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드라마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바람불어좋은날>이라는 드라마에서 나이어린 신부 권오복(김소은)이 드디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사랑하는 것만으로 재혼이라는 벽을 넘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인데, 오복은 대한(진이한)과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그렇지만 신혼생활이 녹녹치많은 않았죠.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남편은 직장까지 잃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져든 모습이었습니다.

KBS2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 일일드라마 <바람불어 좋은날>이라는 드라마는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보면서 불편스러운 모습이 많은 드라마입니다. 소위 가족드라 범주에 속하는 드라마라는 늬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가족드라마와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기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를 속칭 섭렵할만큼 빠져들지는 않지만 정해진 드라마만을 고집해서 보는 편이기는 합니다. 가급적이면 드라마속에서 좋은 점들만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유익한 면을 시청하려고 하죠.

남자이기에 어쩌면 드라마라는 장르를 그다지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 할 수 있겠지만, 월화드라마인 동이나 수목드라마 로드넘버원, 주말드라마인 전우는 빼놓지 않고 시청하는 편이지만 현대물은 그다지 눈길이 가지 않더군요. 왜냐하면 현대물에 등장하는 남자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나약하고 유유부단에 무능력함을 지닌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한 표현을 빌자면 같은 남자지만 드라마속 남자의 모습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 많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문제 중 하나는 결혼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성인이 되고 혼기가 찬 여성들의 결혼적령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죠. 물론 일찍 결혼하는 여성들도 많겠지만 요즘은 30대를 넘기는 것은 보통이거니와 중후반에 들어서도 결혼하게 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혼에 대한 기피는 비단 한가지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출산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미 사회문제로 되어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TV가 보급되고 이제는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게 되면서 영상매체의 파급효과는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커진 양상입니다. 영상에서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사람들에게 TV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는 전체가 아니더라도 근접하게 느껴질만큼 효과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TV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리뷰를 주로 다루다보니 드라마들을 예전보다는 분석적으로 보게 되는 버릇이 생겨버린 까닭일까 싶기도 한데, 요즘에 방송되는 가족형 드라마에는 실질적으로 남성들을 위한 드라마는 없다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싶기만 하더군요.

과거에는 TV를 시청하는 것이 가난하게 되는 것, 혹은 바보상자라는 의미로 불리워져, 속된말로 아줌마들이 즐겨보는 것이라고도 했었죠.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과연 TV는 아줌마들의 전유물만은 아닌 모습이죠. 그럼에도 TV속 드라마에 등장하는 남성들의 모습은 과거와는 달리 바람피우는 유부남에 결정을 못하는 유유부단함, 무능력의 결정판으로 그려지고 있는 모습이 다반사입니다.

현대 여성들에게 있어서 TV속 드라마에 등장하는 남성들의 모습은 어쩌면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가벼운 이야기거리를 위해 시간을 내서 상대방과 대화하는 것들 중에 드라마속에 등장하는 남성이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는 커피숍이나 테이크아웃 전문점에서 쉽게 볼 수가 있는 모습입니다. 알게 모르게 TV속 남성들의 이미지는 한국의 남성들을 대표하는 듯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모습이라 할 수 있겠죠.

그중에서 여성들을 울리는 남성들의 주된 케이스는 다름아닌 유부남들의 모습입니다. 현모양처나 다름없는 부인몰래 바람을 피우거나 외도하는 모습이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도 일반적인 유형처럼 TV드라마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는 모습이죠. 가족형 드라마에 속하는 <바람불어 좋은날>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노라면 특히 남성의 무능력이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드라마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KBS1 채널의 일일드라마 '바람불어좋은날'에서 오복은 남편과 미란이 한 회사에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사진 = KBS1 바람불어좋은날>

흔히 결혼에 대해서 남녀의 생각들 중에 여성들의 입장은 하면 고생이고 남성은 하게되면 그때부터 인생 다시 시작된다고 하는 말들을 합니다. 그만큼 여성들이 결혼하게 됨으로써 잃게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꼬집는 말이겠죠. 육아의 출산과 교육, 직장생활의 포기, 힘겨운 가사생활에 게으른 남편은 집안일에서 손을 뗀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바람불어 좋은날>을 간혹 시청하고 있노라면 현대남성의 모습일까 싶기도 한 모습에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한국남자의 이미지를 이유없이 망가뜨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스렇기도 하더군요. 장대한이라는 캐릭터는 아이를 두고 어린 신부와 결혼하게 되었지만, 전부인의 회사에 출근하게 됩니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장대한의 결정에 따라서 전부인과의 관계에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물에 물타고 술에 술탄듯 휘들리는 모습이죠. 같은 케이스였지만 강상준(강지섭)이라는 캐릭터 또한 이와 다를바가 없습니다. 비록 집안이 망해서 사랑을 이룰 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회사가 건재할 때에는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약혼녀에게 자신의 결단을 보여주지 못하는 유유부단함의 극치를 보여주기도 했었습니다. 여기에 오복의 아버지인 권이문(정승호)과 또다른 남자인 서동식(권오현)은 무능함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시댁에 얹혀살아가게 되는 권이문은 딸의 등을 쳐서 돈을 뜯지만 결국 사기를 당하게 되고 서동식 또한 매제로부터 돈을 뜯어내지만 결국 사기를 당하게 됩니다. 그 뿐 아니라 강지섭의 부친인 강인수(김성환) 또한 부인의 힘에 밀려 말한마디 못하던 캐릭터로 그려졌었죠.

드라마가 사회를 변화시키지는 않겠지만, 그릇된 모습은 가치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것이 현대 사회에서의 TV의 영향력이라 할 수 있겠죠. 여성들이 보기에 한국의 남성들은 어쩌면 결혼하면 그야말로 개고생, 마음고생 바가지라는 인식은 없을지 의문스럽기만 하더군요.

여기에 주말드라마인 <결혼해주세요>에서는 이미 결혼한 중년부부가 등장하죠.

<주말드라마 KBS2 채널의 '결혼해주세요'에서 정임은 남편 태호가 후배인 서영과 단둘이 있는 모습에 참았던 눈물을 흘립니다. 사진 = KBS2 결혼해주세요>

드라마 <결혼해주세요>에서 정임(김지영)의 남편 태호(이종혁)는 서영(이태임)의 유혹을 계속적으로 받게 되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마치 외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임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영의 유혹과 더불어 태호의 유유부단함에 시청자들은 원성을 사게 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얼마전 커피숍에서 결혼한지 얼마안된 여성과 아가씨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드라마를 이야기 삼는 모습이었습니다. 4~5명 가량이었는데, 그녀들의 수다속에는 드라마속에 등장하는 여성의 유혹보다는 오히려 남성들의 모습에 더욱 솔려있더군요. 결혼에 대한 불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심심찮게 대화의 소재거리로 드라마는 심심찮게 올라가는 안주거리인 셈이죠.

혹시나 드라마를 과대평가한다고 볼 수 있는 문제겠지만, 한국남성들의 특히 유부남들의 이미지를 속칭 바람둥이에 유유부단함의 대명사로 그려놓은 것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가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같은 남자로써도 보기 불편한 남성들의 캐릭터이기 때문이죠. 과거의 가족형 드라마에서 가장의 모습이나 혹은 미혼남녀의 모습을 가부장적인 모습과 결혼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많이 그려졌었지만, 최근의 드라마에서보여지는 남성들의 이미지는 바닥이나 다름없는 수준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간혹 부모님이 시청하는 드라마를 통해 보게되는 유유부단한 남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여자라면 결혼따위는 안하겠다'라는 말이 맴돌기도 합니다. 왜 남성들의 이미지를 무너뜨려야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인지, 혹은 그러한 모습이 과연 단순히 재미로만 볼 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걸그룹들의 야한 무대의상만큼이나 드라마속에서 아내를 울리게 만드는 찌질스러운 남편상을 보여주는 드라마의 모습들이 지닌 문제들을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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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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