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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도망자 플랜B, 편집이 필요했던 싼티나던 이나영의 액션씬

by 뷰티살롱 2010.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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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비(정지훈),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보여 시선을 끌었던 이나영, 거기에 인기드라마였던 <추노>의 제작진이 다시 뭉쳐 한바탕 일을 치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던 드라마가 최근에 시작되고 있는 <도망자 플랜B>일 겁니다. 경쟁 드라마인 SBS의 <대물>보다 한주 먼저 시작함으로써 일찌감치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까지는 좋았었지만, 정작 최대 승부처가 될만했던 <대물>의 첫회 방송분과 맞물린 <도망자플랜B>의 3회는 다소 실망스럽기만 한 모습이 아닌가 싶더군요.

드라마의 승부처는 대체적으로 첫방송이 아닌 3~4회에서 판가름나기 마련인데, 1~2회에는 맛보기로 시청자들의 리모콘에 대한 선택권이 부여된다면 3~4회에서는 시청자들의 리모콘 고정을 보이는 게 대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첫회부터 4회까지 연속해서 시청한 시청자들은 쉽게 다른 채널로 이동하기가 어렵다고 할 수 있겠죠. 드라마의 내용이 무난하게만 흘러간다면 대체적으로 4회에서의 시청율은 종영까지 이어지는게 대부분일 겁니다. 


그렇지만 <도망자 플랜B>는 중요한 승부처가 될만했던 3회에서는 이렇다할 시선끌기에는 부족한듯한 모습이었다고 보여지더군요. 물론 주인공 지우(비)와 도수(이정진)의 끊임없는 추격전이 이어졌고, 달리는 화물트럭 위에서의 위험천만한 격투씬과 자동차 추격씬에 이르기까지 눈길을 끌만한 액션요소는 모두 갖추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 짧은 회차에서 이렇게 많은 액션씬이 선보였던 드라마가 얼마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한꺼번에 모든 것을 표출해내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과도한 액션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일까 싶은 장면들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쫓기는 추격씬은 마치 경마장에서 마권을 들고 환호하며 승리마를 외치는 관객들의 시선이라도 의식하는 듯이 뛰고 또 뛰고 지칠줄 모르는 스테미나를 방출해냈습니다. 말 그대로 지우가 내뱉은 '독한X'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듯한 모습이었겠죠. 그렇지만 그 방대한 액션씬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옴으로써 시선을 압도하기보다는 오히려 액션의 강도를 약화시켜 놓는 듯한 느낌이 들기만 했습니다.

종영한 퓨전 사극인 <추노>의 예를 들어본다면 가히 액션씬이 아직까지도 생각이 나곤 합니다. 이대길(장혁)이 언년이(이다해)의 행방을 듣게 되고 숨바쁘게 말을 달리던 장면이나 송태하(오지호)와 이대길의 대면장면이었던 갈대밭 싸움, 송대하의 회상씬에서 보였던 영화 300을 연상시키게 하던 액션씬들... 이러한 액션의 정도는 드라마 <추노>를 더욱 빛나게 했던 장면들이었죠. 그런데 <추노>에서의 인상적인 액션씬들은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1회차에 한두군데의 액션씬이 전부였었죠. 그에 비한다면 <도망자 플랜B>의 액션은 말 그대로 과도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형태가 아닌가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도수와 지우의 추격씬도 모자랐던지 마지막에는 여주인공인 진이(이나영)의 액션까지 가세했었죠. 주인공 진이는 지우와 함께 자신의 부모님을 죽인 원수를 찾기 위해 멜기덕이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을 찾아나서고 있는데, 사찰을 찾게 되었습니다. 다름아닌 지우와 진이가 일본에서 다시 만나 핸드폰에서 알아낸 황미진(윤손하)을 찾아간 것이었고, 황미진은 그들은 히로끼(다케나카 나오토)에게 데려간 것이었습니다. 히로끼는 부모의 원수가 누구냐고 묻자 히로끼는 자신이 진이의 부모를 죽인 범인은 아니었지만, 진이를 보니 그녀도 없어졌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위험천만한 격투가 이어졌습니다. 

<도망자 플랜B>의 스토리라인은 흥미진진한 면을 갖추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사건이 비밀과 그 뒤를 캐는 마지막 남아있는 딸, 그리고 사립탐정이라는 등장인물간의 조합도 눈길을 끄는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밀을 캐기위해 쫓는 사람들과 그 뒤를 뒤쫓는 형사.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이 아닐 수 없겠죠.

하지만 과도한 것도 하나의 약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시시각각으로 전세계 주요 도시로 이동하며 펼쳐지는 인물들의 행보를 설명이라도 하듯이 시도때도없이 디지털 암호화처럼 보여지는 자막만큼이나 등장인물들간에 벌이는 액션과 추격장면은 어디에다 시선을 맞추어야 하는지 우왕좌왕하는 듯한 모습으로만 보여지더군요.


인상깊은 장면이 회차마다 등장한다면 시선을 잡아끄는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무분별하게 등장하는 모습은 화려한 액션이라는 느낌보다는 싼티에 가까운 듯한 느낌이 들기만 하더군요. 일종에 무감각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1회에서부터 주인공 지우의 액션씬은 많았었고, 한편으로는 몸매를 드러내는 노출씬도 많았었습니다. 사극이었던 <추노>에서 남자배우들의 노출은 선정성이라는 것과는 달리 몸짱이라는 보기좋은 노출이란 시청자들의 평이 많았었지만, <도망자 플랜 B>에서의 노출은 어찌보면 드라마의 전개상황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면이 많았었던 듯 싶기도 하더군요.

특히 첫 액션씬이라 할 수 있는 진이 이나영의 액션씬은 화려하고 인상적이다라는 느낌보다는 왠지모를 싼티냄새나는 듯하기만 하더군요. 롱 스커트를 입고 10여명의 검을 든 남자들에 둘러싸여 액션 여전사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역시나 편집의 묘미를 살리지는 못한 헛점이 아닌가 싶기만 해 보이더군요. 선정성과는 무관한 일이지만 발차기와 구르는 모습에서 치마가 들추어지는 모습에서는 액션미학이라기 보다는 실소를 머금게 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편집의 묘미를 살렸으면 훌륭한 장면이 되었을 거란 얘기죠. 물론 요즘에야 여성의 옷차림도 달라져서 치마를 입고 속옷이 아닌 다른 대체옷으로 속에 입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걸그룹들이 많이 입고 TV에 출연하곤 하죠).

약도 조절해서 복용해야만 몸에 좋은 것처럼 액션의 정도 역시 과다하게 사용되면 오히려 그 정도가 희석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노>에서는 스피디한 액션이 아닌 '느림의 액션미학'이 많이 보여졌습니다. 그러한 느림의 액션미학은 오히려 한층 더 긴장감을 들게 만들었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느림의 미학이 현대극에서는 불필요했던 것이었는지, <도망자 플랜B>에서의 액션은 한시간동안 호흡을 가다듬지 않고 계속적으로 난타전으로 치닫는 복싱경기를 보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쓰러질까지 긴장스럽게 만들기는 하는 게 난타전이기는 하겠지만, 쉽게 승부가 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난타전을 기대하기 보다는 어쩌면 큰거 한방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이 <도망자 플랜B>에서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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