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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도망자 플랜B, 프롤로그가 너무 길었나?

by 뷰티살롱 2010.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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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준비했던 KBS2의 <도망자>가 위태롭기만 해 보입니다. 단순하게 시청율 추이를 놓고 보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라고 생각지는 않아보입니다. 드라마의 초반 진입 시청율을 놓고 본다면 분명 '대박드라마' 조짐이 보이던 것이 <도망자 플랜B>였을 겁니다. 하지만 <선덕여왕>에서 미실이라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고현정 출연작인 SBS의 <대물>이 방송을 타면서 초반 대박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도망자 플랜B>는 연속으로 시청율이 곤두박질치는 형국이라 볼 수 있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왜라는 의문문이 새삼스럽지가 않아보이는 드라마이기도 하죠.
기존 천성일 작가와 곽정환 연출의 콤비로 화제를 모았던 전작 <추노>를 생각해 본다면 사실상 <도망자 플랜B>는 양념은 많은데, 정작 중요한 맛이 빠진듯한 것이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액션과 러브라인, 코믹에 이르기까지 무엇하나 빠지지 않고 대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는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시청자들을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죠. 단순하게 고현정의 <대물>이 시작했기 때문에? 라는 옹졸한 변명이라고 보기에는 초라해지는 모습이라 볼 수 있어 보입니다.

드라마 <도망자 플랜B>의 전개를 보고 있노라면 6회가 지나서야 주인공들과 그 배후세력들이 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확연하게 드러난 모습이죠. 진이(이나영)와 카이(다니엘헤니)의 연인관계가 성립된 모습이 완성되었고, 지우(비)가 진이의 사건의뢰를 받아 의문의 인물인 멜기덕을 찾아나서는 것과 그로인해서 함께 일본과 중국을 종횡무진하며 글로벌 여행을 계속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살인범인 멜기덕을 찾아나서는 진이는 자신의 부모님이 왜 죽었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쫓기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죠.


탐정인 지우는 진이와 연관되어 있는 사건들 속에 한국은행 금 소개작전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진이와 그간 연인같은 관계를 유지해오던 카이 역시 양두희(송재호)의 정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양두희 회장이 진이가 찾으려했던 의문의 인물인 멜기덕인지는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간 진이의 둘러싸고 벌어졌던 암살계획에 대해서 배후인물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죠. 그리고 카이에게 진이를 마카오로 데려오도록 지시합니다. 양두희 회장을 따르자면 카이는 결국 진이와는 반대편에 서 있게 되는 것이 되니, 일종에 탐정인 지우와는 대립관계가 성립이 되는 것이겠지요.

6회가 지나고서야 정체가 드러나게 되는 모습을 시청하면서 그간 <도망자 플랜B>는 무엇을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만 합니다. 대체적으로 드라마의 등장인물들간에 서로가 먹고먹히는 먹이사슬 관계를 설명하는데는 3~4회 적게는 1~2회에서 밝혀지는게 다반사였죠. 누가 누구와 대적하게 될 것인지, 혹은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인지가 대부분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죠.

그런 드라마의 전개와 등장인물간의 관계를 생각해볼때, <도망자 플랜B>는 너무도 지루한 프롤로그를 보여주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기만 해 보이는 드라마였습니다. 숨가쁘고 격렬한 액션과 추격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시선을 잡아끌지 못했던 요인이 본편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죠. 지우와 케이는 계속적으로 힘겨루기로 일관해왔었고, 지우의 천하무적 존재감은 좀처럼 깨지지 않는 듯해 보이는 완벽성을 갖춘 모습으로 일관했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되어 있었다'는 듯이 위험이 빠져들지만, 지우의 황당무계한 천하무적 컨셉은 재미보다는 오히려 지루함으로 이어지는 듯해 보였죠. 지우를 쫓는 경찰 도수(이정진)는 언제나 지우에게는 상대가 안되는 솜털이 뽀송뽀송한 애숭이 경찰에 화만 버럭내는 고집쟁이처럼 보이기도 했었구요.

적이 누구인지, 아군이 누구인지가 분명해지는 모습이 6회를 지나면서 확연해졌습니다. 카이는 양회장의 말대로 진이를 마카오로 데려가려는 야심가적인 모습으로 돌변해 버렸습니다. 명탐정같은 지우와 상대할 수 있는 인물은 어쩌면 <도망자 플랜B>에서 도수가 아닌 카이로 점철되는 듯해 보이더군요.



금괴를 찾기위해서 그 중간에 끼어있는 진이(부모님의 유품이었던 화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를 사이에 놓고 카이와 지우간에 신경전이 많았었습니다. 일종에 러브라인이라 할 수 있었는데, 그간에는 두 사람 모두 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경쟁하는 입장이었지만, 애초 지우에게 진이는 다른 뭇 여성들에게 대하듯이 바람둥이 기질에 철저하게 몰입되어 있던 모습이었던 반면, 카이는 지금껏 진이를 지켜주고 있던 왕자님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우는 진이에게서 자신과 같은 공감대를 느끼게 되고(지우는 절친이었던 친구를 잃고 살인범으로 오인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진이 또한 부모님을 잃은 처지라는 점이 점차 동질감을 느끼는 듯해 보입니다), 그에 반해 카이는 양희장의 제의에 따라 자신의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으로 돌변해 버렸습니다.

드라마에서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은 아마도 적대적 관계에 있는 숙명의 라이벌간에 벌이는 대립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라이벌이 벌이는 대립이 이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겠죠. 카이의 변신이 앞으로 어떻게 탐정 지우와의 관계에서 대립각을 세우며 전개될지 본편이 시작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너무 멀리 온 것은 아닌가 싶기만 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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