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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짝패 20회, 천둥이 왜 아래적이 되어야만 할까?

by 뷰티살롱 201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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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사극인 MBC 월화드라마 <짝패>에서 천둥이 아래적의 후계자가 될 기세가 될 듯 보여지네요. 배고픔 민초들에게 의적으로 자리한 강포수(권오중)는 아래적의 수괴였습니다.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세상을 바꾸려고 했었죠. 그렇지만 강포수의 무리수에 도갑(임현성)이 목숨을 잃게되고 천둥(천정명)은 강포수의 개혁은 잘못된 것이라며 분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남의 목숨을 담보삼은 개혁은 개혁이 될 수 없음을 천둥은 알고 있었던 것이죠. 더군다나 가장 가난하고 굶주려있는 하층민들조차도 자신들의 세상에서는 권력을 이루며 권력을 휘두르는 양반노름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으니 천둥이 생각하는 세상을 뒤집는 일과 강포수가 이루려는 세상의 개혁은 맞지가 않는 것이었습니다.

천둥은 시셋말로 철학자나 다름없는 사람일 듯 보여지더군요. 세상의 더러운 것을 모두 목격하고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천둥에게는 선비가 지니고 있는 옳곧음을 지니고 있으며 생각이 살아있는 캐릭터입니다. 그 깊은 생각으로 드라마에서 전반적으로 주인공으로써의 역할보다는 마치 추악하게 변해있는 조선시대를 얘기해주는 화자의 입장으로 드라마를 이끌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20회에서 떳떳하지 않는 재물을 호송하던 포청군졸들을 습격하던 아래적 강포수가 공포교(공형진)의 화승총에 부상을 입고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드라마 <짝패>에서 주인공격인 의적 아래적의 역할을 하던 캐릭터였는데, 끝내 붙잡히게 되는 운명을 맞게 된 것이죠.


21회 예고편에서는 천둥이 마치 강포수의 아래적 후계자가 되는 듯한 구도를 보여주고 있어서 진짜 주인공의 이야기로 접어드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무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세상을 반대하던 천둥이 과연 아래적의 수괴로 거듭남으로써 의적이 되는 것인지 기대가 되기만 하더군요.

천둥은 사람들의 모든 것들을 경험했었고, 특히 잘못된 것들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끝임없이 잘못된 세상에 대해서 고뇌만 했었죠. 사리사욕에 눈먼 관료들이 인정세를 걷고, 헐장세를 받음으로써 매질을 약하게 받게되는 세상이니 썩을대로 썩어있는 세상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세상이더라도 천둥은 세상에 반기를 들며 칼을 들지 않았었죠. 비록 자신이 약하다 하더라도 자신보다 더 약한 사람을 보담아주는 사내였습니다. 그 상대가 비록 악인이라 하더라도 상처입고 피를 흘리면 돌을 던지기보다 그 상처를 어루만져주었었죠.

그런 천둥이 왜 아래적의 수괴가 되려하는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또 한번 시청자들을 상대로 낚시를 하는 예고편이었을까요?


특이한 것은 드라마 <짝패>에서 최대의 볼거리인 두 사내의 운명의 바뀜, 즉 천둥과 귀동(이상윤)의 신분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천둥의 아비인 김진사(최종환)는 결국 귀동을 자신의 아들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천둥이 비록 자신의 핏줄을 받고 태어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식으로 길러온 귀동을 아무것도 모르는 남남으로 인정하기에는 너무 먼 길을 걸어온 것이었죠. 신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것은 귀동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천둥과 귀동은 서로를 짝패라고 했었죠. '네가 가는 곳이라면 나도 간다'는 짝패는 어떠한 운명이 오더라도 함께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기만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귀동으로써 천둥과 자신이 서로 바뀌었다는 것은 너무도 가혹한 현실이었죠. 천둥에게 사실을 알리게 되면 자신의 생모인 막순(윤유선)이 죽음을 맞게 될수도 있습니다. 설령 죽음을 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지요. 사실을 알게 된 귀동은 막순에게 자신을 자식이라 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핏줄이 주는 끈끈함까지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기에 혼자서만 아파할 수밖에 없었죠.

김진사가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귀동이 괴로워하던 것과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출생을 바로잡기 위해서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갔고, 그동안 귀동을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며 살아온 길러온 부정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김진사는 부와 권력을 한꺼번에 손에 쥐고있는 양반가의 사람이라는 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아들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 거지움막에서 태어났던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 그야말로 세상은 뒤집혀지는 것이나 다름없는 모습일 겁니다. 때문에 귀동을 자신의 아들로 인정해야만 하고, 또 그래야만 했었죠. 단지 천둥을 볼 때마다 가슴아파하며 남몰래 천둥을 보살펴 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시대의 신분제도가 어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가 어쩌면 동녀(한지혜)일 겁니다. 동녀는 성초시(강신일)의 여식으로 양반가의 여식입니다. 어릴적 천둥의 기개와 비상함에 마음이 움직이기는 했었지만, 천둥에 대한 마음은 마치 갈대같기만 합니다. 귀동을 향한 일편단심같은 마음을 품고 있지만, 상단을 꾸려 여각을 나가려는 천둥을 붙잡으려 하고 있죠. 귀동이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세상사람 모두가 자신을 떠나가려 한다는 불안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비인 성초시가 죽음을 당하고 성인이 되면서 한결같이 자신을 바라보던 귀동이 언젠가부터 자신을 멀리하며 마음까지 멀리하고 있으니 동녀로써는 세상 사람 누구에게도 의지할 사람이 없었죠. 단지 늘 한결같기만 한 천둥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여각을 떠날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천둥만이 모르고 있는 자신의 신분.
유모 막순과 김진사, 자신과 짝패하기로 맹세한 귀동마저도 출생의 비밀을 알고있는데 천둥만이 비밀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의 비밀을 모르고 있는 반면 세상의 부조리와 옳고 그릇을 누구보다 많이 보아왔습니다. 자신은 아래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래적의 수괴가 누구인지 또 누구를 만나게 되면 강포수를 만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포청의 귀동을 통해서는 고위 관직의 관계도를 알고 있고, 장꼭지(이문식) 등의 민초들을 통해서는 하층계급민들의 생활상과 의적이라 불리는 아래적의 실체까지도 알고있는 유일한 사람이죠.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아우르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천둥입니다.

귀동은 포도청의 군관으로 아래적을 잡기 위해서 어릴적 친구처럼 지내던 달이(서현진)를 조사하기도 했었습니다. 귀동에게 없는 것이 있다면 피지배층민의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단지 양반의 시선에서 아랫사람들을 보호해야만 한다는 의무가 전부일 법하더군요. 그에 비해 천둥은 거지의 신분에서 상단 행수로 신분상승을 이루어가며 가장 밑바닥 계층에서 피지배층민들에게 우러름을 받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지배층으로의 신분상승을 하지 못한 상태죠. 그러한 천둥의 신분에 철저하게 양반의 법도를 따르는 동녀는 단지 천둥이 자신을 떠나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아래적의 수괴가 될 수 밖에 없는 까닭이 어쩌면 이러한 중간자적인 역할을 해왔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더군요. 강포수는 달이에게 '아래적에는 학문을 겸비한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천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죠. 세상을 바꾸게 된다면 새로운 제도는 필요하다는 것을 강포수는 알고 있었던 것이죠. 거지도 양반이 되는 뒤바뀐 세상을 염원하지만, 그러한 세상은 무혈세상이 될수밖에 없을 겁니다. 누구나 왕이 되고 누구나 권력을 가지는 세상이 되는 것이니 이는 힘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강포수가 말하는 뒤바뀐 세상은 서로가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는 세상이 아닌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의 벼슬아치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힘없는 백성의 고혈을 짜내는 것이 아니라 약자를 위할 줄 하는 세상, 누구에게도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싶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라진 세상을 이끌어가야 할 유능한 인재가 필요한 법이죠.

썩어빠진 세상을 향해서 욕만 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강포수는 자신의 목숨을 바꾸면서까지도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것은 다름아닌 깨어있는 세상을 원한 것이었죠. 신분이 천하다는 이유로 민중은 양반들에게 고개를 들지 못하는 세상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고 있었고, 그 세상을 향한 첫 북소리의 울림을 자신이 낼 수 있다면 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강포수의 무력에 의한 천지개벽에 반기를 들고있는 천둥을 돌려세울 수는 없을 겁니다. 누구보다 의지가 곧은 사람이 천둥이니까요. 21회 예고편에서는 강포수의 말에 눈물을 보이며 마치 천둥이 아래적을 이끌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어쩌면 부상을 당한 강포수를 포도청에서 빼낸 사람이 다름아닌 귀동일 것으로 보여질 듯 합니다. 강포수의 안전을 비밀리에 천둥에게 맡기게 되고 귀동은 천둥을 감시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더군요. 아래적을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짝패라 믿고 서로가 가고자 하는 길이 같다면 어디든지 함께간다고 다짐하던 귀동에게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천둥은 어쩌면 아래적이 되기로 결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만 하더군요. 믿었던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이 가장 클 법하니까요. 조연들에 의해서 볼거리를 자아내던 드라마 <짝패>가 귀동과 천둥의 변심으로 점차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변화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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