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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추노, 왜 대길은 포로가 되었을까?

by 뷰티살롱 2010.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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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추노>가 본격적인 반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간 듯한 모습입니다. 이루려는 자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자들의 숨가힐 듯한 기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원손을 등에 업고 반정을 꿈꾸던 송태하(오지호) 일행에게 난항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다름아닌 송태하를 막아서는 황철웅(이종혁)이 있기 때문이죠. 팔도를 돌아 자신들의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길을 떠났던 송태하 휘하의 부하들이 하나둘씩 황철웅에 의해 제거되었고, 송태하는 자신의 부하들이 죽은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추노꾼으로 10여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낸 이대길(장혁) 또한 송태하와 마찬가지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오른팔과 왼팔이라 할 수 있는 최장군(한정수)과 왕손이(김지석)가 행방불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이대길 또한 외톨이로 전락한 상황이죠. 황철웅에게 최장군과 왕손이가 칼에 맞았지만 이대길은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죠. 단지 자신을 쫓지 말라는 송태하의 편지를 보고, 송태하가 있는 사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찾아헤매던 언년이와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언년이, 혜원(이다해)으로 이름을 바꾸고 양반이 된 언년이는 대길을 보며 눈물로 살아있음을 감사하지만, 대길은 예전의 대길이 아니었습니다. 한낱 노비따위가... 라는 말을 내뱉으며 언년이를 노비부르듯이 대했기 때문이죠. 때를 같이해서 송태하 또한 사원으로 돌아와 대길과 맞닫뜨리게 되었죠. 대길과 송태하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사람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을 안고 있는데, 자신의 복수심이나 영리를 위해서 서로에게 칼을 들이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대길은 추노질을 하면서 최장군, 왕손이와 생사를 함께 하며 그야말로 가족같은 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런 두 사람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으니 답답함을 떠나서 이성을 마비시키고도 남음이 있을 듯해 보입니다. 죽었다면 시체라도 있을 곳을 알고 있으면 좋으련면 알수 있는 사람이 없었죠. 단지 서신 한장에 적혀진 송태하라는 이름하나만으로 왕손이와 최장군을 죽인 사람이 송태하라 믿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그렇지만 송태하와의 대결에서 어쩌면 한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된 듯 보여집니다. 과연 송태하가 그들을 죽였을까 하는 의문점이겠지요.


송태하는 자신의 부하들을 죽인 사람이 대길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왜 죽였나 라는 물음에 대해서 대길의 입에서는 죽였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죠. 왜냐하면 대길이도 송태하에게 최장군과 왕손이의 행방에 대해서 묻기위해 찾아온 것이었기 때문에 부하들의 사인에 대해서 알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송태하는 대길에게 붙잡히게 되는데,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과 세상은 바꾸지 않는다는 두개의 세계관이 대길과 송태하라는 인물에게서 선문답으로 교차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과거 양반신분을 지녔던 대길은 언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만, 신분의 벽에 막혀 함께 있을 수 없었습니다. 단지 대길의 곁에 언년이를 두었던 것이었을뿐 자신의 정인으로 혼인까지는 할 수 없었습니다. 양반이었던 대길에게 세상은 신분이 없는 세상이길 바랬고, 그런 자신의 마음을 언년이에게 얘기했었습니다. 다 싫구나 라고 말이죠.


그런 이대길이 추노꾼이 되고나서는 세계관은 뒤집어 져 버렸죠. 노비는 노비일뿐 그 이상도 아니다라고 말이죠. 도망노비를 추쇄해서 제자리를 찾아 돌려놓는다는 게 대길의 인생관이자 세계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였죠.

그렇지만 그에 비해 송태하는 세상은 변한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가, 혹은 가까운 사람이 변화시키면 세상은 결국에는 변화된다는 것이었죠. 그렇지만 대길에 의해 혜원의 신분을 듣게 되면서 자신이 말하는 세상이 변하는 것에 대한 부정을 하게 됩니다. 신분이 지엄하거늘....이란 반상의 법도가 바로서야 한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보입니다. 마치 대길과 태하의 세계관이 뒤죽박죽 뒤섞인 모습이라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도망노비였던 송태하는 자신이 아직도 여전히 양반이라는 신분세계에 서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마에 낙인이 새겨져 있음에도 양반의 모양새를 버릴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송태하와 대길의 관념이 교차된 데에서 적잖게나마 드라마 <추노>에서 이야기하는 노비라는 신분제도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 보여졌습니다. 이야기의 논제가 다른 곳으로 흐른 경향이 있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 송태하를 붙잡은 이대길은 오포교(이한위)에게 송태하를 인계하지만, 자신에게 직접 내린 높으신 양반을 직접 만나야 한다며 으름장을 놓습니다. 왜 였을까요. 굳이 말하자면 선금을 5천냥까지 받아내면서 달포라는 시간안에 송태하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도 이유일 수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가족과도 같았던 최장군과 왕손이의 거처를 알아내기 위함으로 보여졌습니다. 송태하에 의해 죽음을 당하지 않았다면 과연 누가 왕손이와 최장군을 죽였을까 하는 것이 여전히 의문이었겠지요.

이는 붙잡힌 송태하도 이대길이 왜 자신을 그토록 쫓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라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영의정에 의해 이대길이 쫓는 것이라 단정할 수 있을 것이지만, 혜원이라는 여인에게서 전이된 대길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어떤 이상을 발견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혜원을 통해 그분에 대해서 도망노비였을때부터 들어왔던 바가 있었으니까요. 그 때문인지 영의정에게 인계되는 순간에 대길과 마주치게 된 두 사람의 눈빛은 왠지 합종연합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어 보였습니다.

처음으로 그 두 사람이 마주했던 갈대밭 격투씬을 놓고 본다면 이번 16회에서 대길에게 붙잡힌 송태하는 무언가 나사가 빠져도 단단히 빠진 모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법합니다.


그리고 대길은 어이없게 포졸들에 의해서 붙잡히게 됩니다. 최장군과 왕손이를 생각하며 식사를 하다 말이죠. 좀 어이없었던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내놓으라 하는 추노꾼이자 싸움패였던 이대길이 포졸들에게 어이없이 붙잡히게 된 것이었으니 좀처럼 풀리지 않는 의혹덩어리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죽음을 부르는 살수의 장본인이 누구일까 하는 의문이었겠죠. 송태하가 아니라면 누군가 응당 자신의 앞에 나타날 것이라는 계산을 했던 것이라 여겼을 겁니다.

그리고 포청으로 끌려간 곳에서 이대길은 황철웅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황철웅의 말에서 최장군과 왕손이를 죽인 배후가 누구인지를 간파하게 된 모습이었습니다. 이대길과 최장군, 그리고 왕손이라는 인물을 관찰해 볼때, 최장군은 마치 이대길이 폭주하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뇌관같은 존재였다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왕손이는 이대길패에서 마치 활력을 가져다주는 팔과 다리였다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이대길은 이들 세명중 머리에 해당하는 브레인같은 존재였죠. 마치 사람의 몸으로 본다면 심장과 머리, 그리고 팔다리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송태하가 충주로 가게 되는 가정을 추론해 내는 장면에서 본다면 이들 세사람의 상관관계를 발견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이없이 브레인을 자처하던 이대길이 포졸들의 오라를 받고 포청으로 끌어오게 된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리 뇌관과 팔다리가 없어졌다 하더라도 싸움실력이 녹슬지 않을법한데도 말이죠.

포청에서 황철웅은 붙잡혀온 대길에 최장군과 왕손이의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하나같이 눈빛이 불량하다는 말이었죠. 언제 그들을 황철웅이 만난 것이었을까요?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을 하던 세명이었는데, 황철웅이 그들을 만났다면 자신과도 만났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만 그때까지도 대길은 황철웅을 단 한번 보았을 뿐이었죠. 임영호 대감의 집에서 말이죠. 어쩌면 대길은 자신이 스스로 붙잡힌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포로로 끌고오는 동안 송태하와의 모종의 거래가 성립되었을 수도 있어 보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 서로에게 던진 말이 있지 않았나 싶더군요.

최장군과 왕손이는 정말 죽은 것일까요. 알려지기로는 한정수와 김지석이 후반부 촬영을 했다고도 하더군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후반까지 촬영을 계속했다는 것이 무작정 살아있다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어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회상씬을 찍기 위해 촬영을 했을수도 있겠고, 혹은 가상씬을 찍기 위해 촬영에 임했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죽었다고 믿고싶지는 않네요. 그 의문점이 후반부로 갈수록 풀리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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