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액션씬과 추격씬들을 생각해보면 KBS2의 <도망자>에서 금괴를 찾는 모습은 다소 싱겁게 보이는 모습이기도 할 듯 싶습니다. 11회에서는 조선은행권 화폐속에 감추어진 암호를 풀어냄으로써 검단산에 감추어져 있던 금괴를 찾아내기에 이르렀습니다.

탐정이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토대로 사라진 금괴를 찾아나섰던 드라마가 <도망자 플랜B>의 주된 줄거리였다고 할때, 정작 중요 소재였던 금괴의 행방이 너무나도 허술하게 들춰어버린 모습이었죠. 일종에 트릭에 트릭을 통해서 힌트가 하나하나씩 드러나게 됨으로써 최종적으로 금괴를 찾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했었는데, 11회에서 화폐속에 새겨져 있던 화폐의 일련번호가 경도와 위도를 나타내는 것을 알아냄으로써 싱거운 보물찾기가 일단락되어버린 듯합니다.

<도망자 플랜B>의 볼거리는 뭐니뭐니해도 주인공인 지우(비)의 화려한 액션이 주요 볼거리였다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경찰인 도수(이정진)의 쫓고쫓기는 추격전과 목숨을 위협당하는 진이(이나영)의 주변인물들이 이해타산에 의해 엮여있는 복잡스러운 관계를 따라가는 시선도 흥미를 자아내게 했었죠. 진이의 숙부와 부모임을 죽였던 양두희 회장(송재호)과 손을 잡고 있는 카이(다이엘헤니)가 전면적으로 양회장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새롭게 대립적으로 변함으로써 과거 살인사건들의 주범과 진범이라는 새로운 양분관계를 정립해 놓은 듯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액션과 이국의 화려한 도시들을 담아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망자 플랜B>는 초반 인기몰이를 이어가지 못하고 늪으로 빠져드는 듯한 계속적인 인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단순히 경쟁 드라마인 SBS의 <대물>의 영향때문이라고 보기엔 추락하는 시청률을 설명하기엔 부족함이 있을 것입니다. 초반부터 화려한 액션으로 볼거리를 선사하기는 했었지만, 드라마는 스토리없는 왠지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들로 채워져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이었던 사건의 전모가 너무 뒤늦게 전개되었다는 게 가장 큰 오류였다고 볼 수 있을 법합니다. 진이의 부모님을 죽음에 이르게 한 멜기덱이라는 인물이나 혹은 양회장과 카이의 관계, 심지어 조선은행권 화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며, 삼각관계로 발전하는 카이-진이-지우의 관계정립이 오래동안 정립되지 못했다는 것이 약점이었다 할 수 있어 보이더군요.

다행스레 조선은행권 화폐가 전면으로 떠오르면서 <도망자 플랜B>의 스토리가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습니다. 경찰인 도수는 경찰내부의 고위층에 멜기덱(아직까지는 멜기덱이라는 인물과의 연관성을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양회장의 하수인인 황미진(윤손하) 교수의 명령을 받고 있음을 알아냈죠)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기에 이르렀고, 장사부(공형진)의 죽음도 알아냈죠.


황미진 교수는 나까무라 황(성동일)을 잡고는 지우의 컴퓨터속에 들어있는 화폐의 단서를 쫓아서 검단산에 감추어진 금괴를 찾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렇지만 지우의 연락을 받은 도수는 나까무라 황과 황미진의 뒤를 쫓아서 그들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황미진 교수와 나까무라 황과 같이 화폐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고 검단산에 도착한 지우와 진이역시 같은 장소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양두희 회장의 하수인인 황미진 교수, 경찰인 도수, 그리고 탐정인 지우.
이들 세 부류의 캐릭터들은 일종의 드라마 <도망자 플랜B>에서 사건을 조작하고 조사하고 찾아내는 일종의 불가분의 먹이사슬로 이어져있는 인물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양두희 회장은 살인을 저질렀지만, 그것을 알아내는 것은 경찰의 일이었겠죠. 하지만 경찰과 유착되어 있는 상태에서 진실은 묻혀버리게 되었을 것이고, 그 진실을 캐내는 것이 경찰이 아닌 탐정이라는 직업군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때, 황미진과 도수 그리고 지우와 진이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은 사건을 하나하나씩 신문해나가며 죄명을 알아내는 법정에 서있는 모습같기만 했습니다. 직접적으로 살인을 저지르지 않은 양두희로써는 하수인격으로 양미진이라는 인물을 내세웠을 것이니 말이죠. 11회가 지나서야 어찌보면 <도망자 플랜B>라는 드라마는 본 게임으로 돌입해 있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도망자 플랜B>가 스피디한 전개를 띠며 금괴를 찾아내는데에 따라서 멜기덱의 정체와 금괴속에 감추어진 또다른 진실들이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기대되어 점차 흥미진진해지는 모습입니다. 11회에서는 보물찾기의 모습들이 재미를 더하기도 했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드라마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보이지는 않지만 간간히 등장하며 소소하게나마 주인공다운 포스를 보여주던 나까무라 황 역의 성동일이라는 배우의 모습이 눈에 띄더군요.


천성일 작가, 곽정환 연출의 전작이었던 <추노>에서 미친 존재감을 뽐내던 <천지호> 역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배우 성동일은 <도망자 플랜B>에서는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모습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죠. 중저음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목소리 톤으로 시선을 끄는 모습이었는데, 그러면서도 빼놓지 않고 1%의 애드리브같은 유머러스함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초반에 일본에서 경찰인 도수와의 첫 대면에서 시가를 입에 물고는 태연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에게 총구를 겨눈 도수의 행동을 비웃는 모습은 전작에서 보여지던 <추노>의 천지호와는 또다른 모습이기도 했었죠.

11회에서 나까무라 황은 황미진 교수와 손을 잡고 지우의 컴퓨터 속에 보관되어져 있는 조선은행 화폐를 건네는 모습이 보여졌습니다. 나까무라 황의 주장대로라면 서로가 협력을 하는 관계라 할 수 있겠지만, 황미진 교수는 나까무라 황을 단지 인질이나 포로같은 존재로밖에 생각치 않고 있을 뿐이었죠. 그리고 황미진 교수와 함께 검단산으로 향해 땅속에 감추어진 금괴를 찾아나서게 되었죠. 그렇지만 아무리 깊게 파도 금괴는 모습을 보이지 않게되자 황미진 교수는 파헤친 구덩이에 나까무라 황을 매장시키려 했습니다.


나까무라 황으로써는 위기일발의 순간이었을 겁니다. 금괴가 나오지 않는다면 자신이 묻히게 될 절대절명의 순간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위기일발의 순간에 나까무라 황은 금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자신의 지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황미진은 나까무라의 지분에는 관심도 없었고, 금괴를 찾게되면 제거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죠.

<도망자 플랜B>에서 나까무라 황이라는 탐정은 많이 등장하지는 않았습니다. 1회당 많게는 10여분도 채 등장하지 않았던 회차도 있었죠. 그렇지만 주인공인 지우나 진이, 카이 등의 캐릭터들과 견주어 심심찮게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듯 해 보였습니다.


11회에서도 위엄스러운 태도를 고수하는 나까무라 황은 자신이 묻히고 있는 상황에서도 호탕스럽게 웃음을 보이기까지 했었죠. 그리곤 경찰인 도수 일행이 등장하고 황미진 교수 일당을 제압하고 난 이후 나까무라 황이 비추어졌는데, 애드리브인지 아니면 대본에 의한 것인지 무척이나 불쌍한 표정으로 도수를 바라보며 울먹거리는 모습에 실소가 나오더군요.

배우 성동일의 연기력이야 전작이었던 <추노>에서도 그러하지만, 예전부터 영화에서 보아온 지라 반갑기도 하고 정감이 드는 모습입니다. <도망자플랜B>에서의 나까무라 황이라는 캐릭터를 보고 있노라면 캐릭터를 잡는데 있어서 어쩌면 가장 성공적인 인물이 아닌가 싶기도 해 보였습니다.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벼이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인물의 성격이 살아있는듯한 모습을 리얼하게 연기하고 있다고 보여지더군요. 간혹 코믹스럽고 장난기스러운 주인공 지우라는 캐릭터보다 오히려 눈에 띄는 인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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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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