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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전우, 박일권 중사의 죽음-영웅은 없었다

by 뷰티살롱 2010.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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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부작으로 방영되고 있는 KBS1채널의 전쟁드라마인 <전우>가 막바지 방송분을 남겨놓고 대량살상으로 이어졌습니다. 2중대원으로 개마고원 폭파 특공대로 착출되면서까지 목숨을 이어오던 2중대원들이 대거 죽음을 맞았기 때문이었죠. 혹독한 포로수용소에서까지 탈출한 2중대원이었지만, 애석하게도 전쟁은 그들을 빗겨가지 않았습니다. 독종으로 낙인이 찍혀있던 박일권(김뢰하) 중사는 드라마내내 폭발하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에게 눈길을 끌었던 캐릭터였다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마치 총알도 빗겨나갈 듯 해 보이던 박일권 중사는 무사히 귀환했지만, 적과의 저지전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또한 정택수(이승효) 일병은 목숨을 건졌지만, 총상을 입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포로수용수에 붙잡힌 동료를 구하기 위해 외부에서 작전지시를 기다리며 북한군이었던 어린 군인과의 동포애를 살려주었던 모습을 보였지만, 역시나 귀환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고 불구가 되는 모습이었죠.

마지막 2회를 남겨놓고 있는 <전우>는 해피엔딩이라는 말보다는 새드엔딩이라는 단어가 떠올리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더군요. 전쟁이라는 것이 그러하듯이 행복하다는 것보다는 상처로 남아있는 것이기에 비장미를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이라 할 수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다리를 사이에 두고 북한군과 대치하게 된 2중대원들은 18회에서 박일권 중사를 비롯해 김범우(안용준) 일병과 박주용(류상욱) 일병까지 죽음을 맞았습니다. 세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죽음을 맞은 모습이었죠. 특히 박주용 일병은 죽음은 같은 국군의 총에 의해 죽음을 맞은 모습이어서 더욱 애절하기까지 했습니다. 비록 박일병이 북한군이 되었지만 전장에서의 부득이한 상황에 의해서 상관의 지시에 따른 귀화였던 터라 북한군의 신분으로 죽음을 맞게 된 모습은 더욱 더 마음 아픔 상황이라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박일병의 죽음과 박중사의 죽음을 놓고 볼때, 전회였던 17회에서 보였던 특무대에서의 고문장면이 더욱 더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특공대로 착출되어 개마고원으로 침투하게 된 2중대원이었지만 정작 목숨을 걸고 복귀한 2중대원들에게 기다리는 것은 모진 고문이었습니다.


지난 6.25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재현한 단편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기도 했었지만, 이념에 가려진 참혹한 현실이라는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박일권 중사는 포로수용소에서 북한국으로 전향하게 되었었지만, 탈출계획의 일부였었습다. 또한 2중대원을 이끌었던 이현중(최수종) 상사 역시 탈출을 위해서 부득이하게 전향하게 되었던 것이었죠.

귀환한 2중대원들에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훈장의 기쁨보다 몽둥이 세례가 먼저였습니다. 오랜시간동안 북한에 잔류했던 터라 행여라도 전향하여 거짓 귀환한 것은 아닌가 하는 군의 의심이 들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특무대에서 그들의 고문만큼은 드라마 <전우>에서 가장 채널을 돌리고 싶을만큼의 충동과 화를 부르던 장면이기도 했었습니다. 여타의 전쟁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군인의 모습을 떠올려본다면 전쟁영웅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전후의 모습에서 전쟁을 직접 겪으며 생사를 오갔던 전쟁영웅들의 눈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전해주려는 영화들도 많았었죠. 그렇지만 그에 비한다면 드라마 <전우>의 특무대 고문장면은 어찌 설명하기조차 힘든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이념앞에 나약해질대로 나약해져 보이는 전우애의 모습같기도 했었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전쟁이라는 상처를 경험하지 못했기에 그 광기와 참상에 대해서는 단지 아련하게만 들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편안한 삶은, 오래전 존재도 없이 잊혀져 가는 이름모를 호국선열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드라마 <전우>가 단순히 영웅이 등장하는 전쟁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특무대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마치 책상머리에 앉아 무엇하나 흠잡을 것을 찾아내서라도 불순분자로 만들어버리려는 모습은 드라마 <전우>에서 강한인상으로 남아있을 법해 보이던 모습이었습니다.
박일병의 죽음과 박중사의 죽음을 보면서 드라마 <전우>에서 느껴지는 것이 남다르게만 보였습니다.

 
다시 돌아온 2중대원들의 생사확인에 대해서 박웅(이덕화) 사단장은 의미있는 말을 던집니다. 내가 그들을 믿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특무대에 붙잡힌 2중대원들을 데려오면서 박웅 사단장은 특무대 소속 장교에게 그들을 믿지 못한다면 나또한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2회를 남겨놓고 나머지 2중대원들이 살아남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왠지 또다른 희생이 이어질 듯해 보여 벌써부터 슬프게만 느껴집니다. 특히 박중사의 죽음은 먹먹하기만 한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군인이다>라는 단어와는 달리 의심의 눈초리를 누구보다 많이 받았던 캐릭터였지만, 그 의심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살아돌아온 것이 치욕이라는 말을 특무대에서 들었을 때 박중사는 스스로 죽음을 결심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사단장의 인계로 2중대원들이 특무대를 빠져나오는 순간까지도 그들을 고문하던 특무대원들은 누구하나 2중대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표하지 않았었죠. 죽음을 맞은 박중사는 결국 그렇게 불순분자와도 같은 모습으로 불명예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결과를 빚었습니다. 박중사뿐 아니라 박주용 일병역시 북한군으로 전향이 된 채, 죽음을 맞으며 잊혀져갔습니다. 전쟁드라마 <전우>는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 어쩌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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