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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신데렐라언니, 은조의 소리없는 슬픔에 눈물짓다

by 뷰티살롱 2010.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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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인 KBS2 채널의 <신데렐라언니>가 드디어 눈물샘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숨죽이며 사람을 멀리하던 은조가 의붓아버지인 구대성(김갑수)의 죽음으로 목이 메이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실낫같던 희망을 품고 대성참도가는 땅에 쳐박혔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일본으로의 해외 판도를 개척해 나가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게 되면 자연적으로 한국시장에서도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으로 말이죠.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대성참도가의 주인인 대성은 한번 쓰러지게 되었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었죠. 하지만 2차 사건은 결국 구대성의 죽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본시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던 은조(문근영)와 효선(서우), 기훈(천정명)은 홍주가의 장남인 기정(고세원)의 계략앞에 무너져 버렸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무너져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훈의 노력으로 홍주가 홍회장(최일화)의 자금으로 탁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일단은 숨을 들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권으로의 자금을 융자받아 탁주를 생산했으니 기간내에 자금을 갚게 된다면 홍주가로 모든 실권을 빼앗기지는 않을수도 있는 또다른 시련이 남아있는 셈이 되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일본 바이어가 다름아닌 유령회사였다는  것과 그것을 사주한 사람이 다름아닌 홍주가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대성이 듣게 되고, 그 충격으로 대성은 쓰러졌습니다. 기훈과 기정의 전화를 통해 사실을 알게 된 대성은 사건이 홍주가의 계략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며, 기훈역시 그 일에 동참하고 있었던 것으로 오인하게 되었습니다. 어릴때부터 믿었던 기훈의 배신은 쇄약해져 있는 대성에게 너무도 큰 아픔이자 충격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설령 기훈이 사건에 깊게 연류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신데렐라언니>라는 드라마 속에서 전개되었던 과정을 살펴보면 경쟁회사인 홍주가의 아들이라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던 대성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기훈의 전화를 엿듣게 된 대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과 충격을 받았던 것이겠지요.

대성의 죽음은 대성참도가에 파란이 일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 파란의 중심에는 어쩌면 안주인인 강숙(이미숙)에게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장씨와의 결별을 돈으로 해결했던 강숙에게 대성참도가는 자신의 모든것을 걸고 시작하려는 출발점이나 다름없었던 곳이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대성의 죽음으로 그 시작점이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게 된 셈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대성도가의 이미지를 이끌었던 은조가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대성도가의 주인은 오래전부터 구대성이란 남자였습니다. 그런데 대성이 없는 대성참도가가 은조 하나만으로 얼마나 존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은조가 아닌 자신의 것이어야 그러한 의문스러움과 안심을 찾을 것으로 보여지겠지요. 때문에 어쩌면 기존처럼 효선에 대해 자애롭지도 않는 모습을 보일 듯해 보입니다. 대성참도가의 주춧돌 하나, 자갈 하나라도 자신의 것으로 해야만 강숙의 마음은 안심하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예측으로 본다면 강숙의 본심은 결국 사랑이 아닌 자신의 삶을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울타리가 필요했던 것이었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런 어머니인 강숙을 보면서 친딸인 은조는 어린 시절을 살아왔죠. 어찌보면 은조를 위해서 목숨까지도 버릴 수 있다고 말하는 강숙은 은조를 통해서 자신의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 대리만족을 느끼는 캐릭터였을수도 있어 보입니다. 심리학의 말을 빌어본다면 분리장애라고 하는 것과 같아보이기도 합니다. 은조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으로 인식하고 떨어질 수 없는 일종의 정신적 장애라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대성의 죽음으로 효선과 강숙은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아닌 일종의 쓸모없어진 아이와 상관없어져 버린 어른의 관계가 되어버리는 것이 될 수 있겠죠. 그렇지만 대성참도가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홍주가로 넘어가버린 상황은 아닙니다. 대출을 받아 쌀을 사서 탁주를 만들고 일본으로 수출하게 되었고, 그 수출이라는 것이 결국 사기라는 것이 되어 버렸지만, 완전히 대성도가가 무너져버린 것은 아닙니다. 시한부조의 기간이 남아있게 된 셈이 되었죠. 그 시한부 기간동안 대성도가의 빚을 청산하고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 한복판에 은조라는 아이가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의붓 아버지이지만 은조에게는 세상에서 처음으로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해 주었던 사람,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었던 이가 대성이라는 아버지였죠. 세상에는 피해를 주는 사람과 불필요한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고마운 사람이 있다는 것,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 준이가 다름아닌 대성이라는 의붓 아버지였습니다.


일본으로 탁주를 보내고 난 이후 대성과 은조, 효선, 기훈은 술을 마시게 됩니다. 대성의 몸을 걱정하는 은조는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술을 효선과 나누어 마십니다. 대성에게 말을 못했지만, 그 장면을 보면서, 비록 친남매는 아니지만 효선을 자신의 친동생으로 인정해주며 아버지인 대성의 곁에 있겠다는 무언의 표현같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효선은 그런 은조가 무섭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자신의 감정따위는 버릴 수 있을만큼 비정한 은조가 점차 자신의 아버지조차 빼앗아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일어던 듯 보였죠.

두 자매는 자신들의 속마음을 술로 이야기했습니다. 은조를 죽이고 싶다는 효선과, 효선에게 그렇게 자신없냐는 말을 건내는 은조. 은조의 그같은 말은 마치 의붓아버지 대성이 지난날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던 모습이었습니다. 기훈이 떠나고 혼자라고 느끼며 대성도가를 떠나려던 은조를 잡은 것은 대성이었습니다. 그리고 <떠날준비가 되면 보내주겠다>라고 했었죠. 은조의 말은 효선에게 <그렇게 내가 싫다면 자신있게 나를 넘어봐. 그럼 내가 떠나줄께>라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대성의 친딸인 효선은 아직까지도 꿈속에서 살고 있는 공주님과도 같은 철부지에 불과합니다. 비록 은조로 인해서 하나하나씩 대성도가의 일을 배워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효선은 어리광부리는 철부지 어린 소녀에 불과합니다. 구대성이라는 커다란 울타리가 있어서 그동안은 어렵지 않게 살아왔다지만 여전히  세상을 모르는 어린 아이에 불과한 모습입니다. 그런 효선을 향해서 기훈도 <빨리 어른이 되라>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효선과 은조의 삶은 너무도 다른 삶이었습니다. 은조의 삶이 어둠이었다면 효선의 삶은 밝음이자 양지였죠. 그런데 은조를 밝음으로 이끌어준 이가 대성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효선과 같이 양지로 인도해주지는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알게 해준, 사람을 알게 해준 대성에게 은조는 빚을 진 것이나 다름없겠죠. 죽음에 이르기까지 은조는 대성에게 아버지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버지라는 말이 입천장까지 이르렀지만 차마 그 단어는 입술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말았죠. 아버지라는, 대성이라는 존재는 그렇게 은조에게 너무도 거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주고 떠난 것이었습니다.

대성이 떠난 대성참도가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올 듯해 보입니다. 강숙의 싸늘함은 외톨이가 된 효선을 구박하게 될 것이고, 그런 효선을 바라보는 은조는 결국 대성의 딸이라서 마음아파하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효선을 감싸안으면 감싸안을수록 강숙의 모진 구박은 거세어질 것이고, 그 악행의 시작을 자신이 짊어지게 될 듯해 보입니다.

병원 계단으로 내리며 걷는 은조의 다리에는 힘이 빠져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순간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립니다. 대성이라는 의붓아버지는 어느새인가 은조의 마음속에 아버지 그 이상의 존재로 자리했던 까닭이었죠. 은조의 소리없는 오열을 보면서 가슴이 메어지는 듯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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