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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짝패 22회, 천둥의 눈물과 각성 - 일등공신 된 동녀

by 뷰티살롱 201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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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극드라마인 <짝패>의 터닝포인트가 될것만 같았던 22회는 또 다시 시청자들에게 낚시밥을 던진 모습이 아닌가 싶네요. 민중사극이라고는 하지만 제자리 답보상태로만 그치고 있는 모습이 아닐 수 없더군요. 강포수를 향해서 눈물을 흘리며 '제가 어리석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천둥(천정명)을 예고편에서 보여졌을 때만 하더라도 시청자들은 화려한 아래적으로의 수장이 되는 천둥을 예감하고 있었을 겁니다. 의적 드라마가 아닌 민중사극이기에 드라마의 전반적인 흐름은 시장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는 보통사람들의 이야기가 드라마 <짝패>의 주된 흐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인공의 활약상을 예상하는 게 시청자들의 눈일 겁니다. 그런 면에서 천둥이 의적으로 살아나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을 거라 볼 수 있겠죠.

<짝패> 22회는 마치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키는 형국이라 볼 수 있더군요. 그동안 옆집 아저씨나 아주머니들이 오고가며 만나게 되면서 주고받는 이야기 구조였다고 볼 수 있는데, 본격적으로 주인공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될 듯해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양반들의 재물을 도둑질해 가난한 양민들에게 나누어주던 아래적의 수장인 강포수(권오중)가 공포교(공형진)의 총에 부상을 당하고 포청에 붙잡히게 되었습니다. 목숨이 위중한 상태에서도 심문하던 공포교를 보면서 역겨움을 느낀 귀동(이상윤)은 천둥에게 강포수를 탈옥시키는데 힘을 빌렸습니다.

천둥과 귀동이 의기투합해서 계획된 강포수의 탈옥은 순조롭게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짝패라 말하며 한사람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갈수 있는게 짝패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 사이에 틈이 생기기 시작한 모습이었습니다. 강포수를 임시방편으로 여각에 머물게 해 상처를 치유하는 천둥은 강포수가 말하는 귀동의 진위에 대해 흔들리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포청에서는 강포수의 탈옥에 대해서 내부의 소행이라는 의심이 일기 시작했고, 그 화살은 귀동에게 돌아갔었죠. 귀동은 강포수의 탈옥에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달이(서현진)과 황노인(임현식)을 포청으로 체포해 거짓으로 문초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어찌보면 귀동의 알리바이는 증명이 되는 셈이었지만 문제는 귀동과 천둥 사이에 생겨나고 있는 불신의 벽이었습니다.


두 사람, 짝패이기로 맹세한 귀동과 천둥의 의심은 당사자인 두 사람의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죠, 강포수가 천둥에게 귀동의 숨겨진 저의에 대해서 거듭말하고 자신을 탈옥시킨 것은 다름아닌 아래적을 일망타진하기 위한 술수였음을 얘기했지만, 천둥은 귀동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탈옥을 시켜주었는데, 돌아온 것이 의심이라니 귀동또한 허망함을 느끼기는 매일반이었죠.

두 사람의 의가 조금씩 틈이 생겨나고 있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왠지 귀동과 천둥은 같은 길을 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천둥은 강포수를 향해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강포수는 어쩌면 천둥의 눈물을 자신이 말했었던 귀동의 숨은 계략이라 여겼을 수도 있어 보이더군요.

그렇지만 천둥의 눈물은 그보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었던 세상에 대해서 이제서야 깨달았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상단의 행수로써 재화를 벌어들여 정직하게 살아감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품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걸었던 사람이 천둥이었습니다. 벼슬아치들의 돈으로 관직을 사고 온갖 비리가 얼룩져 있는 세상이지만, 자신이 올바른 길을 길을 걷게 된다면 세상을 변할수 있으리라 믿고 있었던 것이었죠. 비록 자신 혼자만의 바른 길이었지만, 그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열명 아니 백명이 된다면 그 백명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들도 바른 길을 가지 않나 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천둥의 논리처럼 세상은 변하지 않는것이 있었습니다. 뼈속까지 양반의 법도가 몸에 젖어있는 부류들이었죠. 천함과 귀함의 기준을 오로지 신분에 의해 결정되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동녀로부터 귀동은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었습니다. 


한때 강포수와 인연을 갖고 있었던 동녀의 아버지인 성초시(강신일)은 양반과 천민의 관계를 단지 신분제도에 국한시켜 구분짓지 않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거지신분인 천둥을 제자로 받아들었던 것은 사람이 가진 재주를 보았던 것이었죠. 천둥은 자신을 귀해 여겼던 성초시의 성품을 쫓아 묵묵히 자신이 해야하는 일만을 쫓으로 살아왔었던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상단의 행수로써 상인이 되는 길이었던 것이었죠.

드라마 <짝패>에서 보여지는 조선사회는 썩을 데로 썩어버린 세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과거 천둥이 어렸을 시절에는 깨어있는 선비들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사라져버렸고, 관료들은 모두가 비리에 연류되어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다못해 포도청 나졸들까지도 매를 덜 아프게 때린다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고 있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양반의 피를 모두 뽑아버리고 싶다며 동녀에게 윽박지르는 천둥은 세상의 부도덕함과 인간성에 분노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지껏 드라마 <짝패>의 주인공이었지만 천둥은 분노하지 않았었습니다. 어린시절 민란이 발생해 강포수가 포청을 급습해 불을 지르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 천둥은 분노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민란이 수습되고 귀동의 아비인 김대감(최종환)의 도움으로 여각을 꾸리게 되면서 천둥에게는 분노가 사라져있었습니다.

세상을 바꾸게 되는 길에는 두가지 길이 있을 겁니다.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며 올곧게 살아가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내가 아닌 다른 사람까지도 동화되게 만듦으로써 온화적인 변화가 그것이고, 두번째는 세상을 뒤바꿀 분노에 의해서 바꾸는 방법이겠죠. 태평성대라면 자신의 소임을 묵묵히 해나가면 이상적인 사회를 이루어나가는 변화를 꿈꿀 수 있겠지만, <짝패>의 조선시대는 탐관오리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 있는 세상입니다. 어쩌면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동녀(한지혜)의 생각, 양반과 천민을 나누는 기준은 사람됨과 능력이 아닌 오로지 신분에 의해 나뉘어진 반상의 법도를 쫓는 동녀의 모습에 분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각을 운영하면서 천민의 신분으로 동녀를 보필해왔고, 동녀의 옆에서 성초시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믿었던 천둥으로써는 자신의 노력에 따라 동녀또한 변화될 수 있으리라 믿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동녀는 양반과 천민을 운운하는 반상의 법도는 변하지 않음을 말합니다. 어쩌면 천둥이 아래적이라는 의적이 되기 위해 각성시킨 것은 동녀가 아닌가 싶어 보이더군요. 한사람이 간다면 함께 가는 것이라 맹세한 귀동과의 짝패는 과연 지켜나갈 수 있게 되는것인지 다음회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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