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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역전의여왕 28회, 사랑앓이로 폭삭 늙어버린 구용식

by 뷰티살롱 2011.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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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역전의여왕> 28회를 시청하노라니 눈에 띄게 변해버린 구용식의 모습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더군요. 언제부터 구용식이라는 캐릭터가 저다지도 늙게보였던 것일까 싶기만 하더군요. 다름아닌 황태희(김남주)와의 애절한 사랑앓이로 인해서 한순간에 10여년의 시간이 지나버린 듯한 초취한 얼굴이었습니다.

재벌2세에 잘생긴 외모로 꼬푼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었던 구용식(박시후)이었지만, 주위의 계속적인 견제로 황태희와의 로맨스가 물거품이 될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퀸즈의 경영권을 놓고 사장공천을 두고 한송이(하유미) 상무와 경쟁하게 된 상태지만 상대편은 정정당당한 경쟁이 아니라 구용식의 아킬레스건을 이용해 무너뜨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 아킬레스 건이 다름아닌 황태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죠. 사실상 구용식이 황태희를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거짓이 아니지만, 한송이 상무와 배다른 형제인 구용철(유태웅)은 황태희를 무기로 구용철의 인간관계를 평가잣대로 들이민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퀸즈사장에 오르기 위해서라면 응당 황태희라는 여자를 버려야만 하겠지만, 구용식은 황태희를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자꾸만 자신을 밀어내려는 황태희에게 제발 자신을 밀어내지만 말아달라며 문 밖에서 고백하는 모습을 보니 어쩌면 구용식과 황태희의 로맨스는 새드엔딩으로 결말짓게 될 것처럼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쩌면 구용식에게 황태희라는 여자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여자라는 존재에 대해 처음으로 가슴떨리게 만들었던 사람이었을 겁니다. 다른 형제들, 그리고 어머니라고 부르던 사람도 구용식이라는 사람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하는 사람들이었죠. 그렇기에 오랜 외국생활을 전전긍긍하며 어쩌면 재벌2세가 누릴 수 있었던 자유스러운 연애를 경험했겠지요. 그렇지만 수많이 거처간 여자들에게 애정또한 없었던 것이 구용식이었을 겁니다. 그런 구용식에게 황태희라는 여자는 자신이 만나보지 못했던 어머니와도 같은 사람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연인이었던 것이었죠.

자신의 아버지인 구호승 회장은 어머니를 버렸지만, 구용식은 황태희를 버릴수가 없었죠. 손에 부를 쥐기 위해서 사랑하는 여자를 놓아버릴 수는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황태희를 선택하자면 자신이 가질수 있는 모든 것들을 놓아버려야 합니다. 그것이 퀸즈라는 사장공천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구용식을 향한 마음은 황태희 역시 같았습니다. 구용식이라는 남자를 좋아하고 있지만, 황태희는 이혼한 싱글녀에 자신으로 인해서 어쩌면 구용식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은 다름아닌 구용식이라는 남자를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에는 조건이 필요없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역전의여왕>에서의 구용식-황태희 커플을 보면 세상은 조건없는 사랑은 존재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더군요. 아주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건이 있기 마련이죠. 그것이 일종의 마음 하나면 해결되는 조건이 되기도 하지만, 가족, 형제, 그리고 친척과 친구들의 관계까지도 하나의 조건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과연 황태희-구용식 커플은 서로가 애뜻하게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새드커플이 되는 걸까요?

<역전의여왕>을 시청하면서 은연중에는 황태희와 구용식 커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죠. 그리고 이혼한 봉준수(정준호)와 황태희가 재결합함으로써 드라마가 끝을 맺지 않을까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구용식과 황태희의 애절하고 자기희생적인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나마 맺어졌으면 하는 바램도 간절하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구용식과 황태희가 맺어진다면 봉준수는 너무도 불쌍한 사람이 되는 격이지요.

해법은 없을까요?
한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다름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 관계가 된다는 것이죠. 봉준수와의 이혼을 결심한 황태희에게 이혼사유는 다름아닌 백여진(채정안)이라는 봉준수의 첫사랑이었죠. 그런데 봉준수와의 사이를 갈라놓았던 백여진과 황태희의 모습은 마치 자매같은 편안한 관계로 변해가고 있는 모습이죠.


구용식에 의해 옥상에 갇혀있던 황태희가 전화를 건 상대방은 다름아닌 백여진이었습니다. 남편과의 불륜관계를 떠올린다면 황태희는 결코 백여진이라는 여자를 용서할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백여진과 봉준수와의 관계가 단지 과거에 좋아했었던 사이였다는 사실만이 확인되었었죠. 술에 취한 백여진은 황태희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는데, 황태희의 딸 소라에게 장난스럽게 머리채를 잡혔습니다. 소라에게 화를 내는 여진을 향해서 황태희는 의미있는 말을 했었죠. 예쁜 이모라는 표현을 했었습니다. 봉준수와 이혼한 상황이기에 과거보다는 편해졌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모라는 표현을 썼던 황태희의 표정에서는 백여진에 대한 적개심이 사라진 듯한 편한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구용식과 황태희의 눈물로맨스를 정리할 수 있는 해법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가 있을까요?
어쩌면 구황커플의 관계를 교통정리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봉준수라는 남자뿐이더군요.

   

달콤하고 때로는 저돌적이기도 한 구용식의 사랑에 비해 봉준수의 사랑는 나무같은 사랑입니다. 사랑한다는 감정만으로 상대방을 대하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가지고 있는 무게감있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황태희를 좋아하는 구용식을 호의적으로 바라볼 수도 없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나눌 수가 없는 건 모든 남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기 때문이죠.

드라마 <역전의여왕>에서의 구용식이라는 캐릭터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그리고 가족에게까지도 철저하게 버림받았던 남자입니다. 자신이 형이라 여기는 구용철은 차라리 구용식이 없어져버렸으면 하는 형이었습니다. 형이라는 사람을 요지껏 만나보지 못한 구용식에게 봉준수는 마치 친형이 동생에게 하듯 뼈있는 충고를 던지는 사람입니다. 불편한 관계이기는 하지만 봉준수는 구용식에게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구황 커플이 새드엔딩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기만 그래서 어쩌면 봉준수와 황태희가 다시 재결합했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어쩌면 봉준수라는 진정한 형을 갖게 된다면 구용식은 황태희라는 여자를 한결같이 좋아할 수도 있으니까요. 봉준수가 그랬듯이 뜨거운 여름날의 햇살을 드리우게 해줄 나무그늘같은 남자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봉준수와 구용식의 관계가 황태희와 백여진의 관계처럼 편해지는 관계가 되어야만 하겠지요.


마지막 종영이 몇회 남지 않았는데, 아직까지도 구용식-황태희-봉준수의 삼각로맨스가 어디로 향하게 될지 확연하게 보여지지 않아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저 옆에만 있어달라며 단지 밀어내지만 말라던 구용식의 문을 사이에 둔 고백앞에 눈물짓는 황태희를 보고 있노라니 어쩌면 두 사람의 험난한 로맨스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기대감이 들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사랑앓이를 너무도 깊게 한 탓일까요. 28회에서의 구용식이 마치 꽃남에서 중년의 세월로 뛰어넘은 듯한 초취함이 가슴저미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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