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극드라마리뷰

광개토태왕 35회, 어이없었던 담주를 건 굴욕적 혼인동맹? 누구하고?

by 뷰티살롱 2011. 10. 2.
반응형


고구려의 정복군주였던 광개토태왕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KBS의 <광개토태왕> 35회에서는 담덕(이태곤)이 후연과의 동맹으로 굴욕적인 혼인동맹을 맺게 되었습니다. 후연에 볼모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다름아닌 고구려의 공주인 담주(조안)를 보내는 조건이었죠. 한가지 묘한 것은 혼인동맹인지 아니면 단지 볼모로 보내지는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혼히 고대사에서 한 나라의 공주나 왕자가 다른 나라의 왕자나 공주와 혼인을 하게 된다는 것은 나라간에 결속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복속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죠. 요동성 전투에서 담덕은 모용수(김동현)와의 담합에서 어이없게도 고구려의 왕이 위중하다는 극비스러운 사실앞에서 무너지고 말았죠. 물론 이러한 정보는 국상 개연수(최동준)가 모용수에게 보내진 정보였습니다.

사극드라마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어이없는 전개가 아닐 수가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KBS의 사극드라마는 다른 방송사의 사극드라마와는 달리 전개에서의 개연성을 지니고 있는 장르일 겁니다. 일종에 대표적인 한국의 정통사극 드라마라는 것이죠. 그렇지만 <광개토태왕>은 시도때도 없이 캐릭터의 성격이 수시로 변하고 있는 그야말로 작가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쪽대본의 전형을 보는 듯한 모습이더군요.

고구려 공주인 담주(조안)을 걸고 동맹을 성사시켰다면 임기웅변이라 하더라도 후연의 태자 중 한 사람인 보용보(임호)나 혹은 모용희(조인표)와의 혼인을 의미하는 것일 겁니다. 그도 아니라면 왕인 모용수의 후비로 시집가게 되는 설정이라 볼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후연의 조정에서는 단지 담주를 볼모로 이용하려는 것일 뿐 일체의 혼인관계에 대한 부산함은 보이지 않더군요. 백년대계인 혼사는 어염집 아낙이라도 없는것 빼놓고 동네잔치로 떠들썩하게 하는 것이 이치일터인데 말입니다. 그렇지만 담주가 누구와 혼인을 맺게 될 것인지에 대한 말은 하나도 보여지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단지 후연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것만 보여질 뿐이었습니다. 혼인을 하게 될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할만큼 혼인동맹을 맺게되었다면 고구려는 너무도 치욕적인 후연과의 동맹을 맺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겠지요.


오히려 후연의 사절단으로 고구려에 오게 된 풍발(정호근)과 휘하 장수들은 후연의 태자비가 될 담주공주를 데리러 왔다고 하면서도 예의에도 없는 짓을 일삼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저작거리에서 행패를 부리는 후연의 장수들의 모습을 보면 더욱 가관이 아닐 수 없기만 합니다. 나라의 사신으로 고구려에 온 것이었을 터인데, 고구려 군대에 의해서 그들을 호위하는 모습도 없이 시장바닥 한가운데서 활개치고 다니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겠지요. 더군다나 고구려 민심은 후연과 백제의 연합으로 벌어진 전쟁상황에 누구보다 이를 갈고 있을 터인데, 사신이라는 명목으로 후연의 장수복색으로 저작거리에 등장한다는 것은 더더욱이나 있을 수도 없는 일이기도 할 겁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후연의 장수들이 활보했다면이야 모를까요.

굴복당한 나라가 갖게 되는 비굴함을 보여주기 위해서였기에는 너무도 어이없는 전개가 아닐 수 없어 보이기도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백성을 상대로 사신으로 온 후연의 장수들이 대치하는 형국은 화나는 장면을 떠나서 기가 찰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또 한사람의 캐릭터에 대한 것인데 아마도 드라마 <광개토태왕>을 애청하는 시청자들이라면 국상 개연수(최동준)에 대한 시선일 겁니다. 첫회부터 시청해온 한사람으로써 계속적으로 태자인 담덕과 마찰을 맺게 되는 개연수라는 캐릭터는 가장 꼴볼견스러운 인물이었습니다. 사사건건으로 담덕과 맞서려 하고 자신의 세력을 키우려 했기 때문이었죠. 그렇지만 그런 국상의 모습도 좋게 보여졌던 것이 있었는데, 고구려라는 나라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자신의 회생을 감내하려는 모습이 엿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동북아의 패권을 거머쥐었던 고대사에서 고구려라는 나라가 강대해질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국사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만 그에 앞서 무엇보다 내치가 안정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한다면 중원의 수많은 나라들은 건국과 패망이 잦았던 시기인 혼란스러웠던 시기였었죠. 

개연수라는 인물이 처음으로 드라마 <광개토태왕>에 등장했을 때에는 자신의 이익과 세력만을 이용하려는 인물로 그려지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국익을 위해서는 솔선수범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외세에 대응하는 외교력이 뛰어나 사실상 왕의 권력을 능가하는 인물로 그려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권력이 자신이 만들어놓은 것이 아닌 고구려의 국상으로써, 신하로써 자연스럽게 생겨난 권력이기도 했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국상 개연수는 스스로 왕이 되려고 하는 캐릭터로 전략시켜 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드라마 초반에 보여지던 공명정대하던 모습과는 달리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나라까지도 팔아먹는 매국노의 역할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는 모습이죠.

담덕과 대립하고 있는 국상 개연수는 귀족들의 대표로 등장하는 인물이기에 당연히 담덕이 복속시켜 둘도없는 충신으로 만들어야 할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야만 광개토태왕이 고구려의 진정한 군주로 자리하게 되면 안으로 안정을 시켜야 할 대표적인 인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불협화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강대국으로 일어설 수 있는 나라는 없기 때문입니다. 백제의 패망과 고구려의 패망을 보게되면, 가장 큰 적은 바로 안에서 일어났던 권력싸움이 한몫을 했던 것이었죠. 고구려가 동북아 패권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이 단순히 광개토태왕의 군사적이라고 진취적인 행동으로 인해서였다고는 볼 수 없을 겁니다. 내치에도 안정을 찾았던 시기였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그 때문에 광개토태왕 이후 장수왕 즉위에는 고구려가 최대 영토를 갖게 되기도 했었다는 것은 어느정도 역사에 대해 알고 있다면 능히 짐작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국상 개연수에 대한 공명정대함과 권력에 대한 아집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고구려의 군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나랏길 사업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지방귀족에 의해서 이루어진 상납과 공물이 빼돌려지게 되는 과정을 보게 되었는데, 그러한 일들에 대해서 불같은 성정을 보여주었던 바 있었죠. 그런데 그러한 국상 개연수가 단지 담덕이 태자가 되었다는 이유로 고구려 전체를 파는 짓을 서슴치 않는 캐릭터로 전락하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싶기만 해 보입니다.

 
사람이 권력의 맛을 알게 되면 그 맛에 빠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겁니다. 부자가 많은 재력을 모아도 부족하다 여기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그렇지만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는 캐릭터들의 변화가 너무도 기복이 심하다는 느낌이 들기만 하더군요.

아니면 시청률을 위해서 어울리지 않는 설정으로 치닫는 것일까요?
한편으로 드라마 <광개토태왕>은 국내에서 방송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드라마라기 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수출을 염두해두고 제작된 드라마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것도 중국으로 말이죠. 10월1일은 어이없는 상황이겠지만 국군의 날이기도 했었죠. 또한 10월3일은 개천절이기도 합니다. 하늘이 열린 날이다 해서 개천절이라고 했다지요. 10월 1일에 방송된 드라마 <광개토태왕> 35회는 너무도 어이없는 설정에 말문이 닫히기만 했습니다. 9시 뉴스에서는 10월1일차에 아이러니 하게도 중국의 관광객들이 몰려온다는 뉴스가 전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만큼 관광수익을 많이 올리게 되는 상황인데, 정작 한국에서는 이들 중국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이나 배려가 부족하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었죠.

18세에 왕위에 올라 동북아를 호령했던 고구려라는 고대사를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가슴벅차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웅장하고도 기상이 서려있는 고구려는 중국의 수많은 나라들이 패망하고 새롭게 나라를 건립하는 와중에도 굳건하게 우뚝서있던 나라였었죠. 심한 말로 표현한다면 10월1일에 방영된 <광개토태왕> 35회를 시청하면서 고구려라는 나라가 그토록 창피스럽게만 느껴지는 것은 왜였을까요?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한국의 관광수익이 높아져야 하니 사극이라도 이제는 사대주의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 싶더군요. 물론 혹자는 드라마일 뿐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역사가 없는 나라는 뿌리가 깊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픽션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사극드라마이기는 하지만, 자긍심까지 잃어버려서는 안될 것이라 보여지네요...

<유익하셨다면 쿠욱 추천버튼(손가락)을 눌러 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아래 구독버튼으로 쉽게 업데이트된 글을 보실수도 있답니다^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