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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KBS2 채널의 <수상한 삼형제>를 보면 말년의 노부부인 김순경(박인환)과 전과자(이효춘)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그들 부부를 노부부라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젊어 보이는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큰 아들이 40세를 넘긴 상태고 둘째아들이 30대 후반에 막내아들은 30대 초중반이라는 설정을 감안해 본다면 적어도 70세 가량은 되어 보이니까요. 그런데 이제 막 경찰직에서 은퇴했다는 설정이니 그보다는 적은 나이겠지요?).
얼마전에 김순경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출하게 된 상황에서 조기은퇴를 결심하게 되었죠. 사실 뇌물이라고 해야 노점상 할머니가 억지로 호주머니에 쑤셔준 귤 2개가 전부였었지만, 그것이 카메라에 찍혀 빼도박도 못하게 된 증거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어찌되었건 김순경은 경찰직을 떠나게 되고, 집에서 지내게 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이라는 직장의 일밖에는 모르던 김순경에게 집에서의 생활은 낯설기만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인인 전과자에게 밥통 사용설명을 듣는 것부터 시작해서 밥상을 스스로 차려먹는 방법 등을 배우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해 보였습니다. 물론 둘째며느리인 도우미(김희정)이 집안살림을 꾸려가기는 했었지만, 둘째아들인 현찰(오대규)는 집을 나가서 장모집에 얹혀사는 처지가 되어 보쌈집을 개업한 상태였죠.
반평생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안에 들어서게 된 김순경은 집안 이곳저곳을 뒤적이며 부인인 전과자에게 훈수를 두기 시작하죠. 냉장고 정리, 밥은 안주는 거냐는 둥 어찌보면 안주인인 부인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남편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흔히 <늙어서 보자>라는 말이 선뜻 생각이 나더군요. 결혼한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놓고 볼때, 신혼 초에서 중반까지는 가정내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은 대체적으로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남자에게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야 여성들의 사회적인 일자리 창출이 많이 늘어나있는 상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흔히 결혼하게 되면 가정은 여자가 경제력은 남자라는 공식이 성립이 됩니다. 이는 다시 말해서 남자는 밖에 나가서 일을 해 돈을 벌어오는 경제적 지원자이며, 여자의 경우에는 내조를 통해 남자를 성공시키고 가정을 꾸려가는 안으로의 지원자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기에 안과 밖의 활동영역을 지닌 남자와 여자의 결혼생활이 출발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그런데 흔히 부부싸움을 하고 속된말로 농담이라고 해야 할까요. 분을 삭히지 못하고 친구나 이웃 아주머니들에게 하는 농담들 중에 <늙어서 고생>이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전과자와 김순경 부부의 모습을 보니 실감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성과 여성은 점차 성향이 뒤바뀐다고들 합니다. 남성은 점차 여성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화되어 간다고들 합니다. 어찌보면 이러한 성향의 변화는 사회적인 활동성을 두고 하는 말인듯 보여집니다. 남성은 중년이 지날때까지 자신의 바운더리인 직장과 집, 두 세계에서 오가는 생활을 하게 되죠. 그 때문에 중년까지는 사회적으로 밖에서 활동적이 되지만, 정작 직장을 은퇴하게 되는 말년이 되게 되면 그동안 자신이 몸담았던 세상은 단절되게 되는 듯합니다. 즉 집과 직장에서 직장이 없어지게 되면 자연적으로 집밖에는 남지 않게 되는 것이죠.
그렇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집, 가정이라는 세상에서 살아가지만, 이웃주민과 사회적인 활동이 점차 왕성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작게는 동네 주민들과의 교류에서 시작해서 아이가 생기면 학교라는 조직체안에서 학부모의 모임 등 영역이 다양하게 변해가게 되죠.
전과자와 김순경 부부의 모습을 보게되면 실직한 김순경은 집안에 있게 되고, 그것이 부인인 전과자에게는 마치 감옥생활같다고 표현합니다. 남편이 집안에 들어앉은 것이 마치 감시당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돌이켜 볼때, 집이라는 구획은 부인인 전과자에게 자신만의 공간이었던 셈이었을 까 싶어 보였죠. 출근을 한 남편이 없는 집안에서 자신이 세계였다고나 할까요? 사실 집안의 중대사에 대해서 경찰직에 있던 남편 김순경의 파워는 높았었지만, 실직과 함께 부인인 전과자의 힘이 집안에서 우세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에는 경제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실직을 함과 동시에 집안에서의 경제력 지원이 끊긴 상황이기 때문에 부인인 전과자는 남편의 모습이 작게만 보였나 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들이 공감이 되기도 하더군요. 몇년 전 일을 그만두시게 된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어쩌면 TV드라마에 등장하는 전과자와 김순경의 모습과 매칭이 되기도 해 보였습니다. 큰소리나게 싸우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경우에는 아버지가 낮에 밖에서 활동하시는 것을 권하시는 눈치를 보이시거든요. 집안에 틀어박혀 있기보다는 산에라도 갔다오라는 것이죠. 건강을 생각해서 하시는 말씀이기는 하지만, 남자가 집안에 있게 되면 여자로써는 갑갑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시더군요. 남들이 보기에는 동네에서 행복해 보이는 부부로 통하는 부모님이지만, 실제적으로 집에서의 남자와 여자라는 느낌이 그런가봅니다.
실직한 김순경과 전과자의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시청하시면서 부모님들이 오랜만에 웃으시더군요. 꼭 자기이야기 같다고 하시면서 말이죠. 경찰직에서 조기 은퇴를 한 김순경과 전과자의 모습이 부모님의 눈에 보기에는 현실성이 있었던 모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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