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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도망자 플랜B, 광고주를 위한 브랜디드 드라마였나?

by 뷰티살롱 2010.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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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인 KBS2 TV의 <도망자플랜B>는 한편의 영화같은(?)으로 기대했다 시청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도저도 아닌 B급 드라마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네요. 완성도 높았던 KBS2 채널의 수목드라마가 단번에 추락한 듯한 느낌만 듭니다. 비와 이나영, 이정진과 윤진서 등의 인기배우들을 등장시켜 놓고 있지만, 실상 인기배우에 걸맞는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데는 실패한 듯한 모습이 아닌가 싶기만 합니다. 탐정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지우(비)의 캐릭터는 수시로 코믹과 진지함이 오가는 모습입니다. 진이(이나영)를 상대로 사랑을 애원하는 모습에서는 코믹스러움이 빵빵 터지다가도 이내 범인들과의 두뇌게임에서는 누구도 예상치 않는 허점을 찾아내기도 했었죠. 그런데도 주인공에 거는 기대만큼 지우라는 캐릭터에게 눈이 고정되지 못한다는 것은 어쩌면 대립관계에 있는 양두희(송재호) 회장과의 대립각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싶더군요. 진이의 사건의뢰를 받고 금괴를 찾아나선 지우는 어찌보면 드라마에서 가장 위험스러운 행보를 걷는 캐릭터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더군다나 경찰인 도수(이정진)에게까지 쫓기는 신세이니 2중 3중으로 낭떨어지에 봉착해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겠죠. 코믹함을 지니고 있는 지우는 자신의 험난한 여정을 코믹으로 대신 치유해 내려 하는 캐릭터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진이가 힘들어할 때마다 지우는 진이를 지켜주어야 하는 사명감과, 더불어 진이에 대한 마음까지도 담아서 위로해줍니다. 그 위로와 보살핌이 코믹과 장난끼로 대체적으로 채워져 있었죠. 어쩌면 위기감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이 지우의 최대 약점이라 할 수 있을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지우 뿐만 아니라 <도망자 플랜B>의 등장인물들, 특히 주인공들의 모습을 돌아보면 클라이막스로 가기위한 위기의 순간은 그다지 깊지가 않았었습니다. 양두희와 마주함으로써 진이가 자신의 할아버지의 지난날의 과거를 알게 된 상황까지 일단락이 되었지만, 위기스러움이 있었던가 싶을만큼 평온하기만 한 모습으로 이어졌었죠. 진이를 지키기 위해 양두희에게 등을 돌린 카이(다니엘헤니)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는 않아보이죠. 킬러인 이박사에게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카이의 죽음직전까지도 긴장감이 없었다는 게 흠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렇다면 <도망자 플랜B>는 유쾌한 코믹탐정극이었을까요?
전혀 코믹하고 유쾌한 추리극만은 아니었습니다. 같은 탐정이었던 장사부는 양두희의 수하였던 황미진(손윤하)에게 이미 운명을 달리했었고, 지우의 친구였던 케빈(오지호)역시 극 초반에 명을 달리했었습니다. 더욱이 카이를 사랑했던 비서 소피(김수현) 또한 이박사에게 칼을 맞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드랬습니다. 결코 유쾌하고 코믹함으로 무장되어 있는 드라마는 아니라는 얘기죠. 그럼에도 <도망자 플랜B>의 긴장감이 떨어지게 된 데에는 등장인물들의 위기를 통한 클라이막스까지 올리는 데에는 완전하게 실패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진이의 할아버지가 과거 양두희와 동조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서 사실상 진이의 사건의뢰는 달리 보면 일단락이 되는 듯한 모습입니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를 찾기위해 시작된 지우의 만남이 숨가쁘게 전개되기는 했지만, 브라운관에서 펼쳐졌던 진이와 지우의 숨가쁜 여정이 떠올려지지 않고 단지 단편적으로만 기억이 나는 까닭은 무엇때문인지....

얼마전에 영화 한편이 개봉되었습니다. 정식 상영관을 통해서 개봉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상영된 무료영화였었는데, 위스키인 원저를 홍보하기 위한 일종의 CF적인 면이 있었던 <인플루언스>라는 브랜디드 영화였습니다. 완전하게 상업적으로 만들어져 원저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되었다는 점을 전제로 깔고 있었던 영화였던지라 관객은 처음부터 영화라는 느낌보다는 일종의 광고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들어진 <인플루언스>는 만화라는 장르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갔었고, 중간중간을 이병헌과 한채영 등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이른바 만화와 영상의 접목을 통해 한편의 이야기를 만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나름의 전개와 주제를 지니고 있었지만, 엄밀히 말해 한편의 장대한 CF와도 비견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도망자 플랜B>를 생각해보면 왠지 브랜디드 영화였던 <인플루언스>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이야기의 허술한 전개나 극의 전개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들의 어설퍼보이는 모습들은 그런대로 한데 묶어놓으면 볼만한 모습이었을 겁니다. 즉 드라마로써의 구성요소는 모두 갖추고 있다는 얘기죠. 그렇지만 각 회마다 화면을 바꾸가며 미국의 LA와 일본의 동경이니 마카오의 카.지.노, 중국의 현지 올로케이션 등 볼거리를 주구장창 보여주고, 주인공은 쉼없이 뜀박질을 했습니다. 마치 쫓기는 자와 쫓는자의 추격으로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텁텁함을 보여주기도 했었지만, 왜 긴장감은 제로에 가깝게 느껴졌을까 싶습니다.

묘하게도 지우의 최첨단 기기들은 쉴새없이 화면을 압도해 나가는 장면들이 클로즈업 되어 보여지고, 진이나 카이는 쉴새없이 손안의 스마트폰들을 만지작 거립니다. 뜀박질이 힘들었던지 자동차들도 연신 도로위를 질주하는 드라이빙 곡예도 보여주었죠. 그러한 첨단 기기들의 등장은 어찌보면 탐정이라는 직업을 가진 지우에게는 필수적인 장비들이기는 하겠지만, 의외로 전개상황에서 등장하지 않아도 될,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장면들도 한편의 CF처럼 등장하곤 했었습니다. 액션씬보다는 공을 들인 듯한 장면들도 눈에 있었을 겁니다.

PPL 협찬을 통한 드라마 제작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겁니다. 드라마 제작비용이 커지면서 제작비를 감당해내기에 버거울 수도 있을 것이구요. 그렇지만 시청자들이 거대한 광고한편을 보기위해서 드라마를 시청하지는 않으리라 보여집니다. 드라마의 내용과 혹은 배우의 연기력에 빠져들어 드라마를 보는 것이겠지요.

<도망자 플랜B>는 한편으로는 성공적인 드라마라 할 수 있겠죠. PPL을 적극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드라마의 열연배우들의 이미지보다는 사실상 세계 각지의 여행투어나 혹은 차세대 개인용 전자기기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에는 배우보다 더 눈길이 가던 장면들도 많았던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보기드문 브랜디드 드라마로써 첫 시도된 케이스였다고 할까 싶기만 하네요. 어쩌면 수목드라마로써의 KBS2 채널의 강자자리는 더이상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차기작인 <프레지던트>가 SBS의 <아테나 : 전쟁의여신>과 정면으로 경쟁하는 터라 쉬지않은 상대라 할 수 있을 듯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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