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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해를품은달 5회, 허영재는 왜 자신의 딸 연우의 목숨을 거두었을까?

by 뷰티살롱 2012.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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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인 MBC의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 5회는 눈물의 이별편을 보는 듯했습니다. 세자 훤(여진구)과 연우(김유정)의 이별만큼이나 아버지 허영재(선우재덕)와 딸 허연우의 이별은 가슴아팠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워낙에 아역들의 인기가 높다보니 세자와 비로 간택된 연우의 이별이 더 가슴아픈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기성세대의 시선으로 보자니 아버지인 허영재와 연우의 부녀간의 생이별이 더욱 더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렇지만 연우가 정말로 죽었다면 드라마 <해를품은달>은 여기에서 쫑~~ 치고 말겠지요.

무녀 장녹영(전미선)의 말에 아버지 허영재는 자신의 딸인 연우의 목숨을 아버지의 손으로 거두게 되는데, 요즘같은 세상에서는 '어찌 저건 패륜의 짓을!'하는 말이 튀어나오기도 할 겁니다. 아무리 삶이 어렵다 하더라도 딸을 아버지가 죽이는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시대상으로 본다면 아버지인 허영재의 결단은 이해가 가고도 남음이 있을 겁니다. 특히 대제학이라는 신분을 지니고 있는 벼슬아치이자 사대부 양반이라는 신분에서 딸인 연우가 무녀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5회는 정말 무서운 회이기도 했었죠. 아역들의 연기만큼이나 5회에서 연우를 노린 녹영의 흑주술의 CG는 나무랄데가 없는 모습이기도 하더군요. 좀 투자를 많이 한 모습이 엿보이던 장면이었는데, 중국 무협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었죠.


대비 윤씨(김영애)의 명을 받고 국무인 녹영은 흑주술을 시전하게 되죠. 궁에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소지가 남는 것이니 시름시름 앓는 병을 얻어 궁에서 쫓아내 결국에서 사가에서 죽음을 맞게 되는 시나리오라면 대비 윤씨의 계략에는 딱 들어맞는 것일 겁니다. 더욱이 병자를 세자비로 올린 허영재를 일거에 벼슬에서 내려앉게 되는 결과까지 얻을 수 있으니 1석2조의 효과를 얻을 수가 있을 겁니다.

흑주술은 사람의 목숨을 갖고 시전되는 주술이죠. 상대방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주술로 의원의 진맥과정에서는 병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병은 있으되 무엇인지를 알수 없는 것이 흑주술인데, 한가지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주문을 건 주술사를 죽이거나 주술을 건 당사자가 주술을 거두는 방법이죠. 주술사를 주이게 되면 저주는 자연적으로 풀이게 되는 것이지만, 국무 장녹영은 조선의 최고 무녀로써 주술을 대적할만한 다른 무녀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주술사를 죽인다는 것은 힘든 일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녹영의 주술로 연우는 병을 얻게 되고 궐에서 쫓겨나 사가로 내쳐지게 되었습니다. 대비 윤씨의 노림수는 잔인하고도 무섭기만 하더군요. 주술이 행해진 훔쳐본 본 민화공주(진지희)에게까지도 태연스레 이제는 공주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거라 하며 잔인한 미소를 한껏 날려주더군요. 민화공주의 겁에 질린 모습을 보니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서슬퍼런 악역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성인연기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녹영은 대비 윤씨의 명으로 흑주술을 시전하기는 했으나 연우를 죽음으로 내몰지는 않을 듯합니다. 원작을 읽어보았다면이야 쉽게 스토리를 알고 있겠지요. 그런데 차라리 원작을 읽지 않은 것이 더 다행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리 스토리를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전개될지를 짐작하고 있을 것이니까요. 물론 원작대로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겠지만 커다란 줄기는 변하지 않을 것이기에 원작을 접하지 않은 것이 더 다행이라고 느껴지더군요.

녹영은 흑주술로 연우의 목숨을 위협하고는 남몰래 허영재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딸 연우의 병에 대해서 거짓을 말하죠. 병이 아닌 신이 내린 것이라 고했습니다. 그리고는 살아생전에는 신기를 끊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녹영이 허영재에게 연우의 병에 대해서 신병이라 말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였습니다.

시름시름 앓는 딸을 허영재는 백방을 수소문해서라도 고치려 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주술에 걸린 연우가 죽는 결과를 낳게 되겠지요. 녹영이 찾아가 신병이라 못박은 데에는 허영재의 결단을 유도하기 위한 노림수가 있었던 거라 여겨지더군요. 주술에 걸려 결국에는 죽을 목숨이지만 녹영이라면 다시 살려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흑주술을 펼친 무녀가 가지고 있는 힘이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세상에 내놓고 연우를 살리게 된다면 대비 윤씨의 눈을 피할 방법이 없을 겁니다. 다시 살아난 연우는 무녀인 자신에게도 해가 되지만 결국 해를 가까이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멸문지화를 피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연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가족의 정을 끊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녹영이 말하는 신병으로 이해가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야 신병을 얻었다 해서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지는 않겠지만,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세상에서 무녀가 된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세상밖에서 사는 것과 같은 것이기도 할 겁니다. 아버지 허영재는 대제학을 지니고 있는 사대부 양반이죠. 양반의 집안에서 신내림을 받은 딸이 있다는 것은 가문의 수치이기도 하지만, 딸 연우는 신내림을 받고 살아날 수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이겠지요. 혼인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기도 합니다.


무녀인 녹영은 연우를 살리고자 그처럼 무서운 거짓말을 아버지인 허영재에게 했던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부녀의 정을 끊는 방법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연우를 살리는 것이죠. 허영재에게 찾아가 연우의 병증이 다름아닌 신병이라 거짓을 함으로써 아버지 허영재가 스스로 딸을 포기하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녹영이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면 결국 자신의 주술로 연우는 시름시름 앓다 죽음에 이르게 될 운명이니 어찌보면 녹영의 노림수는 대비 윤씨의 명보다 더 무서움이 숨어 있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녹영은 자신이 연우의 병증이 '신병'이라고 말함으로써 허영재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고 있었던 겁니다. 즉 하루라도 빨리 연우의 목숨을 거두게 됨으로써 주술로 죽음을 맞게 되는 운명을 비껴가게 될 수 있으니까요. 녹영이 건넨 약에 대해서는 그 정체를 많이 알고 계시더군요. 연우의 몸 상태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효과를 보이게 될 약이라는 것이죠. 무협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루동안 맥이 정지되고 몸이 굳어져 마치 죽은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신비한 환약 같은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드라마 <해품달>에서 녹영이 허영재에게 건낸 약의 효능은 아마도 더 효과가 길게 가는 신비의 약일 겁니다. 즉 죽은지 일주일이나 혹은 열흘이후에 다시 깨어날 수 있게 하는 약으로 보여집니다. 장래까지 완전하게 치르게 된다면 적어도 4~5일이 족히 소요될 것이니까요.

녹영은 친구인 아리(장영남)의 마지막 유언으로 꼭 지켜주어야 할 아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연우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약을 허영재에게 건네주면서 녹영은 허영재에게 죽을죄를 지었다며 살아생전 죄를 갚으며 살아가겠다고 독백하더군요. 자신이 말한 신병이라는 것도 거짓이고, 자신이 건넨 약으로 연우가 신기를 끊게 되는 것도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것이기도 했습니다.


세자 훤이 연우가 죽었다는 말에 울분을 토하는 장면도 슬펐지만, 아비인 허영재가 무녀 녹영이 건네 약사발을 건네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습니다. 특히 디테일하게 아비의 마지막 정을 보여주었던 약사발에 약지를 젓는 장면에서는 뭉클하기만 했습니다. 연우또한 아비가 건넨 약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죠. 무녀가 찾아왔을 때에 말했던 것을 흔미한 상태에서 들었으니까요.

연우는 죽음을 맞게 되겠지요. 그것도 완전한 죽음을 알리는 땅에 묻혀 다시 꺼낼 수 없는 운명을 맞게 되겠지요. 녹영이 환영에서 보았던 무덤의 정체가 현실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즉 사람의 운명을 아무리 무녀라 하더라도 피해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지요. 녹영의 환영으로 보여진 연우의 죽음과 무덤은 현실이 되겠지만, 그 이후 연우는 다시 무덤에서 살아나게 될 듯해 보입니다. 녹영에 의해서 말이죠. 그렇지만 다시 살아난 연우는 과거의 일들을 모두 잃게 되겠지요.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이 있는 법이니까요.


딸을 목숨을 거두어야만 했던 아비의 정은 마지막 연우를 보내면서 가장 슬픈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양반의 집안에서 손수 남자가 약탕기를 손에 잡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반상의 법도에서도 어긋나는 행동일 겁니다. 남녀가 유별하고 아녀자가 해야할 일이 따로 있듯이 남자가 해야 할 일이 엄연히 구분되던 조선사회의 양반제도에서는 허영재의 모습은 법도를 거스르는 행동이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딸을 보내야만 하는 아비의 마음이 절절하게 비춰졌던 모습이었습니다.

살아서 하고싶은 일들을 하지 못하게 했다던 말은 여자로써 서책을 탐독하는 것을 경계케했던 지난날들을 두고 한 말일 겁니다. 연우가 다른 양반가의 규수들에 비해 서책을 많이 탐독하기는 했지만, 아비인 허영재는 그럴때마다 연우를 나무랬을 겁니다. 그런 지난달들이 후회되고 미안하고 또 자신이 딸의 목숨까지 거두게 된 상황에 주체할 수 없는 비애가 엿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아비의 미안함을 연우또한 받아들이는 모습에 또 한번 눈물이 나더군요. 양반의 법도가 무엇이길래 신병이 났다해서 죽게까지 하는 조선의 현실에 말이죠.

녹영의 거짓으로 인해서 연우는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겠지만, 대제학 허영재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닥쳐올 겁니다. 연우의 병과 죽음을 빌미로 윤대형(김응수)은 허영재를 역모나 다름없는 죄를 뒤집어 삭탈관직하게 만들 것이지만 죽이지는 못할 겁니다. 왜냐하면 아들 허염(시완)이 있기 때문이죠. 민화공주와 혼인을 시킴으로써 사실상 허염이 관직에 나오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겠지요(공주의 남자인 부마가 된다는 것은 관직이나 벼슬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지난 회에서 보여졌었습니다). 허영재에게 사약을 내리게 하지 않는 더 지독한 고통이라는 것은 어쩌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해 보였습니다.

아비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죽음을 맞게 된 연우는 녹영의 손에 의해 다시 살아나게 되겠지만, 세상밖으로 나게 될 겁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른 채 말이죠. 그렇지만 5회에서 보여졌던 세자 훤이 건낸 금비녀인 해를품은달을 간직하고 있을 듯해 보였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차후에 세자와의 인연이 다시 맺어지게 되는 단초가 되는 것이라 짐작이 되더군요. 6회를 끝으로 아역배우들이 퇴장하고 성인배우들로 바뀐다고 하는데, 연우의 운명이 어찌될지 궁금해서 미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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