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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짝패 14회, 천둥이보다 더 깊은 상처를 끌어안은 귀동이

by 뷰티살롱 201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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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월화 민중사극인 <짝패>가 출생의 비밀을 안고 두 친구, 천둥이와 귀동이가 비로소 자신들의 신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천둥이는 생부가 나타났다는 사실과 그동안 자신을 외면했던 어머니인 막순(윤유선)가 자신을 아들로 인정했다는 현실을 맞게 된 것이었죠. 하지만 그러한 사실들을 모두가 거짓된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천둥이는 거지움막에서 태어나 자신을 버렸던 사람이 막순이라는 것, 막순이가 자신의 생모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었죠. 천둥과 귀동이가 서로 뒤바뀐 것을 모르고 말이죠.

그에 비해 김진사(최종환)의 아들로 바꿔치기된 귀동은 뒤늦게서야 자신이 누구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동안 아버지라 생각했던 김진사는 자신과 전혀 남남이라는 사실도, 주막집에서 주모로 일하고 있는 막순이 진짜 자신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천둥이(천정명)가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어야 할 진짜 귀동이라는 것도 알았죠.

두 남자의 뒤바낀 운명이 기구하게만 보여지는 드라마 <짝패>는 출생의 비밀이 벗겨지면서 더욱 흥미롭게 진전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천둥이는 성인이 되면서 김진사의 도움으로 거지출신에서 어엿한 상단의 행수로 신분이 상승되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을 느끼고 있습니다. 바로 신분에서 오는 괴리감이었죠.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조선사회의 신분제도이고, 자신은 그 신분제도에서 가장 밑바닥 인생이었습니다. 상단의 행수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잘못하게 되면 근본적인 태생은 어쩔 수 없다면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게 천둥이의 신분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양반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지는 했지만, 여전히 천둥이는 어머니가 종이었다는 반쪽짜리 양반 명함을 내밀 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자신을 외면했던 막순이 어머니라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달갑게 받아들이게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주모 막순의 의도는 천둥이가 가엽어서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인 것은 아닌 듯 보여지더군요. 자신을 미워하던 양반집 마님이 죽고나서, 언제 죽을지 모를 천둥 아비의 재산을 노리고 다시 돌아가려는 듯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천둥이와 귀동이가 함께 있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아들이 귀동이 들키지는 않을까 염려스러웠던 마음이 더 많았기에 돌아갈 결심을한 모습같았습니다. 잘못된 모정으로 인해 진짜 자신의 아들도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말입니다.

거지에서 상단 행수로 다시 반쪽짜리의 신분이지만 양반의 신분을 되찾게 된 천둥이는 사실 자신이 바뀌어진 것은 까맣게 모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지 생부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사실과 어머니가 자신을 인정했다는 사실만을 알게 된 상황이죠.

천둥이의 생부가 나타남에 따라 가장 괴로워 하는 사람은 어쩌면 천둥이가 아닌 귀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천둥이는 자신의 지난 세월 거지로 살아야했던 과거를 이해하는 계기를 맞았지만, 귀동이는 출생의 비밀까지도 알게 된 상황이죠. 천둥의 생부라는 사람이 사실상 귀동의 아비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자신의 어머니인 막순을 위해서 모른채 지나가야 합니다.


자신이 사랑했던 동녀(한지혜)에게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를 맞았지만, 동녀의 사랑을 받았어야 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천둥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동녀의 사랑고백에도 쉬이 마음을 열지 못하고 괴로워해야만 할 수밖에 없었죠. 천둥이가 막순을 찾아간 시간에 귀동은 주막밖에서 천둥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미안하다고 합니다. 미안하다는 말의 의미를 천둥이는 모르고 있었죠. 단지 어미인 막순이 김진사의 집으로 유모가 되어 들어왔기에 천둥이이가 먹어야 할 젖을 빼앗아갔다는 것이었지만, 그 말 속에는 어린아이였을때부터 양반의 신분이 되었던 자신이 천둥이가 누려야 할 신분들을 빼앗을 격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귀동이는 천둥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미안함 것에 용서해 달라고 했습니다. 막순이가 아들이었던 천둥을 버렸던 것도 용서해 달라고 말이죠. 귀동이는 자신의 어미를 용서해 달라고 천둥에게 말했던 것이었죠. 감히 거지아이였던 자신과 양반의 자식이었던 천둥이를 뒤바꿔놓은 막순을 용서해 달라고 말했던 것이었습니다.

어미가 저질른 잘못을 모두 자신이 용서를 구해야 하는 귀동(이상윤)의 처지였던 것이죠. 진실을 알고있는 사람은 진실을 모르는 사람에 비해 그 아픔이 크기 마련입니다. 더욱이 짝패하기로 한 천둥이이기에 귀동은 미안함만이 앞설 뿐이었죠.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귀동은 천둥에게 용서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드라마 <짝패>는 깊고깊은 두 남자의 내면의 슬픔이 물레방아처럼 연이어 터질듯해 보입니다. 생부가 나타난 천둥을 보면서 귀동은 마음속으로 슬프기만 합니다. 짝패인 천둥이가 양반으로 신분이 회복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자리에 사실 자신이 가야 했었기 때문이었죠. 양반의 자제로 부러울것이 없이 자란 귀동은 친구인 천둥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숨겨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아마도 천둥이가 양반집으로 들어가게 되면 귀동은 자신의 생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서 집밖을 서성이게 될 것은 자명할 듯해 보입니다. 김진사가 자신의 생부가 아님을 알고 있고, 막순이 자신의 어미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짝패인 천둥이를 찾아가게 되면 자연스레 자신의 아비를 만나게 되지만, 그 사실을 함구해야 하고 드러내면 안되는 상황이죠. 귀동이에서 시작된 남자의 깊은 슬픔은 천둥이 김진사의 진짜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까지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그리고 천둥이가 자신이 누구인지, 누구의 아들인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에 귀동이가 아닌 천둥의 깊은 슬픔은 시작될 겁니다. 완전히 감추어지는 것은 없기 마련입니다. 언젠가는 천둥이에게도 태생의
비밀이 알려지게 될 것이겠죠. 생부를 만나게 된 천둥이와 실제 생부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귀동이의 슬픔이 절절하게만 보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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