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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짝패 15회, 믿지 못하는 천둥과 죄인이 된 귀동

by 뷰티살롱 201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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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신분을 알아차리게 된 귀동은 누구를 만나도 자신이 죄신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버지인 김진사의 얼굴을 봐도 언제 밝혀질지 모를 자신의 신분과 어머니의 죄로 인해 스스로 죄인이 되어 버렸죠. MBC 월화 사극드라마인 <짝패> 15회에서는 천둥(천정명)이 막순(윤유선)의 회유로 진짜 생부도 아닌 가짜 생부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를 병자가 되어버린 생부와 마주하게 된 천둥이지만, 이참봉에게 핏줄로 연결되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어디한구석 닮은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거니와 부자의 정은 애초부터 없었기에 천둥의 무미건조한 생부와의 감정은 당연한 모습이었죠.

천둥의 등장으로 이참봉의 사촌역시 믿기지가 않는 눈치는 역력합니다. 부자라면 어딘가 닮은 구석이라도 있어야 하겠지만 천둥에게서는 핏줄로 이어지는 살가운 맛도 느낄 수 없었고, 끈끈한 정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더욱이 핏줄이 아니기에 이참봉과 천둥은 서로가 닮은 구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랜세월이 지난이후에 다시 돌아온 막순의 증언에 따라 천둥은 이참봉의 아들이 확실시 된 모습이었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이참봉 또한 천둥에게 느끼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아들이라는 거짓사실보다 생을 마감하게 되는 순간에 세상에 자신의 핏줄을 남기고 떠나게 되었다는 안도감으로 천둥을 아들이라 인정한 것은 아닐까 싶어 보이더군요. 건강한 몸으로 천둥을 만나게 되었다면 어쩌면 이참봉 또한 천둥을 자신의 아들이라 믿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어 보였습니다. 천둥이 이참봉을 보면서 아버지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듯이 말입니다.

아무리 오랜 세월 거지로 살아왔다 해도 부자상봉이라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끌림이 있기 마련일 겁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아버지를 보고 천둥은 '왜 마음이 끌리지도 않는지' 의아스럽기만 합니다. 적어도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생부라면 마음 한구석에서 손을 내밀며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리면서 병석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손을 부여잡게 될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참봉을 보면서 천둥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이 사람이 정녕 내 아버지였는가 하는 의심이 마음속에서 샘솟듯이 솟아나고 있으니까요.

더욱이 처음으로 자신을 인정했던 막순에게 어머니라고 말하며 울먹이던 순간에도 천둥은 막순이 자신의 친모인가를 한편으로는 의심했던 모습이기도 했었죠. 점차 천둥은 자신의 신분에 대해서 자신의 출생성분에 대한 의혹을 갖게 되는 순간이기도 해 보이더군요.

이참봉에게 돌아온 막순의 목적은 옛정이 그리워서가 아니었죠. 단지 병석으로 오늘내일 하는 이참봉의 재산을 얼마라도 빼앗기 위해서 들어왔던 것이었습니다. 천둥은 그런 모친의 속내를 알게 되고는 양반이라는 신분을 포기하며 다시 상단으로 돌아가기를 소원합니다. 그렇지만 뼈속부터가 양반인 천둥은 생부라는 이참봉의 죽음을 지키기 위해서 다시 생부의 집으로 돌아가죠.

드라마 <짝패>를 시청하게 되면 자신의 신분이 누구인지 아직까지 모르고 있는 천둥이보다 귀동(이상윤)이 가엽게만 보이더군요. 김진사(최종환)의 아들이 되어버린 엄밀히 말해 이참봉의 서자가 되었어야 했던 자신이었지만 어머니인 막순에 의해서 신분이 뒤바뀌게 되었죠. 그런 자신의 신분을 알게 된 귀동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까봐 악몽까지 꾸게 됩니다. 자신이 벌을 받는게 두려워서가 아니라 자신으로 인해서 어머니인 막순에게 해가 갈 것은 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이야기하자니 어머니의 생사를 염려해야 하고, 사실을 덮어두자니 자신이 미워지는게 귀동의 마음이었죠. 더욱이 친부에게 아버지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도둑처럼 밤에 남몰래 스쳐지나가듯이 얼굴을 대면해야 하는 처지였죠.

어머니가 자신을 천둥과 바꾸게 된 까닭도 귀동은 알고 있습니다. 거지패속에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를 운명을 만나게 된 막순은 자신의 아들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호리호식하게 자라나기를 갈망했었고, 그 바램은 결국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었죠.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막순이 귀동에게는 친모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귀동은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막순, 어머니를 보면서 스스로를 자해하는 것만이 유일한 탈출구였겠죠.

 


막순의 운명또한 기구하기는 마찬가지더군요. 양반가의 몸종으로 이참봉에게 겁탈당하고 매질까지 당했던 지난날은 생각지도 하기싫은 과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르는 나약해질 데로 나약해진 이참봉에게 청춘의 보상이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겠지요.

천둥과 귀동의 엇갈린 운명을 만든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막순은 악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살아왔던 인생을 돌이켜보면 어쩌면 재산을 뜯어내려 다시 돌아온 모습이었지만, 그 악행이 잘못이란 생각이 들지 않고 오히려 측은하기만 하더군요.

어쩌면 막순이 이참봉의 재산을 뜯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천둥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의심을 또다시 하지 않을까 싶기만 합니다. 더욱이 만석지기 부자이자 생부라 칭하는 이참봉의 이력은 자신이 생각하는 양반의 생각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겠죠. 어쩌면 막순과 이참봉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천둥을 더욱 자책하게 할지도 모르겠더군요. 김진사의 앞에서는 자신의 고집스러움을 내보이면서도 도리어 그것이 반상의 법도에 어긋나는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언행을 받아주는 김진사에게 어쩌면 천둥은 부자의 정을 느끼고 있지는 않나 싶어 보이기도 합니다.


천둥이 김진사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불안해지는 것은 막순일 겁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양반집 도령이 한순간에 거지가 되어버렸으니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 자신은 죽은목숨과도 같을 테니까요. 하지만 누구보다 두렵고 죄스러움이 깊어가는 건 아마도 귀동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천둥이 김진사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귀동은 자신의 여동생인 금옥(이설아)과 천둥의 혼사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아서고 있죠. 천둥을 향한 금옥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서 호통까지 치면서 천둥을 잊으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다름아닌 천둥이 금옥과 친남매 사이라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죠. 어쩌면 금옥으로 인해 귀동의 고뇌는 더욱 깊어져 갈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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