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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역전의 여왕, 용식앓이의 로맨스를 반기지 않는 까닭 - 유아 실종사건!

by 뷰티살롱 201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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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방송의 힘이 드라마 제목처럼 작용한 것일까 월화드라마 <역전의여왕>이 급상승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구용식 본부장과 싱글맘이 된 황태희와의 로맨스가 본격적인 급물살을 탄 이유때문인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겠죠. 거기에 부담이 없는 편한사이가 되었다고 말한 황태희의 전남편인 봉준수(정준호) 역시 백여진(채정안)과의 로맨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가 듯한 여운을 남기고 22회가 끝이났습니다.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말로 봉준수는 백여진에게 사랑을 다시 시작해 보자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말의 의미를 되짚어보자면 왠지 '자신이 없어'라고 말하는 역설적인 표현같기도 했었죠. 회식자리에 느닺없이 찾아온 선우혁(양진우)의 말에 동감하기에 자신의 감정만이 앞서 백여진과의 관계에 선을 그었지만, 한발 뒤로 물러서 백여진의 마음을 받아들이겠지만, '나는 왠지 그게 잘 안될 것 같아...'라고 말하는 느낌이 들기만 했었습니다.

<역전의여왕>을 시청하고 있노라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바라보게 되는 듯하기만 합니다. 구용식(박시후)와 황태희(김남주)의 로맨스가 어찌보면 달달하고 로맨틱스럽게 보여져서 자꾸만 두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막상 현실로 돌아오게 되면 구용식과 황태희 두 남녀의 로맨스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반대되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황태희에게는 어엿한 딸을 둔 싱글맘이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드라마 상에서는 연장설이 돌기 몇회 전부터 딸의 존재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마치 유령이 되어버린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남녀의 사랑이야기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은 시청자들이겠죠. 박시후의 저돌적이고 어리숙한 고백이나 시크한 황태희의 모습을 볼 때마다 두 사람이 잘 되었으면 바라기도 하지만, 몇회 전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는 황태희-봉준수의 딸인 소라(신수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황태희와 구용식의 로맨스는 달콤하기만 합니다. 물론 아직까지 한번의 키스만으로 두 사람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을 겁니다. 더욱이 결국에는 봉준수와 황태희가 다시 재결합하는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겠죠. 그런데 용식-태희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두 사람이 잘 되었으면 한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또한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용식과 태희의 로맨스가 처음부터 반갑지 않았던 시청자의 1인으로써 어찌보면 달콤하게만 보이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시청하며, 여전히 구용식보다는 봉준수에게 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왜냐하면 드라마 상에서는 이미 실종이 되어버린 준수와 태희의 딸인 소라 때문이죠. 아마도 딸 소라가 드라마 상에서 간간히 등장했더라면 용식과 태희의 로맨스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거라 보여지더군요. '소라엄마'인 황태희는 준수와의 이혼을 통해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역전의여왕>에서는 싱글맘이 이 아닌 이혼녀로 이미지가 뒤바뀐 모습입니다.


22회에서는 용식이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황태희는 떠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떠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자료를 정리해 보았죠. 꼬박 밤을 새워서 말입니다. 그에 앞서 태희는 자신의 엄마인 나영자(박정수)에게 다른 사람의 예라며 과일을 놓고 '결혼했지만 이혼한 남자와 새로 다가오는 남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좋아한다는 남자가 떠난다는 말을 하자 엄마 나영자는 '그럼 좋아한다는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논거네. 미친 남자구만'이라고 표현했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드라마가 미친 드라마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6살이 된 소라는 황태희가 온종일 집안에서 보내는 중에도 어디에서도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밤늦게까지 리포트로 만드는 황태희 곁에서 칭얼대는 아이의 모습도 없었고, 트럭에서 과일을 사는 엄마 나영자와 황태희는 보였지만 아이는 없었습니다.

구용식과 황태희의 로맨스가 예쁘게 보일 수 있겠죠. 그렇지만 드라마에서 놓치고 있는 점이 있다면 환상적인 로맨스는 있는데, 현실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황태희뿐 아니라 봉준수역시 마찬가지겠죠. 백여진과의 관계가 진전되는 모습이었지만, 아빠 봉준수는 없었습니다.


드라마 <역전의 여왕>은 보면 볼수록 눈길이 가는 부분이 너무도 많은 드라마입니다. 22회에서는 오대수 과장(김용희)의 이야기가 특히 그러했습니다. 아이가 하나 더 생긴다는 현실, 언제 회사에서 퇴출될지 모른는 현실속에서 오대수 과장은 셋째를 갖게 되었죠. 그래서 불안정한 특별기획팀에서 굴욕을 무릅쓰고 봉준수에게 기획팀으로 들어가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오대수 과장의 모습은 드라마 초반 구조조정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봉준수가 군대 후임병이었던 구용식을 찾아가 무릎을 꿇었던 모습과 오버랩이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딸 소라가 있었고,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아버지이자 가장이라는 입장에서 집안의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준수로써는 무릎꿇는 굴욕은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봉준수는 회사에서 회망퇴직을 하기에 이르렀던 과거를 지니고 있습니다.

<역전의 여왕>은 소소하게 보통사람들의 직장의 애환을 담아내고 있는 드라마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환상이 아닌 현실을 말이죠. 그런데 황태희의 모습은 줌마렐라의 환상적인 이미지는 담아내고 있지만, '소라엄마'라는 현실은 결여되어 있는 모습으로만 달리는 듯해 보입니다.


어쩌면 드라마 상에서 딸 소라의 등장은 황태희의 로맨스를 욕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일부러 유령으로 둔갑시켜 놓은 채, 이혼녀와 재벌2세의 로맨스를 부각시켜 놓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소라와 함께 노는 구용식은 어떨까요? 구용식이 황태희를 좋아하게 된다면, 황태희가 키우는 소라까지도 아우러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겠지요.

22회를 시청하면서 환상을 쫓는 로맨스보다는 현실적인 로맨스를 보여주었으면 어떨까 싶기만 하더군요. 이혼녀가 아닌 '소라엄마와 재벌2세'의 로맨스를 함께 섞여놓았다면 어떨까 싶어보였습니다. 결국에는 구용식을 새로운 연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삼촌이라는 설정으로 만들어 보이게 될 것이지만, 왠지 그 또한 나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황태희의 딸 소라의 존재는 구용식이 황태희를 포기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일 겁니다. 구용식에게는 자신을 버린 엄마가 하나의 트라우마일 겁니다.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경험해보지 않은 유년시절에 용식은 언제 자신이 버려질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았을수도 있겠죠. 사랑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바로 구용식의 진짜 모습입니다. 어머니와 가족이라는 두가지는 구용식에게 사랑보다 어쩌면 더 큰 그리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버지를 통해서 진짜 어머니의 모습을 보게 됨으로써 본격적으로 퀸즈그룹 장남 구용철(유태웅)과의 맞대결이 이루어지게 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 구용식이 과연 황태희를 사랑할 수 있게 될까 싶더군요. 히든가드처럼 꼭꼭 숨겨져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봉준수-황태희 부부의 딸인 소라의 존재가 보여지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그 때문일 듯 하더군요. 어린 딸 소라는 구용식에게 자신의 어린시절과도 같은 모습일 테니까요. 구용식은 봉준수가 어떤 남자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릎까지 꿇어 굴욕을 보이는 봉준수지만 아내와 아이를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가장입니다. 이는 구용식이 어릴시절을 보내면서 그리워하던 가족이라는 모습일 겁니다. 그렇기에 구용식 스스로가 황태희의 로맨스를 완성시키지 않을수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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