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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동이, 폐위당한 장희빈이 악녀로 그려지게 된 이유

by 뷰티살롱 2010.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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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사극드라마인 MBC의 <동이>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인현왕후의 복위와 장옥정의 폐위가 동시적으로 그려지는 모습이 보여졌습니다. 정확하게 인현왕후(박하선)가 다시 궁으로 돌아오는 모습까지는 아니었지만, 등록유초의 분실과 청국 사신단에게 이를 넘겨주려던 장옥정(이소연)과 장희재(김유석)가 현장에서 붙잡힘으로써 현장 검증이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이를 사주한 사람이 다름아닌 중전인 장옥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죠. 등록유초의 원본을 동이의 처소에서 빼내는 과정에서 미리 손을 써두었던 함정에 걸려 감찰부 최상궁(임성민)이 꼼짝없이 빠져나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죠.

등록유초 사건으로 인해 중전이었던 옥정은 사실상 그동안 이루었던 모든 것을 잃게 된 결과를 빗었습니다. 이는 나라의 기밀문서를 빼내는 행위를 떠나서 숙종의 뜻에 반하는 행위였기 때문이었죠. 숙종은 보위에 오르면서 조선의 국사력 증진을 통해 부국강병으로의 도약에 힘써왔습니다. 성을 축조하고 국경 수비를 강화하는 등 조선을 강한 나라로 만드는데 힘써 왔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인 명성대비(박정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인을 기용하면서까지 분란의 시발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습니다. 숙종(지진희)에게 남인을 전면에 내세웠던 까닭은 권력이 서인세력 한쪽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고, 서로 다른 두개의 세력이 대립되면서 발전하길 바랬던 마음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장옥정의 행위는 숙종에게 마지막 남은 실낱같은 믿음을 저버린 행동이었다고 보여졌습니다. 동이(한효주)와 심운택(김동윤)에 의해 옥정의 계략이 발고되고, 심운택은 숙종에게 사건의 배후에 중전이 연류되어 있을 것이라며 아뢰었습니다. 이에 숙종은 동이와 옥정이 대면하고 있는 중궁전으로 나서게 되고 두 사람이 나누던 대화를 듣기에 이르렀습니다. 동이로써는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었다 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죠.


숙종이 중궁전에서 장옥정에게 던지던 말과 그 이후 중전이 대전에 들러 숙종에게 한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던 37회의 모습이었습니다. 옥정과 숙종의 대화는 마치 그토록 장희빈이라는 인물이 드라마상에서 중전을 향해 저주를 하며 악독한 이미지를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모습을 가름하게 했던 모습이었습니다.
  
믿음을 잃은 숙종, 옥정이라는 연인을 버리다

중궁전을 찾은 숙종은 동이와 옥정의 대화를 듣게 됩니다. 결코 물러서려 하지 않는 옥정의 모습을 보면서 숙종은 어쩌면 마지막까지 자신의 마음속에서는 장옥정이라는 한 여인에 대한 믿음은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동안은 단지 추측과 심증만이 있었을 뿐 정확하게 장옥정이 배후에 있다는 증험을 보지는 않았었죠. 폐위당한 인현왕후에 대한 음모까지도 숙종은 그 이면에 옥정과 장희재가 있음을, 남인세력이 있음을 추측하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서 확실한 증험이 없었습니다. 의심의 여지가 있을 때마다 옥정의 읖소에 의해서 숙종은 의심을 떨쳐버리곤 했었죠.

그렇지만 궁중전에서 숙종은 동이에게 발악하듯 말하는 장옥정에게 "그만하자 옥정아"라고 말합니다. 동이와 숙종의 로맨스가 드라마 전면에 걸쳐 전개된 모습이었지만, 숙종이 중전에게 이름을 불렀던 적은 그리 많지가 않았습니다. 이는 동이 역시도 마찬가지였었죠. 숙종의 캐릭터를 살펴볼때,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을 때였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한때 중전이 아닌 옥정이라고 불렀던 때도 있었죠. 그만큼 숙종이 옥정이라는 이름을 불렀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연인이고 사랑임을 보여주주는 모습입니다. 승은상궁이 된 동이를 끊임없이 동이라고 부르는 연유이기도 하겠죠. 그렇지만 중전이 된 옥정은 독대를 하는 상황에서도 옥정이란 칭호보다는 중전이라는 칭호를 써 왔었죠. 이는 상대방의 지위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사적으로의 감정이입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동이와 함께 자리하던 자리에서 숙종은 "그만하시오 중전..."이라는 말 대신에 옥정의 이름을 부렀습니다. 여전히 옥정은 숙종에게 중전이라는 국모의 자리보다는 연인이자 말을 들어줄 수 있는 벗과 같은 존재로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옥정이라고 불렀던 데에는 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연인으로 불렀던 옥정이었지만, 중궁전에서 부른 옥정이라는 말속에는 더이상 연인이 아님을 선포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여기가 사랑했던 옥정 너에게 향한 내 마음의 마지막이다 라는 것을 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사랑을 잃은 옥정, 정치를 이해하다
    

사건의 배후가 밝혀지게 됨으로써 조정대신들은 폐위를 논하게 이릅니다. 특히 그동안 한배를 탔던 남인들은 일제히 옥정에게 등을 돌리게 되죠.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리를 보존함으로써 후대를 기약할 수 있다는 논리가 제시된 모습이었습니다.


중전인 옥정에게 또다른 삶의 시발점이 되 계기가 된 모습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남인의 수장인 오태석(정동환)은 어려운 결정을 한 듯, 중궁전을 들러 더이상 중전을 지켜주지 못할 것임을 말하죠. 중전의 자리는 그 자리가 자신들에게 필요했기에 힘을 주었지만, 중전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마당에는 힘을 주어야 할 상황이 아님을 말합니다. 결국 중전의 자리라는 것은 일종의 정치의 한 형태임을 말했던 것이었죠. 오태석의 말속에는 장옥정이 다시 중전으로 올라서야 한다는 타당성을 제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승은상궁의 자리에서 후궁으로의 자리로, 그리고 내명부 최고위치인 중전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옥정은 단지 자신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보다는 오로지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야망만을 위해서 음모를 꾸미고, 일을 벌여왔습니다. 그것이 정치판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겠죠. 결국 정치판에서는 중전이 된 자신이나 이후에 폐위가 된 자신의 모습이나 정치적 도구, 장기판의 말이 되는 상황일 뿐임을 시사한 것이었죠. 단지 그 장기판에서 졸을 어디에 둘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졸이 될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것입니다. 오태석의 배신, 즉 남인들의 배신은 옥정에게 정치를 알게 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인 인물로 성장을 이어가게 될 것임을 보여주는 모습은 다름아닌 두번째 숙종과의 대면이 있었던 대전에서였습니다. 남인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게 된 것을 알고 옥정은 대전으로 나아가 숙종을 독대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왜 그리 했는지에 대해서 읖소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신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죠.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자신의 혈육인 세자를 이용할 것임을 밝힙니다.

장희빈의 새로운 분석, 악녀에서 정치인으로의 모습

흔히 드라마의 소재로 장희빈과 인현왕후는 그간 많이 보여졌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알게 모르게 장희빈이라는 인물을 희대의 악녀로 인식하게 되기도 했었죠. 특히 독살과 저주를 일삼은 악녀본색의 캐릭터로 그려지기도 했었습니다.

드라마 <동이>에 등장하는 장옥정이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기존에 보여졌던 장희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 왔었는데, 37회에서 왕인 숙종과의 대면에서 그 근본적인 성향을 들여다보게 될 수 있더군요. 악녀본색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철저하게 정치적인 희생물이 될 여인으로 그려지게 될 것임을 말이죠. 폐위된 중전의 자리에 인현왕후의 복권은 바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인현왕후처럼 옥정은 사가로 내쳐지기까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바로 세자의 모후가 되기 때문이죠. 숙종이 가슴아파하고 힘겨워하는 점이 바로 이점이었겠죠. 결국 중전에서 폐하고 희빈으로 강등시킴으로써 일을 일단락 시키겠죠. 그리고 중전으로 돌아온 인현왕후는 동이에게 희빈과 맞설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게 될 것입니다. 바로 숙원으로 첩지를 내리게 됨으로써 힘의 균형을 맞추게 되겠지요.

과거 승은상궁이었던 옥정은 다시 중전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 음모와 계략을 이어가게 될 듯합니다. 그렇지만 과거에는 든든한 세력들이 자신의 뒤를 지켜주고 있었고, 더군다나 자신의 오라비까지 종사관에 있었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숙종의 총애가 따랐다는 점이었을 겁니다. 힘과 권력, 사랑까지도 손에 쥐었던 과거와는 달리, 희빈이 된 옥정에게는 이렇다할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줄 요소들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더군다나 마음한켵으로 든든하게 지켜주던 숙종으로부터 사랑과 믿음을 잃게 된 옥정으로써는 기댈 곳이 없어진 셈이겠지요. 더욱이 힘이 없어진 옥정에게 남인들 또한 더이상 힘을 실어주지는 않을 듯해 보입니다.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생은 서인과 남인이라는 세력의 대립을 대변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인현왕후의 폐위와 더불어 서인의 몰락이 그려졌었고, 중전에서 폐위된 옥정과 남인의 몰락이 엿보이니까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현왕후의 생은 순탄치못하고 장희빈보다 먼저 생을 마감하게 되죠. 역사에는 희빈 장씨가 중전을 모해하고 저주했기에 숙종은 장희빈을 사사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일종에 장희빈에 의해 인현왕후가 독살되었다고 느낄만하겠죠.

숙빈과 희빈의 대립, 그리고 중전의 죽음으로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나

그렇지만 드라마 <동이>에서의 장옥정이라는 캐릭터는 보고 있노라면 기존에 많이 보여졌던 악독하고 저주와 질투의 화신인 악녀의 모습보다는 영민함과 대담함이 엿보이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런 옥정이 중전의 자리에서 폐위되었다고 해서 기존 사극에서처럼 벽에 화살을 날리며 중전을 저주하는 악녀본색으로 변해버릴 것 같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어쩌면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난 옥정은 그것을 다시 찾으려 하는 정치적 인물로 그려질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이는 인현왕후의 동이에 대한 숙빈 교지로 희빈이 된 옥정을 견제하는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과거와 같은 상황이 된 옥정에 틀린 점이 있었다면 자신을 지켜줄 숙종의 마음이 없어졌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 마음 대신에 다음 대권을 이어줄 세자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옥정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화해된 남인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가 않았겠죠. 그 와중에 어쩌면 인현왕후의 죽음은 가뜩이나 위기에 몰려있던 남인들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타계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드라마 <동이>에서 장옥정의 캐릭터는 분명 새롭게 탄생된 모습이라 할 수 있어 보이더군요. 앞으로 희빈이 된 장옥정과 숙원이 된 동이와의 정치적 대립이 그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남인의 수장인 오태석 대감의 말이 의미있게 들리더군요. "마마를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은 마마께서 이곳의 주인일 때 가능한 것입니다. 그것이 정치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마마께서 홀로 짐을 지고 가셔야 할 듯 합니다. 남인들의 목숨이 부지되어야 마마께 다음이라는 기회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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