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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도망자 플랜B 13회, 성동일의 폭풍존재감 - 도리어 독이다!

by 뷰티살롱 2010.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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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인 KBS2 채널의 <도망자플랜B>가 중반으로 넘어서고 있는 듯합니다. 이미 12얼 8일부터 <도망자플랜B>의 후속작으로 최수종 주연의 <프레지던트>라는 새로운 드라마가 첫방송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도망자가 13회를 넘어서고 있으니 7~8회 가량의 분량이 남아있는 셈이 되겠지요.
 
<도망자 플랜B> 13회에서는 인상적인 장면이 보여졌습니다. 바로 나까무라 황의 분노가 브라운관에 작열한 것이었죠. 지우(비)의 사무실을 접수하고 제임스봉(조희봉)을 포로로 잡고 있었던 상황이었었는데, 황금의 실체를 직접 보게 된 나까무라 황은 제임스봉을 전기충격기로 기절시키고, 지우 탐정사무실의 직원들에게 경찰서에 갔다 내려놓으면 추방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극에서 사람의 목숨을 파리목숨으로 여기는 양두희의 살인광기와는 달리 나까무라 황은 목숨까지는 거두지 않고 다소 비열한 모습을 지닌 캐릭터라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우의 개인서버를 열라는 등 직원들을 압박하는 장면들이 연이어서 등장했습니다. 

나까무라 황의 분노는 마치 배우 성동일의 연기력이 폭발하는 모습을 보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13회에서 어쩌면 유일하게 극의 긴장감을 극도로 높여놓았던 장면같기도 해 보이더군요. 지우와 진이(이나영)은 경찰서에서 도난당한 조선은행 금괴의 행방을 찾기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저격을 당한 황미진(윤손하)의 시체행방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기도 하며 양두희(송재호) 회장의 힘을 실감하고 있죠. 그런데 묘하게도 극중에서 양두희 회장을 쫓는 진이와 지우에게서는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보여지더군요.

물론  워낙에 출중하고 사건해석과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지우가 옆에 있기 때문에 진이의 당황그럽고 두려워하는 감정과 잠재워주고 있기는 하지만, 지우의 그러한 태연스러운 모습으로 인해서 정작 주인공들이 보여주어야 할 긴장감은 사라진지 오래지 오래입니다. 더욱이 진이를 보호하고 사랑하던 카이(다니엘헤니)의 캐릭터 역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양두희 회장과 결별하고 진이를 보호할 것을 선언한 카이는 결국 양두희가 보낸 킬러에 의해서 칼맞고 독침까지 맞게 되죠.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로써 카이가 독침을 맞는 과정은 어쩌면 긴박하게 느껴져야 할 것 대목이었을 텐데도 빈약하게만 느껴지더군요.

지우-진이-카이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에서는 아직까지도 여전히 부재로 작용하는 것이 로맨스이자 액션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지우의 현란한 무술실력은 누구도 넘보지 못한 절대강자로 만들어버린 것이 첫번째 실패라고 할 수 있을 것이겠지요. 거기에 카이의 비주얼은 단지 비주얼로만 드라마에 존재할 뿐, 진이와의 관계 특히 지우와의 연적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빛이 바래버린지 오래더군요.

솔직히 지우와 진이의 금괴를 뒤쫓는 과정에서는 긴장감이 사라져버렸다고 해야 할 듯 싶습니다. 그렇지만 한가닥 희망스러운 것은 절대적인 강자로 굴림하고 있는 지우에게 맞수가 아직까지는 살아있다는 점이겠지요. 바로 경찰인 도수(이정진)일 겁니다.


그렇지만 도수에게 부족한 결정적인 한가지는 바로 '직업에만 충실할 뿐 멍청함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 '는 점일 겁니다. 도수는 일본으로 혹은 마카오까지 지우를 쫓아서 끈기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도수는 단지 지우를 잡겠다는 일념하나로만 뭉쳐있을 뿐 생각이나 추리는 전혀 배제시켜 놓은 캐릭터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러한 도수의 무존재감으로 인해 어쩌면 지우의 절대적인 캐릭터가 더욱 크게 부각되어 누구도 손댈수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버린 듯해 보이더군요.

적어도 절대적이었다면 도수에게도 어느정도의 추리력을 부과해 주었어야 했었는데 말입니다. 전작인 곽정환 연출, 천성일 극본의 <추노>에서 3명의 캐릭터는 각기 살아있는 모습이었죠. 대길과 태하 그리고 그들을 쫓는 철웅은 각기 고루게 추리하고 누가 강하다는 것을 쉽게 판단할 수 없게끔 만들었었죠. 그렇지만 <도망자 플랜B>에서의 캐릭터를 보면 처음부터 몰입할 수 없는 구도가 아닌가 싶어 보이더군요. 도수는 늦게배운 도둑질에 낮샌줄 모른다는 말처럼 윤형사(윤진서)의 구애에 무릎을 끊고 만 모습으로 마치 경찰신분으로 드라마에 출연시켜 연애질에 빠져버린 듯한 모습이 아닌가 싶기만 하구요.


그러한 총체적인 시점에서 나까무라 황의 폭풍존재감은 어쩌면 도리어 역효과만 생겨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마치 드라마의 모든 전개상황이 지우-진이-카이-도수 4명의 주요 주인공의 전개에서 갑작스레 지우와 나까무라의 투톱 주연으로 돌변해 버린 듯한 모습이었다나 할까 싶어보이더군요.

<추노>에서의 미친 존재감을 선보이며 천지호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었고, 시청자들에게 시선을 잡으며 드라마 자체로도 성공적인 면모를 보여주었었지만, <추노>에서는 3인의 남자주인공들의 캐릭터라이징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던 터라 천지호라는 인물의 미친존재감은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도망자 플랜B>에서는 나까무라의 갑작스러운 폭풍존재감은 여전히 주변을 맴돌기만 하는 주인공들을 한꺼번에 좌초시켜 버릴 수 있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오락 프로그램인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출연해 과거의 연극배우 시절을 얘기하던 배우 성동일씨가 생각이 나더군요. 나까무라 황의 폭발하는 분노는 연기파 배우들이 보여지는 모습같기도 했습니다. 나까무라 황의 폭풍존재감은 무척이나 인상적인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13회가 지나면서까지 나까무라 황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준 모습은 허세끼가 다분히 보여지던 캐릭터였었는데, 180도 돌변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죠. 더군다나 비장한 눈빛까지 곁들여져 있어서 다른 주인공들의 존재감을 무색하게 만들기만 했던 모습이었습니다. 남녀 주인공들이 확고한 자리를 꿰어차고 있었다면 나까무라 황의 변화된 모습은 상당히 파급력이 있었을테지만, 자칫 지우와 나까무라의 투톱주인공으로의 급선회가 아닌가 싶은 의구심마저 들 정도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경찰인 도수의 실력을 지우와 동등한 반열에 올려세우는 게 시급했다고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명탐정이자 싸움으로도 지우는 도수보다는 한수 위라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추리력 하나만은 도수를 능가하고 있죠. 잠정적으로 파트너 관계가 된 상황이 빗어졌지만, 지우-도수의 투톱 주인공이 옳지 않나 싶더군요. 나까무라의 폭발하는 분노는 어쩌면 남아있는 분량을 계속적으로 채워져 나갈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럴수록 점차 주인공들의 존재감은 사라지게 될 소지가 다분히 있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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