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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혜화,동(2011), 완성도와 디테일한 감정묘사가 뛰어난 독립영화

by 뷰티살롱 2011.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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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은 독립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서울의 지명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인데, <혜화, 동>이라는 독립영화입니다. 8일에 열렸던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사동 인근의 허리우드 극장으로 가게 되었죠. 독립영화는 그동안 기억에 남는 몇편의 영화들을 본 적이 있었는데, 상업영화와는 달리 독립영화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해주는 강렬함이 있기도 하고 무언가 은유적으로 숨어있는 메시지를 주기도 합니다.

영화 <혜화, 동>에 대한 사전적인 지식은 별반 습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하게 제목이 주는 묘한 여운이 있어서 신청을 하게 되었는데, 위드블로그(www.withblog.net)를 통해서 시사회에 참석하게 되었죠. 시사회라는 소식에 단지 영화만을 상영하는 줄 알았는데, 주연배우들이 무대인사까지 겸하는 자리였더군요. 다행스럽게도 카메라를 가지고 갔던지라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는데, 자리를 앉은 것이 가장 끝자리였던지라 배우들의 모습만 담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 <혜화,동>의 전체적인 내용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인 유다인과 유연석, 그리고 민용근 감독이 무대에 올라와 짧게나마 인사를 했습니다. 무대인사가 끝나고 나서 배우들이 나갈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가장 끝자리에 앉아서 함께 영화를 관람하더군요. 제가 앉아있었던 자리가 맨 끝자리였는데, 배우 유다인씨가 앉아있는 것을 물끄러미 보고는 사진을 찍을까 망설이다가 일행과 함께 왔던지라.....(쫌 후회가 되기는 하더군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도록 하겠습니다.
<혜화, 동>은 기존에 보아왔던 독립영화치고는 상업영화와 견주어도 빠지지 않을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더군요. 흔히 영화를 관람할때, 재미를 빼놓을 수 없는데, <혜화, 동>은 독립영화가 지니고 있는 무거운 주제와 함께 반전이 숨어있기도 하고, 남여주인공인 혜화와 한수의 사랑이야기로 눈길이 가던 영화였습니다.


혜화와 한수의 사랑이야기는 영화 <혜화, 동>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어린나이에 만나서 서로가 좋아하게 된 한수와 혜화는 아이를 갖게 되지만 결국 한수는 모습을 감추게 되고 혜화는 혼자 남게 되죠. 영화의 시작은 혜화가 철거촌에서 버려진 유기견을 찾아내 다시 입양을 보내는 직업을 갖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하죠. 황폐해지고 쓰레기들만이 남아있는 철거촌에서 발견되는 유기견들은 외부인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혜화는 유기견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아는 것처럼 보여지더군요.


혜화의 직업과 철거촌의 모습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주요배경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혜화의 모습을 대변하는 모습이기도 하고, 버려진 유기견들은 혜화에게는 자신 혹은 아이를 상징하는 모습같아 보이더군요. 한수와의 사랑으로 혜화는 임신을 하게 되지만, 결국 아이는 죽게 되고, 한수는 모습을 감추고 5년후에 다시 혜화곁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한수는 혜화에게 자신들의 아이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얘기하고 혜화는 자신의 아이를 찾아가게 되죠.

버려진 유기견은 일종에 혼자 남아있던 혜화의 삶을 대변하는 모습이었고, 철거촌에서 유기견에 의해서 낳아진 강아지들을 발견하게 되죠. 혜화 역시 아이를 가졌었지만, 아이는 입양되었던 과거의 사실은 영화의 주요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더군요.

이별에 대한 생각과 사랑에 대한 책임
 
영화에서 한수와 혜화는 미성년자로 사랑을 하게 되고 혼전임신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하게 되죠. 부모의 의지때문이었던지 아니면 한수 자신의 결정이었는지는 영화에서는 보여지지 않지만, 한수는 아이가 죽고 나서 돌연 군대에 가게 됩니다. 혜화는 그런 한수가 캐나다로 유학을 간 것이라 믿고 있었죠. 두 사람의 이별은 그렇게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재회하게 됩니다. 한수의 지난 행적을 알지 못했던 혜화에게는 단지 한수가 도망치듯 떠났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죠. 5년이 지나고 다시 혜화에게 찾아온 한수는 자신들의 아이사진과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입양되었다는 말을 혜화에게 건넵니다. 
 
영화를 관람하면서 요즘 세대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는 사랑을 말이죠.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에게 책임이 부여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마음적으로였건 아니면 경제적으로였건 말이죠. 물론 요즘 젊은 세대들이 가벼이 사랑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점차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회적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더군요. 살아보다가 서로간에 생각이 맞지않아서 쉽게 헤어지기도 하고 혹은 육체적 쾌락으로만 변절되어가는 사랑에 대한 진정한 메시지같았다고나 할까 싶었습니다.


혜화와 한수는 결혼하게 될 것이라 믿었지만, 아이가 죽게 되자 한수가 홀연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5년이 지난 후 혜화는 철거촌을 떠도는 유기견을 대신 보호해주는 사람이 되는데, 그곳에서 사람으로부터 버려진 유기견이 새끼를 돌보는 것을 발견하게 되죠. 짐승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말을 흔히 하기도 하는데, 영화 <혜화, 동>에서는 혜화의 자식에 대한 애뜻한 감정을 유기견과 황폐한 마을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황폐한 마을은 어찌보면 주인공 혜화와 한수의 갈라진 감정과도 같아 보이던 모습이었죠. 5년후에 찾아온 한수를 혜화는 냉랭하게 대하기 때문이었죠. 자신의 아이가 죽었다는 믿는 혜화와 자신들의 아이가 입양되었다는 한수는 알게모르게 서로의 갈라져있던 감정을 다시 살려내게 되기도 합니다.

감성적인 이미지를 대사가 아닌 배경과 출연자들의 몸짓과 행동으로 보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영화 <혜화,동>은 독립영화치고는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남녀의 사랑을 소재로 삼고 있는 점에서 상업영화가 보여주던 달달하고 코믹스러움으로 로맨틱한 모습을 표현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남녀의 사랑을 보여주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죠. 혜화와 한수는 미성년자로 서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지만, 어찌보면 준비되지 못한 미성숙한 사랑을 경험한 젊은이들이라 볼 수 있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게 된 혜화와 한수의 지난 시절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났었던 아이를 찾습니다. 5년의 시간차는 마치 아이에서 어른이 된 듯한 두 사람의 시간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겠죠. 그렇지만 두 사람 사이의 갈등과 반목은 시끄러운 대사로 처리되지 않고, 혜화의 직업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갈등 역시 혼자살고 있는 혜화의 삶이 대변해 주는 모습이었죠. 한수가 떠나버리고 혼자남게 된 혜화는 자라나는 자신의 손톱을 가지런히 모아 필림통에 모아두었는데, 어쩌면 한수와의 추억을 간직하려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한수와 즐겁던 시절, 두 사람은 독립을 꿈꾸며 네일아트를 그렸는데, 그때부터 혜화는 자신의 손톱을 깎아 모았던 것이었죠.

감성영화라는 표현이 맞을 듯 싶기도 하더군요. 배우들에 입에 의해서 많은 대사가 오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행동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어린나이(학생)에 아이를 갖게 된 여자와 그 여자를 바라보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아이의 죽음과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 마치 수채화같은 화폭으로 그려지는 듯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혜화와 한수는 자신들의 아이를 다시 찾을 수 있게 될까요? 그리고 두사람은 다시 사랑하게 될까요? 영화 <혜화,동>은 사랑하는 사람이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하게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할 듯해 보였습니다.   


여주인공 혜화역 유다인-충무로의 떠오르는 기대주 

영화 <혜화, 동>을 관람하게 되면 아마도 여주인공인 혜화 역의 유다인을 생각하게 할 듯해 보입니다. 영화배우로 기존에 몇편의 영화에도 출연한바 있었던 여배우인데, <맨데이트: 신이주신임무>나 <신데렐라> 등에도 출연한 바 있더군요. 그리고 CF에서도 얼굴을 등장했던 배우입니다.


<혜화, 동>에서 모습을 보인 유다인은 많은 대사를 오간것이 아니었는데도, 상황에 따른 표정과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배우였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아이를 갖게 된 어린시절의 혜화와 아이를 잃고 혼자 살아가면서 유기견을 돌보게 된 혜화의 모습은 영화내내 줄거리를 이끌어나가고 있기 때문이었죠. 한수로부터 자신의 아이가 살아있었다는 것을 듣게되고 아이를 찾아가게 되는데, 일련의 연기가 안정적으로 보여져 앞으로 충무로의 기대주가 될 듯해 보이는 여배우라 생각이 들더군요.

스케일이나 혹은 로맨틱 코미디가 주는 달콤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혜화, 동>은 다소 무겁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랑을 시작하는 젊은 남녀들이 보기에는 좋을 법해 보인 영화더군요. 비록 감동스러움은 없을 수 있겠지만 잔잔함이 주는 현실같은 사랑이야기였으니까요. 애석하게도 독립영화라서인지 무대인사로 나왔던 민용근 감독의 설명으로는 개봉관이 많지가 않다고 하더군요. 2월17일부터 개봉하게 될 상업영화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와 디테일한 감정묘사가 살아았는 독립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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