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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설원공이 비담에게 보였던 최후의 눈물은?

by 뷰티살롱 2009.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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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인 <선덕여왕>에서의 최고의 수혜자는 누구였을까요? 2중적인 심리를 보여주었던 비담의 김남길이었을까요? 아니면 팜무파탈과 카리스마로 극의 흐름을 좌우했던 미실의 고현정이었을까요. 그도저도 아니면 제목 그대로 덕만공주이자 선덕여왕이 된 고현정?

개인적으로는 <선덕여왕>의 가장 큰 수혜자는 어쩌면 설원공 역의 전노민 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했던 사람은 누가 뭐라해도 미실이라는 캐릭터라 할 수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설원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온화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발산했던 전노민의 연기가 돋보였다 할 수 있어 보입니다. 훌륭한 군주는 현명한 신하를 곁에 둔다 라는 말처럼 <선덕여왕>에서 설원공은 누구보다 돋보였던 인물이었죠. 비록 악의 축이라 할 수 있는 <선덕여왕>에서의 미실편에 선 사람이기는 했지만 무장으로써 그리고 보좌관으로써 미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헤아렸던 인물이었습니다.

덕만에게 김유신이 있다면 미실에게는 설원공이 있다 라는 공식이 그대로 표현되는 듯 보여지는 듯 했습니다. 미실이 황후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덕만공주에게 역습을 당하며 마음고생하던 시기에도 설원공은 미실의 마음을 마치 들여다보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미실에게 너무 급히 생각하지 마십시오라는 말이나 혹은 비담에 대한 처사에 대해서도 꼭 그리해야만 하는 것입니까라는 마치 설명을 듣지 않고서도 미실의 마음을 헤아리며 행동에 옮겼던 유일한 측근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었던 미실에게는 가장 큰 위안을 준 캐릭터였다 할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미실이 최후통첩으로 잠시 서라벌을 떠나 비담과 청유를 떠났을 당시에 김춘추(유승호)에 의해 미실파인 세종(독고영재)과 설원이 대치하는 상황에 있었을 때에도 먼저 세종에게 손을 내밀며 미실의 뜻이 결코 이런 내부적 갈등이 득이 되지 않음을 간했던 모습도 보였습니다. 모름지기 군주가 훌륭한 성군이 되느냐 아니면 폭군이 되느냐의 차이는 주위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의 몫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인물이었습니다.

백제와의 대치로 비담의 명(유신을 이끌게 된 설원공이 선덕여왕의 명으로 출전하기는 하지만 비담에 의해 대장군으로 출전하게 된 모습이었기에)에 따라 출전하게 된 설원공은 계백의 기병부대에게 크게 패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담의 곁에서  최후를 맞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숨을 거두면서 비담에게 보인것은 다름아닌 온화한 웃음과 눈물이었습니다.
 
설원공이 죽으면서 비담에게 보였던 눈물을 보면서 여러가지가 떠올리더군요. 그 중에서도 비담을 바라보는 설원공의 눈에는 어쩌면 비담이 아닌 미실을 보고 있었던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을 줄곧 시청해 왔었지만 설원이 지금까지 눈물을 보였던 장면은 여지껏 보지 못했습니다. 하다못해 자신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미실이 스스로 목숨을 다하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설원공에게 부재였던 것은 다름아닌 눈물이었습니다. 평생을 연모하던 미실이 죽었을 때에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을 왜 흘렸을까요.(너무 아파서? 말 그대로 영화 <월컴투동막골>에서 강혜정의 유명한 대사처럼 너무 아~파)


전장에서는 추상같고 연인에게는 온화하기가 한없던 모습이 설원랑이었습니다. 비록 왕위에 오른 선덕여왕에게 김유신은 백전불패의 군신이었지만, 미실에게 있어서 설원공은 전사이자 연인이었죠. 백발이 성성하고 오랜동안 전투경험이 없었다 하더라도 설원은 미실의 뜻에 따라 비담을 보좌하기 위해 마지막 출정을 감행합니다. 그렇지만 흩날리는 백발은 젊은 시절의 카리스마만을 가져간 것이 아니라 무장으로써의 판단력과 통솔력까지도 가져간 것일런지 계백장군에 의해 무참하게 대패하게 됩니다.

서라벌로 돌아와 비담을 보면서 어쩌면 자신의 나약하진 모습과 자신의 앞에 있는 비담을 보면서 미실을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비루함... 그리고 미안함이 못내 눈물을 흘리게 했던 것은 아니었나 싶더군요. 미실에게 있어서 설원은 결코 함락되지 않는, 아니 함락되면 안되는 든든한 성채나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때문에 설원은 자신이 연모하고 있었지만 미실을 자신 혼자만의 사람으로 만들지 않았죠. 오히려 미실이 더 큰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세종이라는 첫번째 남자가 아닌 2인자의 길을 가게 된 비운의 인물이었죠. 그렇기에 미실에게만큼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까닭이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비담에게만큼은 측은지심이 들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미실은 신라라는 큰 꿈을 그려냈지만, 미실의 아들인 비담은 오직 자신의 사랑인 덕만공주만을 보고 있죠. 덕만을 얻음으로써 신라를 얻게 된다고 하니까요. 그것이 비담의 결정적인 약점이었음을 직시하고 있었던 것이라 할만했습니다. 자신의 정인이었던 미실의 유언으로 비담을 보좌하고 있었지만 설원은 비담에게서 연민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었다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여리고 여린 자식을 홀로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뭐~그런거.

또 다른 모습은 바로 자신의 모습을 비담에게서 보았기 때문은 아닐까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미실을 사랑하고 연모했던 자신과 덕만을 연모하는 비담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자신이 그러했듯이 비담에게서 슬픈 사랑을 보고 있었던 듯해 보였습니다.


새주의 말처럼 더 큰 꿈을 가지세요 라는 마지막 말은 자신이 그저 미실을 바라보고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2인자로 살아왔던 것에 대한 회한처럼 보이기도 했었죠. 어쩌면 자신은 곁에 남는 2인자의 길을 가면서까지 연모를 마음으로만 가져간 데 비해 비담은 그럴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눈물을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온화스런 모습을 보이며 매력남으로 손색없는 인기를 누렸던 설원이 죽음으로써 완전히 미실의 유령은 사라지게 된 듯해 보입니다. 설원공의 죽음은 지금까지 비담에게 드리워졌던 미실의 그림자가 완전하게 겉히는 것을 의미한다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비록 미생이나 보종 등이 여전히  비담의 곁에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존재는 미실의 유언을 따르던 보좌가 아닌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살아온 인물들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 때문에 설원의 죽음 비담에게 있어서 반란을 일으키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말이죠. 비담의 곁에서 항시 옳고 그름, 나아가야 할 것과 후퇴해야 할 일들, 취해야 할 것들과 획득해야 할 것들에 대해 누구보다 진언하고 독려했던 설원이 없어짐으로 비담은 자신의 사랑만을 취하려는 고집속에 빠지게 될 듯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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