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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신데렐라언니, 효선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

by 뷰티살롱 2010.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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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KBS2의 <신데렐라언니>는 마치 한편의 심리스릴러 극을 보는 듯한 모습이 아닐수 없습니다. 등장인물의 절제된 대사처리와 극의 흐름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죠. 흔히 동화 <신데렐라>를 현대판으로 등장시켜 놓은 것이라, 그 주인공을 왕자와 행복하게 살게 되는 신데렐라에 맞춘 것이 아닌 계모의 딸인 신데렐라언니에 맞춘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상황전개와 인물들의 심리를 교묘하고 영리하게 각색해 놓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11회에서는 그동안 지지부진해 있던 효선(서우)의 변화가 드두러진 모습이었습니다. 어린 소녀에 불과해 보였던 효선은 그제서야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 놓았다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대성참도가에서 누구 하나 효선에게 미움을 주지 않았던 모습이 밝혀졌죠. 마냥 착하기 때문에? 라는 공식보다는 구체적인 무언가가 있었기에 사랑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11회에서는 그같은 효선이 사랑받는 아이가 된 이유를 설명해놓고 있습니다.

대성참도가에서 구대성(김갑수)의 죽음은 사건의 시작을 알린 신호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주류업계인 홍주가에서 교묘하게 쳐놓은 덫에 걸려 결국 대성은 죽음을 맞게 되지만, 쉽게 홍주가로 넘어가게 되지는 않았죠. 기훈(천정명)의 배짱교섭으로 시간을 벌어놓은 것도 있지만, 언제고 홍주가는 대성도가를 삼켜버릴 듯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홍주가와 대성도가의 힘겨루기는 뒤로 하고 정작 대성참도가 내부에서의 변화는 파란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해 보입니다. 그동안 현모양처에 자애롭게만 보이던 강숙(이미숙)의 변신은 가장 큰 핵폭탄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잔잔하던 대성도가에 돌을 던져 파란을 일으킨 것이나 다름없었죠. 먼저 강숙은 부엌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와 할머니를 내치고, 효선의 삼촌까지 대성도가를 떠나도록 엄포를 놓습니다. 그리고 대성의 딸인 효선에게 더이상 사랑스런 눈길을 보내지 않습니다. 강숙이 변신은 드라마가 본격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로 들어가는 듯한 모습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강숙의 변신에 이어 당혹스러운 것은 다름아닌 효선의 속마음이었습니다. 간혹 은조(문근영)에게 꺼져버리라는 둥,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내뱉던 효선은 어찌보면 어린아이의 투정이나 다를바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투정부리는 아이 효선, 울음을 그치지 않은 아이 효선을 보면서 사랑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강숙의 말처럼 "징그러운" 느낌이 들 때가 있기도 했습니다. 소위 말해서 어린아이가 투정을 부리며 생떼를 쓰는 것이 처음에는 귀여운 모습이겠지만, 장시간 지나다보면 짜증스러운 것과 같다고나 할까 싶습니다.


그런데, 효선의 그같은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이 등장했습니다. 강숙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계속적으로 강숙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효선에게 은조는 잠깐이라도 피해있으라고 짜증스럽게 말합니다. 그런 은조에게 효선은 <내가 어린아이야>라고 대답하죠. 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죠. 효선은 어머니인 강숙의 본심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버지 대성의 앞에서 자신을 대하는 것과 대성이 없었을 때에 자신을 대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효선 또한 알고 있었던 것이었죠. 대성이 강숙의 본심을 알고 있듯이 말입니다. 효선의 그같은 말에 그동안 효선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던 철부지 같은 인상이 뒤바뀌고 말았습니다. 그보다 효선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그제서야 알았다고나 할까 싶더군요.

드라마 <신데렐라언니>에서는 이유가 어찌되었던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아이는 효선이고, 미움을 받는 아이는 은조입니다. 대성참도가 사장인 대성의 죽음과 함께 누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일꾼들을 내친 것은 다름아닌 은조였죠. 할일없이 손놓고 있는 일꾼들에게 미운털박히는 말로 카랑카랑하게 그만두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으니까요. 집안 어르신들에게도 은조의 행동은 사랑받는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돈을 빌려준 어른들을 모아놓고 일본 납품건에 대해서 얘기하다 절반을 자신이 다 마셔버렸다는 말로 빌려준 돈을 갚을 수 없다는 전제를 못박고 있었으니 누구하나 사랑을 줄 캐릭터는 아니었겠죠.

그런데 은조와는 달리 효선은 어떠했을까요. 화가 난 어르신들이나 사람들에게 먹걸리를 함께 마시며 사람의 마음을 풀어줍니다. 분명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지만 먼저 자신을 낮추고 사람들을 대했던 것이었죠. 처음으로 은조가 대성도가에 들어왔을 때에도 효선아버지인 대성은 도가의 사람들을 한자리에 무릎끓려놓고 빗어놓은 술독을 망치로 깨부수며 <이딴건 술도 아니다>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화를 추수렸던 이가 다름아닌 효선이었죠.

어찌보면 효선의 행동은 철부지 어린아이의 행동같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 보였지만, 은조에게 이미 어머니의 행동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는 철부지 아이가 아니었다는 것을 실감케 합니다. 은조는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며 행동하지는 않지만, 효선은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접근합니다. 강숙의 본심을 알고 있었음에도 언젠가는 자신을 사랑하게 될것임을 믿고 있었던 것이었죠.


은조는 효선의 그같은 속마음을 알게 되고 강숙에게 모든 사실을 가르쳐주면서 더이상 죄짓지 말자고 말합니다. 자신들이 독하게 마음먹고 단지 뽑아먹을 게 많기에 효선부녀에게 빌붙어있는 것은 지옥가는 것을 떠나서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말로 못할짓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효선부녀같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고 말이죠. 자신들이 모든것을 내어주면서까지 함께 있기를 청하는데, 그것을 이용하는 것은 지옥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은조의 당혹스러움을 뒤로 하고 효선의 시선을 따라가 보도록 할까요?
아버지 구대성과 대성도가에서 커온 효선은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커온 아이였습니다. 아버지 대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지만, 실상 효선은 어머니의 사랑인 자애로움을 받지는 못했을 거라 여겨집니다. 그도 그럴것이 대성도가라는 탁주를 만드는 집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있는 구대성은 철두철미하면서도 엄하게 집안을 꾸려갔을 거라 짐작이 됩니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효선은 강숙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손길을 잊지 못하는 것이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사람들에게 사람받는 방법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겁니다. 효선은 대성도가의 사람들에게 스스로에게 낮춤으로써 그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이겠죠. 효선이 어린아이처럼 먼저 다가선다 해서 효선을 업신여기거나 하찮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가 효선의 아버지 대성의 밑에서 생활했기 때문이었죠. 어찌보면 자신들과 어울리지 못할 부류의 한단계 상류의 사람들이라 할 수 있었겠지만, 효선은 스스로 상류의 삶을 살기보다는 하류층으로 자신 스스로가 내려앉았던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상처내게 하는 행동이나 말들은 언제나 있기 마련입니다. 효선 또한 그런 삶을 살아왔었다고 할 수 있겠죠. 부엌아주머니나 할머니에게도 어느 한순간은 구박을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바쁘고 속상한테 어린 계집아이가 옆에서 귀찮게 군다면 큰소리 내지 않았을까요? 그런데도 효선은 어린 시절 큰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럴때마다 남모르게 자신의 답답한 가슴을 치면서 울기를 수백번 쳤을 겁니다. 마치 은조와 대화를 나누면서 마당으로 나서며 자신의 답답한 가슴을 쳤던 것처럼 말이죠.

효선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어쩌면 부단하게 자신을 낮추고, 먼저 자기자신이 다가서는 발걸음에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는 강숙에게 계속해서 구박을 받으면서도 가까이 다가가려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효선이나 구대성은 두려움을 지니고 있던 캐릭터들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어쩌면 효선의 엄마이자 대성의 부인이겠지요. 대성과 효선이 말한 <버리지만 마>라는 대사에는 이같은 효선의 생모에 대한 미스테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한번 사람에게 상처받은 마음은 사람에게서 치유할 수있다는 것처럼 효선은 자신을 버린 생모의 사랑을 대성도가의 사람들, 그리고 은조의 생모인 강숙에게서 찾으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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