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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춘추에 대한 선덕여왕의 진짜 속내는?

by 뷰티살롱 2009.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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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인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의 하락세가 무섭기만 합니다. 40%를 넘나들면서 독고다이식의 시청율을 기록하던 <선덕여왕>은 미실의 죽음이후 내리 4회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이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그렇다고 완전하게 바닥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30% 초반까지 내려앉기는 했지만 여전히 월화드라마에서 수성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저력은 대단하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4회까지 진행된 <선덕여왕>에서는 미실(고현정)의 죽음이후 선덕여왕이 된 덕만(이요원)의 치세에 대해서 그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드라마상에서 볼때, 너무도 구멍이 숭숭 뚫린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왕으로 즉위한 이후 10년이란 시간이 지났으니 완전히 다른 시즌으로 넘어선 것이라 할 수 있을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과연 10년동안 무슨일이 있었던 것이었을까요? 문제는 그 10년이라는 기간동안의 미스테리보다는 여전히 선덕여왕은 왕이 아닌 덕만공주의 신분으로 자리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다분하다는 것이 문제일 법 해 보입니다.

대소신료들의 신분상승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사실 지난 51회부터 54회까지 선덕여왕의 모습을 돌아보면 왕으로써의 모습은 별반 비춰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 모습이 가장 큰 헛점이자 시청율의 하락원인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은 비담(김남길)에 의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김유신(엄태웅)에 의한 이야기도 아닐 거라 여겨집니다. 왕이 된 덕만공주가 앞으로의 치세를 위해서 임해야 하는 모습보다는 여전히 비담과 유신의 세력을 견제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추어 놓다보니 자연스레 시선은 분산될 수밖에 없었던 모습이었죠.


물론 두 사람, 비담과 유신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선덕여왕 스스로가 계책을 마련하고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었다면 어쩌면 시선이 선덕여왕으로 집중되었을 법한데, 애석하게도 지난 4회의 모습은 선덕여왕이 아닌 비담과 김유신에게 집중적으로 조명되어 있었다는 점이 단점이었습니다.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비담과 김유신을 사이에 두고 갈팡질팡하며 왕의 길을 가야 한다는 자신만의 맹세를 읖조리고 사랑을 지켜내려는 듯한 애뜻함만이 남아있었죠. 그에 비해 극중 갈등을 유도해낸 것은 다름아닌 유신과 비담이었다고 할 수 있죠. 그중에서도 비담의 계책이 집중적으로 보여졌습니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어나가야 하는 시점에서 계책을 만들어내고 두 남자를 좌우해야 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선덕여왕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김유신전>을 보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시선이 분산된다는 점은 가장 악수가 아닐까 싶더군요.



미실의 시대를 놓고 볼때에는 어떠했을까요. 이야기의 중심이 사실상 덕만공주의 성장통을 그리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권력의 중심은 미실(고현정)에게 시작되고 끝맺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진평왕(조민기)이나 미실의 측근인 설원(전노민)의 계책, 미생의 미인계(춘추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용했었죠)에 이르기까지도 그것을 수락하고 일의 진행을 보고받는 사람은 다름아닌 미실이라는 한사람이었죠. 즉 모든 흐름이 미실 한사람을 통해 구심점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미실의 시대가 가고 선덕여왕의 시대가 도래하고 나서는 어떠할까요. 군권은 김유신에게, 궁의 모든 대소사는 다름아닌 사량부의 비담에게 전가되었죠. 비담은 자신의 계책을 선덕여왕에게 들려주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합니다. 또한 묵묵히 진심을 다하는 김유신 또한 선덕여왕과의 대화가 단절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철저하게 3인의 시대로 보여질법해 보여졌습니다.

비담이 세력을 키워나가는 과정 또한 너무도 당연한 듯한 모습으로 보여지기만 했죠. 사량부라는 곳이 지금의 검찰기관쯤 되어 보이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대신들의 뒷조사는 쉽게 이루어졌고, 반대편에 서있는 신료들은 가차없이 없애면서 비담 자신의 세력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렇지만 선덕여왕은 어떠했을까 생각해보면 여전히 머리로만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죠. 그리고 자신이 행사해야 할 모든 일들을 비담에게 맡겨버린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이는 삼한일통을 이룬 김유신의 모습을 차후에 부각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놓은 김유신의 성장통 이야기라 할법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54회에서는 어쩌면 이러한 단점을 극복해 내기 위해서 그동안 부재였던 쟁의 전운으로 시점을 돌려내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름아닌 백제와의 대야성 전투죠. 백제의 계백(최원영)과 윤충장군을 내세우고 본격적인 신라-백제간 전쟁발발을 묘사하고 있었죠. 전쟁이라는 과정을 통해 군권을 장악하던 김유신의 성장에 종지부를 찍게 될 수도 있고, 사량부의 약화된 모습이 보여질 듯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실제적으로 김유신의 시대는 어쩌면 선덕여왕 사후부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는 비담의 난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진덕여왕과 삼국통일을 이룬 태종무열왕 김춘추 시기에 대장군으로의 철저한 2인자이지만 후대의 역사에는 1인자가 된 김유신 장군이기 때문이죠. 비담과의 전면전은 어쩌면 김유신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름아닌 김춘추(유승호)가 된다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물론 군대를 통해 난을 평정한 것은 김유신과 알천이겠지만, 비담이 결정적으로 선덕여왕에게 칼을 들이대기 만든 장본인은 김유신이 아닌 김춘추로 그려질 수 있어 보입니다.

이는 김춘추와 선덕여왕과 나누었던 대사에서 짐작할 수 있어 보입니다.
"춘추, 내 뒤에서 편하게 갈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거라"
선덕여왕의 이같은 말은 비담의 야망을 알고 있기에 비담의 야망을 꺾을 수 있는 것은 김유신이 아닌 김춘추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해 보였습니다. 비담이 김유신에 의해 평정당한다면 그 공은 김유신에게 돌아가고 세력은 순간적으로 김유신이 장악하게 되는 상황이 되고 말겠죠. 하지만 신국 신라의 본질을 놓고 볼때, 김유신이 세를 장악하게 된다면 곧 월야(주상욱)의 비밀조직인 복야회가 그러하듯이 신라라는 나라는 없어지고 그 자리에 가야라는 새로운 왕족이 등장하게 됨을 의미할 테니까요. 즉 비담을 죽이고 궁지에 몰고 정리하는 것은 김유신을 통해 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의 중심에는 다름아닌 김춘추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렇게 됨으로써 김춘추는 자연스레 김유신이라는 불세출의 명장을 수하로 부릴 수 있는 능력이 천하에 드러내게 되고 왕재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비담은 자신의 어머니인 미실에게 철저하게 버림을 받았던 존재지만, 김춘추는 자신의 어머니인 천명공주(박예진)의 동생인 덕만, 선덕여왕의 품안에서 스파르타식으로 왕재수업을 받게 되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버팀목이 없는 비담에 비해 김춘추는 선덕여왕이라는 커다란 버팀목이 있으니까요.
 
문제는 아직까지도 김춘추에게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김유신은 용화향도 뿐 아니라 알천(이승효)에 이르기까지 서라벌 뿐 아니라 국경의 군대에까지 군권에 관한한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놓고 있습니다. 또한 비담역시  미실의 유지를 쫓는 설원, 미생 등이 굳건하게 사량부 안에서 숨을 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김춘추는 왕실의 핏줄임에도, 천명공주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놓지 못했죠. 편히 갈 생각은 하지 말라는 의미는 어쩌면 하나의 과제를 던져줌으로써 왕재수업을 하는 것이라 할 수있어 보입니다.

선덕여왕에게는 김춘추를 내세움으로써 두가지 득실을 얻게 되는 셈이겠지요. 하나는 유신과 비담이라는 두 정인에 대한 정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유신이나 비담이나 덕만에게는 결코 정리할 수 없는 인물들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손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김유신이 다른 마음을 품었다면 김유신을 정리하는 것도, 비담이 다른 마음을 품었다면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의 손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마음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김유신은 진심으로 덕만을 대하였고, 비담은 욕심으로 자신을 대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해결은 당연히 김유신이 대신 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비담또한 자신에게는 마음에 품은 정인이기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비담을 정리하는 것을 김유신에게 맡겨두는 것은 무리수라 볼 수 있겠지요. 즉 김춘추를 통한 김유신과의 연합을 통해서 비담을 정리하게 되는 첫번째 득을 얻게 되는 셈이지요.

두번째의 득은 김춘추의 성장이라 할 수 있겠지요. 김유신을 끌어안음으로써 김춘추는 강력한 세력을 얻게 되는 셈이니까요. 그동안 왕실이라는 단지 출신성분에 의한 귀족계열에서 명실공이 신라의 강력한 세력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니 자신을 잇는 왕재로 커나갈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어쩌면 54회 이후에는 김춘추의 활약이 커질 듯 보여집니다. 오로지 대쪽같은 김유신에 비해 김춘추는 세력을 읽을 수 있는 재주가 있고, 상대방을 교란시킬 수 있는 계략이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담이 세력을 키우고 있는 사량부의 사람들과 비담에게 쏠려있는 귀족집단을 와해시킬 수 있는 책략 등은  어쩌면 김춘추에게서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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