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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짝패 17회, 큰년-쇠돌이의 배꼽빠지게 웃겼던 몰래쌓인 사랑

by 뷰티살롱 201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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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사극이라서 그럴까요? 양반들의 이야기보다는 거지와 왈짜패들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오고 주인공들보다 오히려 조연들이 이목을 끄는 것은 민중사극이라는 점 때문인가 싶기만 합니다. MBC 사극드라마인 <짝패> 17회에서는 마치 주인공과 조연들이 뒤바뀌어버린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신분이 뒤바뀐 천둥(천정명)과 귀동(이상윤)의 가슴아픈 사연이 점차 클라이막스로 향해가고 있는데도 두 젊은이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다음회가 궁금해지기 보다도 17회에서는 거지움막 시절부터 '누님과 동샹'으로 불리던 큰년(서이숙)과 쇠돌이(정인기)의 끝장맞선 모습에 배꼽빠지게 웃겼드랬습니다.

천둥과 귀동은 점차 서로의 출생에 대한 비밀에 접근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초시(강신일)의 묘지에 갔던 천둥과 동녀(한지혜)는 미리 와있던 김진사(최종환)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김진사는 스승이었던 성초시에게 절을 하던 천둥의 목뒤에 난 붉은점을 발견하게 되죠.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붉은점은 귀동이 갓난아이였을 때 있었지만 사흘만에 없어진 자국이었습니다. 김진사에게 붉은점은 마치 집안 내력과도 같은 혈육을 상징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딸 금옥(이설아)에게도 같은 붉은 점이 있지만, 귀동은 태어났을 때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없어진 것이기도 했었죠. 그런 붉은점이 천둥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은 김진사에겐 혼란스러운 일일 겁니다. 어쩌면 자신의 아들로 길러졌던 귀동과의 갈등이 깊어지게 되기도 할 터이고, 천둥에게 향해있는 아버지로써의 마음이 한층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그럴수록 유모였던 막순(윤유선)에 대한 의심스러움은 생겨나게 될 것이고, 천둥과 귀동에 대한 비밀에 가까워질 것이겠죠.

어찌보면 김진사의 눈에 띄이게 된 천둥의 붉은점은 앞으로 천둥과 귀동의 사나운 운명을 예고한다고 할 수 있는데, 17회에서는 느닷없는 씬스틸컷이 등장함으로써 두 사람의 운명에 대한 궁금증을 감소시키고 있는 듯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다름아닌 큰년(서이숙)과 쇠돌이(정인기)의 포복절도한 맞선사건때문이었습니다.

 
귀동의 아버지인 이참봉으로부터 5만냥이라는 거금을 받게 된 막순은 고생끝 행복시작이라는 듯이 여각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오랜동안 알게모르게 살펴주었던 오라버니같은 쇠돌이에게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서 장가를 보내려 했었죠. 말끔히 목욕재개시키고 쇠돌이가 막순에 의해서 선을 본 처자는 28살의 덴년이라는 아가씨였습니다. 

그런데 쇠돌이의 선을 고깝게 본 사람이 있었죠. 다름아닌 거지움막에서 장꼭지의 조강지처였던 큰년이었습니다. 민란이 있기 전 큰년은 거지패의 우두머리인 장꼭지(이문식)의 조강지처였습니다. 그런데 장꼭지는 두집살림을 하고 있었죠. 작은년(안연홍)과도 함께 살던터라 큰년은 서방이었던 장꼭지로부터 멀어지게 되었었죠.

  
거지 왈짜패를 거느리고 있었던 시절의 장꼭지였지만, 보통의 민초들보다는 사는 것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살아갔던 모습이기도 했었고, 특히 젊은시절이었기에 그만큼 기개가 살아있던 시절이었기에 두집살림까지도 가능했던 것이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민란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면서 장꼭지와 큰년이도 헤어져 살아가게 되었었죠. 큰년은 혼자서 살아가게 되었고, 장꼭지는 작은년과 아들 도갑(임현성)과 셋이나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큰년은 막순의 주막일을 도와주면서 알게 모르게 쇠돌이의 막순에 대한 가슴앓이에 연민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외로울 때마다 보듬아 안아주기도 했었고요. 쇠돌이도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막순을 바라보기만 할 뿐 혼자서 가슴아파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막순이 천둥의 생부를 만나게 되면서 귀부인이 되자, 여때껏 자신을 보살펴주었던 쇠돌이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을 해주겠다며 쇠돌을 장가보내주려 했던 것이죠.


막순을 향한 여린 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던 큰년이었기에 막순이 주막일을 하면서도 모질게 대하던 쇠돌이에 대한 연민이 깊어갔었던 큰년은 정작 쇠돌이를 장가보낸다는 말에 허탈해지는가 봅니다. 그래도 외롭다며 안아달라고까지 하던 사이였는데, 한순간에 큰년에게는 한쪽 가슴이 없어지는 듯한 쓸쓸함이 드는 것이었을까 싶더군요.

28살짜리 젊은 아가씨와 맞선을 보고있던 주막에서 큰년은 자신의 마음을 빼앗겨버린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그렇지만 그렇다고 젊은 처자의 머리채를 잡고 쇠돌이는 내것이여 라며 분탕질은 하지 못할 처지였었죠. 황노인(임현식)에게 줬다가 뺏는 법이 어디있느냐며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했습니다. 큰년의 대성통곡을 보면서 슬픈 장면이기는 한데 왜 그리도 웃기기만 했던지....


장꼭지가 아래적인 강포수(권오중)으로 인해서 위험에 처하게 되었음을 알게 된 천둥은 강포수와 등을 지게 되었습니다. 강포수가 바라는 뒤바뀐 세상은 단지 이상일 뿐이라는 것을 외치지만 강포수는 예전의 천둥이 아니라며 반박합니다. 강포수와 적을지게 되는 부분으로 어쩌면 천둥에게는 인생에서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시점일 거라 보여지는 대목이기도 할 듯 하더군요.

힘을 힘으로 맞서는 강포수의 개혁 이론에 천둥은 어느정도의 동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릴적 관아를 습격했던 강포수를 쫓아 민란의 세력과 함께 할 것이라 외치기도 했었죠. 하지만 민란이 수습되고 김진사의 도움으로 상단을 이끌면서 강포수의 무모한 행동이 많은 양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강포수의 처세는 잘못된 것임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잘못됨이 어떤것인지 구체적으로 자신이 꿈꾸는 세상과 다른 것인지를 정확히 맥을 짚지 못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도갑이 죽음을 맞게되고, 도갑의 아비또한 위험에 빠지게 됨으로써 강포수의 개혁이 잘못되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포수와 등을 지게 된 천둥의 이념은 어찌보면 김진사와 성초시의 대립을 표면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김진사와 성초시는 서로가 적대시한 시파에 몸을 담고 있었지만,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이상이 다른 것이었죠. 성초시의 죽음이 현감에 의해 자행된 사건이었음을 알고 있었을 때에도 김진사는 현감의 그릇된 행동을 책망했었습니다. 이같은 천둥의 돌아섬은 성초시와 적을 지게 되었던 김진사와도 묘하도록 닮아보였습니다. 세도가들의 눈높이에서 양반들의 싸움이 성초시와 김진사의 싸움이었다면, 민초들의 눈높이에서의 싸움은 강포수와 천둥의 대립과도 맞물리는 듯한 모습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17회에서는 동녀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던 마을 현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상단을 운영하던 여객주로 김진사의 배려를 받았던 동녀였는데,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던 직접적인 살인자를 발견하게 됨으로써 자신이 '아래적'이라며 총을 겨누며 끝이 났습니다. 동녀의 변신을 보면서 과연 동녀가 아래적의 수괴일까 아니면 아래적을 가장한 복수를 위한 것일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동녀의 갑작스러웠던 아래적 변신이나 천둥이 강포수와 등을 지게 됨으로써 새로운 자신의 이념이 표출되는 계기를 맞게 되는 중요한 시점임에도 17회에서는 감초연기의 종결자다운 모습을 보였던 큰년과 쇠돌이의 몰래쌓인 사랑통곡은 주인공을 방불케하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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