을 맞게 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처세는 최우의 부중에 있는 여인들과 음란한 관계를 맺었다고도 하는데, 그의 음란한 생활만큼이나 부인 역시 종과 음란함을 보였다고 하더군요. 극중에서는 부인으로 등장하는 최우의 딸인 송이(김규리)가 그렇다 할 수 있을 것인데, 이미 송이는 자신의 마음속에 김준(김주혁)을 두고 있기도 합니다.

김약선과 김준의 인물됨은 사실상 난세와 태평성대라는 단어가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김준은 최충헌(주현)과 최우, 그리고 그 뒤에 권세를 잡게 될 최의에 이르는 고려의 최씨 무신정권을 종식시키는 인물입니다. 최충헌 집권시기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이 없었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무신들에 의해서 정치가 이루어지던 시기였었는데, 문신의 힘이 없었던 시기였었죠. 하지만 최우로 넘어간 시기에는 몽고의 침입이 시작되어 안팎으로 혼란의 시대나 다름없는 시대입니다.

드라마 <무신>에서 최충헌 생존의 김약선은 최충헌의 신임을 받으며 어찌보면 최우와 최향 두 형제간의 싸움에서 더 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던 위치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태생이 김약선은 무인이 아닌 문인에 가까운 캐릭터이기도 하더군요. 정치적인 개입이나 권력에는 뜻을 두고 있지 않은 입장이기도 했었죠. 허나 김약선은 나름대로의 혜안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김약선은 최우의 딸인 송이와의 혼사로 변화되어 갔습니다. 능력이 없는 사내로 전락해버리고 만 것이었죠. 송이의 성품은 남자보다 더 대장부같은 여자입니다. 김약선이 품기에는 너무도 대담한 여인이라는 말이죠.

몽고의 2차침입을 대비하기 위해서 고려는 황궁을 비우고 강화도로 천도를 감행했습니다. 기마병들로 구성되어 있는 몽고군들은 잔인하고 불패를 자랑하는 무적의 군대이기는 했지만 결정적으로 물을 무서워하는 군대입니다. 강화도로 들어서는 물길은 드세기도 했었지만 수중전을 준비하지 못한 몽고군들에게는 속수무책으로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고려군과 대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겠지요. 그렇기에 몽고군은 강화도로 공격해 들어가기 보다는 고려의 전 국토를 유리하고자 남진하는 방향으로 장기전에 임했었습니다. 특히 고려의 팔만대장경판을 불태움으로써 고려인의 종교에 의지하는 불심을 꺾으려 하고 있습니다.

몽고군의 침입과 행군경로를 간파한 것은 다름아닌 김준이었습니다. 김준은 강화도로의 천도를 제안하기도 했었고, 장기전에 대비하는 고려군의 군체제를 계획하는 방법 등을 최우에게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고려인들의 결속을 꺾기위해 불교의 상징인 팔만대장경을 파괴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방비하기 위해서 김준은 군대를 편성하고 몽고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한 산성전으로의 돌입을 얘기했습니다.

몽고군의 침입은 고려에게 있어서는 난세나 다름없는 역사이기도 합니다. 혼란과 불안의 시기이기도 했었죠. 도정별감의 수장인 김약선과 최우를 호위하는 직무를 맡고 있는 김준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난세의 시대에 어떤 인물이 필요했었나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더군요.

김준과 김약선의 차이는 몽고와의 대치국면에서 화친과 항쟁이라는 차이를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몽고에 항복한다는 것은 고려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김준에 비해 김약선은 항복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비위를 맞추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화친론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최우는 김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몽고에 항복한다는 자체가 고려가 꺾인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었습니다. 속국이나 혹은 신하국이 된다는 것이니 고려라는 나라는 없어지게 되는 것이죠.

몽고와의 전면전을 위해서 김준과 최양백은 최우의 명령을 받고 고려에 들어와있는 다루가치들을 모조리 죽이게 했습니다. 그 와중에서 최양백(박상민)은 공명심이 앞서 홍복원을 직접 죽이려다 계획이 어긋나 버렸습니다. 이에 김준은 최양백의 머리카락을 자름으로써 죄를 덮게 되었는데, 군령의 엄중함을 각인시키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노군에서 만나 같은 지위인 중군장에 올랐지만 집권자인 최우의 명령을 수행하는 현재의 위치에서 김준의 명령은 동료로써 부탁을 한 것이 아니라 명령을 내린 것이라는 군령을 이야기했습니다. 즉 최양백은 군령을 어긴 것이란 것이었죠.

김준의 결단력은 난세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사항일 겁니다. 몽고에 의해서 나라가 항복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잿더미가 되더라도 끝까지 항쟁할 것인가하는 절제절명의 시대에 김준같은 결단력을 보여주어야 하는 인물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과연 김준과 완전히 다른 김약선의 경우에는 어떠했을까요. 최우의 시대가 아닌 최충헌의 시대였더면 김준보다는 오히려 김약선이 더 필요한 시기이기도 해 보이더군요. 김약선은 몽고와의 항쟁을 두고 황궁을 강화도로 천도하는 것이나 1차 침입때에도 화친을 통해 몽고군을 달래야 한다는 문신들의 서 있었습니다.

김약선이 나약산 화친을 이야기 했던 데에는 고려의 오랜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거예요. 오랜 가뭄과 기근으로 백성들의 고단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교정별감의 수장자리에 있으면서 지방에서 올라오는 온갖 문서들을 파악하고 민가를 시찰하기도 했을 테니까요. 백성이 없다면 고려라는 나라는 없는 것과 같다는 것이 김약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었습니다. 무인들의 시대인 최씨 무신정권이었지만, 실질적으로 권력자들은 가장 아래에 있는 백성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나약하고 결단력이 없는 김약선이기도 했지만, 고려라는 나라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황제에 의해 다스려지는 나라가 아니라 최씨에 의해서 경영되어지는 무인정권의 폐습도 응당 김약선으로써는 감당하기 어려운 시대일 겁니다. 태평성대의 시기였다면 많은 인재들을 등용하고 인으로써 백성을 다스려야 하기에 김약선과 같은 인물이 어쩌면 가장 필요한 시기일 겁니다. 특히 일처리를 하는 데에도 하나에서 열까지 가능성과 효과를 염두해두고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치밀함도 갖고 있으니 나라를 부강시키는데에는 김약선과 같은 인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김약선과 김준의 이같은 엇갈림은 난세를 만나게 됨으로써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난세에는 영웅이 필요한 시기이죠, 바로 김준과 같은 결단력을 지닌 인물이 필요했던 시기가 려몽전쟁의 한복판이었지 않나 싶기만 합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주말드라마 '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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