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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로드넘버원15회, 소지섭의 명품연기 설명이 필요해?

by 뷰티살롱 2010.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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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MBC의 <로드넘버원>이라는 드라마는 보고 있노라면 한국사람들에게는 어떤 느낌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입니다. 아무리 전쟁드라마가 요즘의 사회적인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지기도 합니다. 드라마 <로드넘버원>은 휴먼멜로의 장르라는 점에서는 시청자들의 감정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끌어내기에는 분단을 경험하고 있는 한국민들의 정서를 아우르지는 못하고 있지는 않나 싶습니다. 일종에 제3자의 시각에서는 좋게 만들어진 휴먼멜로 전쟁드라마일 수 있겠지만, 당사자에 해당하는 한국사람들에게는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수긍할 수 있지만 그들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연출의 어눌함이라고나 할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배우들의 열연에는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특히 한 여자를 사랑하는 장우 역을 연기하는 소지섭이라는 배우의 명품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족히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보여지는 부족함을 메우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죠. 장우가 이끄는 2중대는 갑작스레 전쟁에 개입한 중공군을 저지하기 위해서 평양에 마지막으로 남아 적의 진군을 연기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전술이라고는 필요없이 사람의 숫자만으로 밀려오는 중공군의 인해전술 앞에서 2중대의 매복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이었습니다. 2중대를 독려하고 기습을 위해 중군군이 전장 한가운데로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유리한 전황을 만들어나갔지만, 숫적으로 밀리고 있는 2중대는 열세에 몰렸습니다. 대대장은 적의 진군을 저지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면 후퇴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후미에 후퇴할 수 있도록 차량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중공군들의 1차 공격을 승리했지만, 2차공세는 보다 많은 적들이 몰려들어왔습니다. 드라마 <로드넘버원>은 전쟁씬 하나는 잘 만들어진 모습이었습니다. 드라마 초반에 전쟁이 발발하자 이를 막아서기 위해서 윤삼수(최민수) 중대장이 이끄는 2중대가 북한군의 탱크를 막아서는 모습도 볼거리였던 드라마였습니다. 전투씬만큼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는 느낌이 드는 드라마죠.

평양에서의 중공군과의 교전에서 수연(김하늘)은 장우를 만나기 위해서 홀홀단신으로 전투 한복판에 나타났습니다. 갑작스레 나타난 수연이 모습에 장우는 이성을 잃고 위기에 빠진 수연을 구하기 위해서 나아가려 합니다. 하지만 태호(윤계상)의 저지로 결국 수연을 놓쳐버리게 됩니다.


중공군을 사이에 뒤에 두고 장우에게 달려오던 수연은 총을 맞고 쓰러지게 되고 태호는 수연이 죽었다고 믿게 됩니다. 장우와 수연의 멜로적 구상은 눈물나다록 애절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의 애절한 멜로연결을 완성시키는 연출만큼은 최악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게 만드는 모습이기도 하더군요. 중공군과 탱크를 뒤로 둔 채 달려오면서 총을 맞는 수연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중국의 천안문 사태 당시에 탱크앞에 서있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로드넘버원>은 어찌보면 욕심이 많은 드라마가 아닌가 싶어요. 시청자들을 자극함으로써 가장 깊은 슬픔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극단적인 결말을 유도해내는 모습이 보여지거든요. 장우가 수연을 평양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에도 장우는 군대를 등지고 둘만의 도피를 결행했습니다. 사랑을 찾아서 전쟁터 한복판에 뛰어든 장우였지만, 중대장이라는 소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임을 버린 모습이었습니다. 멜로의 장르에서는 공감할 수 있겠지만, 배경과는 걸맞게 않게 유도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수연의 동생인 수희(남보라)와 오빠인 수혁(김진우)의 죽음, 거기에 조인숙(김예리)과 조인재(이진성) 남매의 생사 사의 모습은 슬픔을 느끼기보다는 너무도 극단적인 죽음이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았었나 싶기도 했었죠.

평양에서의 전투에서도 이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연속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수세에 몰린 2중대는 후퇴를 하게 되었지만, 그에 앞서 3소대장인 한영민(박병은) 중위는 나홀로 먼저 줄행랑을 치면서 후미에 준비해두었던 차량에 탑승해, 살아남은 병사가 없다며 후퇴를 하게 되죠. 평양에서의 전쟁영웅이었던 모습과 허상과도 같은 거짓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인물이 한영민이라는 캐릭터라 할 수 있겠지만, 너무도 오버된 모습에 오히려 공감보다는 오히려 분노가 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로드넘버원이 유럽이나 미국으로의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장수 PD의 인터뷰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 외국 사람들의 시선으로 본다면 어쩌면 더할나위없는 휴먼멜로전쟁드라마일 듯 해 보입니다. 극단적인 상황과 극단적 결말로 이어지는 모습이 그러하니까요.

드라마의 전개에 대한 허점보다는 <로드넘버원>을 배우들의 연기력에 눈높이를 맞추어 시청하고 있는 1인으로 소지섭의 명품연기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수연과 처음으로 헤어지던 눈물의 밥상씬선 '소지섭=눈물연기의 달인' 이라는 말이 생각이 날만큼 애절하게만 보여졌었는데, 이번 평양 저지선 전투를 뒤로 하고 후퇴하는 2중대에서 넋나간 장우의 연기는 말 그대로 명품연기자다운 모습이었습니다.


2중대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직책을 맡고 있는 중대장이지만, 장우에게 수연은 전부나 마찬가지였죠. 자신이 살아가야 할 이유였고, 숨을 쉴 수 있는 이유였습니다. 그런 수연이 눈앞에서 총에 맞아 죽어가던 모습을 보았지만, 장우는 수연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가슴에 사뭇치도록 수연을 사랑했기에 그러했겠죠. 수연에 대한 장우의 마음앞에서 태호의 사랑은 꺼내기도 버거운 것이기에 어쩌면 태호는 수연을 쉽게 놓아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태호는 살아나가기 위해서 장우가 정신을 차리기를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중대원들을 생각해야 하는 태호로써는 장우의 지휘력이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과거 자신의 아버지와도 같았던 윤삼수 중대장이 진정한 중대장이었듯이 어느새인가 장우도 태호에게 중대장으로 서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태호의 설득과는 무관하게도 장우의 머리속에는 오로지 죽은 수연의 생각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수연의 죽음을 확인해야만 했었던지 후퇴를 적진이 깔린 전장을 돌파하기보다는 우회하는 전략을 세우게 됩니다. 중대원을 살리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장우에게는 어쩌면 두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을까 싶었습니다. 다시 평양으로 돌아가 수연의 시체를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었을까 싶기도 해 보이지만, 아직도 수연의 죽음을 믿지 못하고 있었던 까닭이었습니다.

수연은 가까스로 죽음에서 목숨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비록 총을 맞고 정신을 잃기는 했었지만, 숨이 다한 것은 아니었죠. 어쩌면 수연과 장우의 멜로는 계속적으로 이어질 듯해 보입니다. 수연은 피난민들의 대열을 따라 남하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장우는 평양으로 우회해 후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드라마 <로드넘버원>의 제목을 생각해보면 장우와 수연의 운명이 어느정도는 예상되기도 하는데, 다름아닌 제목 <로드넘버원>은 1번국도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1번국도가 드라마 <로드넘버원>의 주요한 배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제목을 <길위의 사랑>으로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 보입니다. 수연과 장우는 과연 <1번국도>에서 만날수 있게 되는 것일까요? 드라마의 연출을 떠나 소지섭의 명품연기는 설명이 필요없는 드라마가 <로드넘버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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