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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동이, 두얼굴의 야누스 사나이 '장무열' - 우군일까 아니면 적일까?

by 뷰티살롱 2010.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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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위되었던 인현왕후의 복권과 동이의 후궁첩지 등으로 사극드라마 <동이>는 마치 잔치날과도 같은 경사스러운 모습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숙원이 된 동이(한효주)는 장옥정에게는 설상가상 격으로 숙종의 아이까지 잉태했으니 어찌보면 드라마의 클라이막스를 지나서 완결되는 듯한 모습으로까지 비춰지기도 했었죠. 하지만 후궁으로 밀려난 장옥정은 보통의 여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신의 상궁들이 동이와 갓난아이인 영수에게 주술을 하는 모습에 격분하는 모습에서는 기존의 장희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것 같은 기대감을 높인 장면이었습니다.

후궁으로 밀려난 장옥정이 어쩌면 자신의 오라비인 장희재까지 곁에 없게 됨으로써 이성을 상실하게 되지는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상에서 총명하게 그려지던 장옥정의 이미지를 일거에 무너뜨리지는 않을까 싶었죠. 기존의 사극에서 보여주듯이 시기와 질투심에 눈이 멀어 무당을 궁으로 불러들여 중전인 인현왕후(박하선)와 후궁이 된 동이에게 저주를 거는 모습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이미지의 변화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 대신에 자신의 곁에서 보좌하던 오라비인 장희재(김유석)의 대타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름아닌 장무열(최종환)이라는 인물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장무열의 등장과 함께 불거져 나온 사건은 검계의 재등장이었습니다. 새 싸움은 새판으로 다시 짠다라는 말이 있듯이 완전하게 내명부에서의 동이와 장옥정(이소연)의 한판 대결에서는 장옥정이 완패를 당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후궁으로 밀려나 다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장옥정의 야심은 만만치 않아 보이죠. 그 무대를 이제는 중전의 복권이 아닌 새로운 사건으로 제시한 모습입니다. 바로 검계를 통해 재도약을 할 심산으로 보여집니다. 장옥정에게 야심의 첫걸음이자 남인세력을 반석에 올려놓았던 시발점이 되었던 사건으로 동이의 아버지와 친오라비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검계사건을 다시 재연하려 하는 모습이더군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검계의 진상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빙산의 일각처럼 단지 수면밑바닥에 묻혀있는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 사건의 배후를 알아내는 것이 어쩌면 차천수(배수빈)의 몫인듯 싶기도 하더군요.


검계의 양반주살 사건이 다시 발생하고 한성부 서윤에 새롭게 등장한 이가 새로운 인물인 장무열이었습니다. 금군을 지휘하고 있는 서용기(정진영)는 이번 검계사건에서 수사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어찌보면 장무열이라는 인물은 장옥정에게 힘이 되어줄법한 새로운 적과 같은 이미지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묘하게도 장무열이라는 인물이 장옥정에게 마냥 우군이란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둘도 없는 적이라 할 수 있는 이가 바로 장무열이었죠. 왜냐하면 예전 남인들의 계략에 의해서 양반들이 주살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이 다름아닌 검계의 소행으로 감추어져 있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동이의 아버지가 죽음을 당하게 되었었고, 검계는 와해된 것으로 일단락되었었습니다. 그 사건에서 죽음을 당했던 장익헌(이재용) 대감의 아들이 바로 장무열이라는 인물이었습니다. 이는 어쩌보면 남인들에게는 둘도없는 적군을 만나게된 것이라 보여질 수 있습니다. 같은 남인이라 하더라도 아비를 죽인 주범을 용서할리는 만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장옥정은 장무열이 장익헌이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몰래 장무열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장익헌 대감의 죽음과 남인세력간의 관계에 대해서 알려주었죠. 그렇지만 장옥정이 과연 어디까지 장무열에게 사건에 대해서 알려주었는지는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단지 그 배후에 다름아닌 남인의 오태석(정동환) 대감이 있음을 알려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남인이지만 남인이 아닌 듯한 장무열. 한편으로는 숙종(지진희)의 총애를 한몸에 받고 있는 장무열은 서용기와도 막역한 관계로 보여집니다. 이는 마치 마음속에 어떤 것을 숨기고 있는지를 가름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복잡한 캐릭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복수심을 제어할 수 있을 정도의 냉철함을 지니고 있다면 어쩌면 장옥정보다 더 강력한 적이 등장한 셈이라 할 수 있어 보이더군요.

하지만 장무열의 존재가 과연 동이에게 적일지 아니면 우군일지는 가름하기 어렵습니다. 남인세력의 우두머리인 오태석 대감을 대면한 장무열의 자신의 아비가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 오태석 대감에게 먼저 말을 건냈습니다. 원흉이 바로 오태석 대감임에도 장무열은 과거의 일들에 대해서는 묻어두려는 의도를 내비쳤죠. 완전한 수족, 기계처럼 자신의 말에 복종하는 만들기 위함이라는 장무열의 말에는 비수가 서려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동이에게는 둘도없는 우군을 만나게 된 셈이나 다름없는 인물이 장무열이라 할 수 있겠지만, 장무열의 행보는 좀처럼 가름하기 어려운 모습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어쩌면 장옥정의 간사스러운 증언이 있었을 거라 보여집니다. 사건에 대해 어느정도까지 장무열에게 풀어놓았는지가 궁금해지기만 하더군요.

어찌되었건 장무열의 등장은 동이에게 새로운 적이 등장한 것만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비록 자신의 아비였던 장익헌 대감이 남인들의 손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 하나 장무열은 남인의 세력을 자신의 세력으로 만들어내려는 야심가적인 기질이 다분히 엿보였기 때문이었죠. 남인의 수장인 오태석을 꼭두각시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조정에서의 실권을 장악하고자 하는 야망을 품고 있는 인물로 보여졌다는 얘기죠.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 한가지 빠진 것이 있는데, 다름아닌 아비의 원한을 그냥 묵과할 것인가 아니면 무언가를 터뜨릴 것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장옥정에게나 동이에게나 장무열이라는 인물은 첫 등장하는 모습에서는 적군도 아군도 아닌 야누스의 모습을 한 모습이었습니다.


장옥정에게 오른팔과 같았던 장희재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장무열이라는 인물은 너무도 비교가 되는 케이스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마음속 품고있는 깊은 뜻을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했던 장희재였지만 자신의 감정조절까지는 조절하지 못했던 반면에 장무열은 철저하게 자신의 감정을 내비치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눈에 드러나있는 악마적 기질을 본다면 장희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큰 모습이었습니다. 처음으로 한성부 서윤직에 오르게 되는 연례식에서 평상복을 입고 한성부에 들어온 모습이 그것이었죠. 하급관료가 연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에 지긋이 장무열은 두번의 실수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말을 건넸습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철저하게 숨겨져 있는 본래의 모습이었던 장면이었습니다. 탐관오리나 부정부패와는 거리가 멀며 자신은 그런 부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임을 암묵적으로 보여준 모습이었지만, 장무열의 속내는 드러나 있지 않았습니다.

서용기와의 재회에서도 장무열은 남인이건 혹은 노론이건 관계가 필요치 않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어쩌면 적이 될 수 있을법한 서용기의 마음을 흐트러트림으로써 상대방이 자신에 대한 경계심을 풀도록 하는 철저하게 계산된 수라 할 수 있어 보이더군요.

장옥정의 재기를 위한 계략과 그 속 새롭게 등장한 장무열의 등장은 드라마 <동이>에서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할듯해 보였습니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장무열의 존재는 동이에게 그리 우호적인 인물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남인세력을 자신의 것으로 삼고 새로운 파란을 예고할 듯해 보였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동이의 연적이 된 장옥정에게도 우군은 더더욱 아닌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두얼굴의 가진 사나이 장무열은 과연 누구에게 손을 내밀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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