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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동이, 옥정의 배신으로 허물어진 숙종 - 결국엔?

by 뷰티살롱 2010.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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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대치상황이 끝이나고 죄지은 사람들은 죄를 받게 된 모습을 보였던 MBC 드라마 <동이> 37화에서는 허물어져 버린 중전 장옥정(이소연)의 절망과 다시 중전으로 복위되는 인현왕후(박하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등록유호 유출사건으로 인해 중전의 자리를 지키던 장옥정은 그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끝까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느닺없이 등장한 숙종(지진희)에게 자신은 모르쇠를 연발하며 모든 것은 동이(한효주)의 음모이자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서인과 폐위된 인현왕후의 계략이라고 발버둥을 치죠. 그런 옥정에 숙종은 울먹이며 그만 하자며 호통을 칩니다.

37회차에서는 시청자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있었던 장옥정의 하락을 보게 된 회차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모략과 간계로 거침없이 승승장구(?)하던 장옥정의 모습을 시청하면서 한편으로는 답답함이 엿보이던 사건의 진행이 일순간에 해결이 되는 순간이기도 했었습니다. 드라마 동이 37회에서의 주인공은 내명부의 권력이 이동하게 되는 장옥정의 추락과 승은상궁인 동이의 승리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남자여서일까 싶기도 한데, 장옥정의 죄가 입증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한편으로 동이가 완승을 거두게 되는 등록유초 유출사건의 결말을 보면서 내심으로 주인공 동이나 중전인 장옥정보다 왕이었던 숙종이 더 시선을 빼앗은 모습이었습니다(이미 이같은 분위기의 포스팅을 한차례 발행하긴 했었는데, 주요 내용을 동이와 장옥정에 맞추어 쓰다보니 숙종의 마음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들었던 발행글이었습니다).


워낙에 기다리던 장옥정의 몰락이었던지 역시나 숙종의 비애에 대한 글들은 없는 듯 보여지더군요. 그래서 37회에서 엿보였던 숙종의 비애에 대해서 써볼 욕심이 생기더군요.

숙종에게 장옥정이라는 여인은 조선의 국모이기 이전에 어쩌면 한명의 여자였을 뿐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같은 감흥은 이미 포스팅한 바 있었던 글에서 소개되었듯이 숙종이 궁중전으로 나아가 동이에게 고초병을 집어던지며 발악하는 과정을 보면서 그만하자 옥정아 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죠. 그리고 옥정에게 더이상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보기가 싫다고 말했습니다.

궁에서 벌어지고 있는 남인과 서인의 대치는 크게 인현왕후와 장옥정이라는 내명부의 최고 지휘부를 통해 표면화되어 나타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남인의 기용은 숙종에게 국가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자 하는 취지였었죠. 또한 국방을 굳건하게 만듬으로써 부국강병의 조선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했었죠. 옥정을 어여삐여기었던 것 또한 드라마 <동이>에서는 옥정의 영민함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숙종에게 옥정은 자신을 꿈을 함께 꿀 수 있다고 확신한 한 여인이었고, 그 꿈을 함께 실현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여인이었죠. 그렇기에 어쩌면 인현왕후의 고변이 있음에도 장옥정의 변론으로 도리어 인현왕후를 폐서인 시켰습니다. 인현왕후와 장옥정이라는 두 사람에 대한 믿음에 대한 깊이가 다르게 표현되었던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인현왕후의 폐위때와는 달리 등록유초 사건에서 장옥정은 무고는 뒤엎을 수 있는 변론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확고한 증거가 있었던 셈이죠. 과거 중전이었던 인현왕후를 내쳤던 때에도 장옥정의 변론으로 인해 오히려 숙종은 장옥정의 손을 들어주었을 만큼 옥정에 대한 숙종의 믿음은 깊이가 남달랐다 할 수 있었습니다.

동이는 완벽한 증거를 통해 도저히 발을 뺄수 없게끔 장옥정이 죄를 밝혀냈습니다. 그렇지만 그 완벽한 증거로 인해 숙종의 믿음은 허물어져 버렸습니다. 궁궐에서 동이는 정원에 홀로 남아있는 숙종에게 다가가지 않았죠. 이 순간 가장 슬픈 사람은 다름아닌 숙종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함을 알았던 것이었습니다.


등록유초 사건을 통해 장옥정의 유죄를 입증한 37회차를 보면서 어쩌면 정말로 숙종이 총애하고 사랑했던 사람은 다름아닌 동이가 아닌 장옥정이라는 여인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믿음의 깊이가 깊을수록 분노는 커지기 마련이죠. 1차적으로 숙종은 장옥정으로부터 유죄의 말을 들었습니다. 옥정은 스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며 앞으로도 그리 할 것이라고 말하죠.

왕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여인이 그토록 황망한 사건을 만들어내도록 한 데에는 왕인 자신에게 가장 큰 허물이라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싶더군요. 장옥정의 유죄가 드러나게 되지만, 숙종은 끝내 자신의 여인을 내치지는 못합니다. 그것이 세자의 모후라는 관계에서가 아니라 일종의 숙종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을 다시한번 품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한 취지로 폐위된 인현왕후를 다시 중전으로 복위시키며 장옥정은 희빈으로 강등시키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잘못이라 할 수 있겠지만, 장옥정이라는 여인을 바라보는 숙종은 옛날이나 죄를 지은 지금이나 자신의 처음 사랑이었다고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그러한 숙종의 마음을 알고 있었겠지만, 옥정또한 자신이 걸어온 길이 더이상 뒤돌아 갈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특히 권력에 대한 야심은 전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을 터이지요. 희빈으로 강등이 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중전과 맞서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역사에 열려진 것처럼 인현왕후의 죽음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사서에서 알려진 것처럼 숙빈 최씨는 영조의 모후입니다. 그럼에도 숙빈 최씨는 왕의 어머니라는 칭호에 걸맞게 왕후의 칭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는 숙종이 새로이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었죠. 장옥정을 사사한 숙종은 궁녀출신이 왕비에 오르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어쩌면 권력의 맛을 알게 되면서 조정대신들과 결탁해 끊임없이 분란을 일으켰던 내명부의 여인들이 권력에 물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사랑한 동이가 권력의 놀음에 뒤섞이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곁에만 남아있어 주기를 바랬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이미 그토록 사랑하고 믿었던 옥정에게 잊을 수 없는 배신을 겪었던 숙종이었기에 말입니다.

드라마 <동이>에서 중전으로 복위가 임박해진 인현왕후와 그로인해 희빈으로 강등하게 된 장옥정, 중전의 자리로 돌아오게 된 인현왕후는 장옥정과 맞설수 있도록 동이에게 숙원의 자리를 주게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본격적인 두 사람, 동이와 장옥정의 맞대결이 시작되게 된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두 사람의 맞대결로 가장 마음이 아픈 사람은 바로 숙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영민함으로 자신의 꿈을 함께 꿀 수 있다고 믿었기에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궁의 자리에 앉혔던 여인이고 또 한사람은 골치아픈 궁궐에서의 권력다툼에서 오아시스 같은 웃음을 찾아주었던 여인입니다.

자신을 밀어주던 남인들에게조차 배신당한 장옥정이 몰락은 한편으로 그동안 자행해온 일련의 모략이 일순간에 들추어지면서 통쾌한 모습이기도 했었지만, 왕인 숙종 또한 배신으로 인해 완전히 허물어지는 듯한 모습이어서 마음이 아프게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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