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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로 방송되고 있는 KBS2의 <신데렐라언니>(이하 신언니)는 국민여동생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문근영의 열연이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문근영의 깊은 내면연기는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슬픔을 보여주고 있죠. 그렇지만 <신언니>의 인기는 문근영의 열연만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보여집니다. 주인공인 은조 역을 절절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문근영 외에도 <신언니>는 중견연기자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보여집니다. 흔히 인기드라마의 스포트라이트는 극중 주인공을 맡게되는 젊은 연기자들에게 돌아가는 모습이 다분합니다. 과거에 방송되었던 <카인과 아벨>이라는 SBS의 드라마는 소간지라는 소지섭이라는 단 한명의 배우를 위해 준비되었던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1인 주인공의 비중을 높여놓았었습니다. 그리고 <신언니>이전에 방송되었던 <아이리스>는 이병헌에 의한 드라마였다고 해도 될법해 보이기도 했었습니다.
<추노>의 뒤를 이어 방송하고 있는 <신언니>에는 4명의 젊은 주인공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은조, 효선(서우), 기훈(천정명) 그리고 정우(택연)이죠. 이들 네명의 젊은 배우들에 의해 주도되는 드라마일 것이라는 데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겠지요. 그렇지만 극중 대성도가의 주인인 구대성(김갑수)이 죽음에 이르는 10회까지의 흐름에서 4명의 남녀주인공들보다 더 큰 무게중심을 실고 있는 캐릭터들이 있다면 바로 구대성과 송강숙(이미숙)이 아닐까 싶어 보였습니다.
완전하게 <신언니>가 신데렐라라는 동화적인 배경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프롤로그로 보여지기도 하죠. 흔히 알고 있는 동화속 신데렐라는 계모에게 구박받고 계모의 친딸에게도 놀림을 당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다 착한 마녀의 도움으로 무도회에 갈 수 있게 되고 거기에서 구두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루밤 무도회에서 신데렐라와 춤을 춘 왕자는 벗겨진 신데렐라의 신발을 찾아 나라전체를 이잡듯이 뒤지게 되고 결국 신데렐라를 찾게 되어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내용이죠. 계모와 계모의 딸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는 동화 신데렐라의 이야기라면 드라마 <신언니>에서의 배경은 비로소 구대성이 죽음을 맞게 됨으로써 본격적인 동화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보여지기도 합니다.
자신의 마음과는 반대로 효선에게 강하게 되는 길이 살아남는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은조가 송강숙이 지배하는 대성참도가라는 집안을 어떻게 다시 부활시켜나갈 것인지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그와 함께 신데렐라의 효선이 계모의 구박과 은조의 냉담해져가는 시선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보여집니다.
본격적인 마음씨나쁜 계모역의 송강숙의 변신은 어찌보면 <신언니>가 보다 더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를 쥐고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 보이더군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보지 않은 것이 없을 만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송강숙에게 인생의 전부는 돈에 있어 보입니다. 나이가 먹고 편히 먹고살기 위해서 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특히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라면 가차없이 없애버리고 마는 냉혈한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가 송강숙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간 대성도가에 은조와 함께 들어와 살고 있었지만, 도가의 주인은 송강숙이 아닌 구대성이였습니다. 집안에 들고나는 모든 것들이 구대성의 손을 거쳐서 이루어졌기에 송강숙은 대성도가의 안방마님이 되었기는 했었지만, 자신의 뜻대로 모든 것을 바꾸지는 못했었었죠.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은 많았었지만, 마음씨 착한 영감(대성)때문에 부엌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나 혹은 효선의 삼촌도 대성도가에 머무는 것을 보고만 있었던 것이었죠. 그런데 대성이 죽고나서야 송강숙은 자신의 본색을 만천하에 드러내놓고 대성도가를 활보합니다. 가장 먼저 부엌에서 일하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를 가차없이 도가에서 내보냈죠. 그리고 대성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어 효선의 삼촌까지도 집에서 나갈것을 단호하게 말합니다.
대성이 생존했을 당시에는 현모양처의 모습으로 자신의 본심을 숨기며 대성참도가의 돈을 조금씩 빼돌리는데에 만족했었지만, 대성이 죽고 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송강숙의 본심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장 큰 희생양이 어쩌면 효선일겁니다. 친딸이 아닌 효선을 바라보는 송강숙의 눈초리가 너무도 매섭게만 보이더군요. 하지만 엄마의 그같은 모습을 바라보는 은조 또한 또다른 희생양이 아닐까 싶어보였죠.
강숙의 효선에 대한 계모의 본색은 동화속에 등장하는 신데렐라의 계모와 싱크로율 100%을 보여주던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부엌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을 내보내자, 효선이 강숙에게 그들을 내보내지 말라며, 자신이 낳을 때부터 대성도가에 있었던 어머니나 다름없는 분들이라고 말하자, 강숙은 태연스럽게 효선에게 그럼 너도 같이 나가 라고 말합니다. 흐느껴우는 효선에게 역성을 내면서 울지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태연스럽게 말하는 모습에서는 소름이 돋더군요.
만화영화 중에 <에반겔리온>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외계생명체(기계로봇처럼 보이죠)와 인간이 융합되어 정신적으로 합체되어 싸우는 내용인데, 기계와 인간이 일체화되지 못하면 폭주하게 되어 인간도 죽고 기계또한 죽게 되는 내용이죠. <신언니>를 시청하면서 강숙역을 연기하는 이미숙씨를 보면서 마치 동화속에 등장하는 실제 신데렐라의 계모가 살아움직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섬뜩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중견배우들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데에는 스타성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있기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언니>에서 효선의 앞길은 암울하기만 할 것입니다. 온실속의 화초처럼 커온 공주였지만, 일순간에 대성도가에서 미운오리새끼 신세가 된 모습이니까요. 더군다나 엄마인 송강숙은 과거보다 더 독해지고 효선에게 모질게 대할 듯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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