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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미실의 유령이 지배하는 선덕여왕은 공갈빵?

by 뷰티살롱 2009.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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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로 자리하고 있는 <선덕여왕>에서 덕만(이요원)의 최대 라이벌인 미실이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하차하게 되고 본격적인 선덕여왕 시대가 열렸지만, 인기를 견인했던 고현정이라는 배우의 부재가 크기는 컸나 봅니다. 배우 고현정이 하차하고 나서 무려 10%가량이나 시청률이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어찌보면 미실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주었던 매력이기보다는 배우 고현정의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미실이 사라진 사후에 덕만은 왕위에 오르게 되었죠. 진평왕(조민기)가 승하하고 그 뒤를 이어 성골 출신으로 신라 최초의 여왕이 되어 본격적인 치세를 펼치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사실상 드라마 <선덕여왕>은 선덕여왕이라는 인물에 의해 좌우되기 보다는 선덕의 정적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드라마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는 덕만의 정적이라 할 수 있는 미실과 그 뒤를 잇는 비담(김남길)이 너무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 보여집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갑작스레 성장해버린 미실 이후의 세력들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거기에는 두 인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들이 다름아닌 비담과 김유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유신은 신라의 군권을 장악하는 대장군 격으로 격상되어 등장하고 비담은 사량부를 총괄하는 현대에 이르면 검찰이라 할 수 있겠죠. 이들 두 인물로 대비되는 권력의 이분법적인 구도가 오히려 선덕여왕의 자리를 위협적으로 보여지고 있어 보입니다.

사실상 사량부와 군대를 대표하는 김유신과 비담의 대립이 극도로 올라간 상태입니다. 비담의 비책으로 김유신이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거기에는 신라에 흡수통일된 옛 가야의 세력인 복야회라는 것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비담에 의해 발본색원하며 복야회를 일망타진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수장인 월야(주상욱)에 의해 감금당했던 김유신(엄태웅)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는 신라로써의 한 나라안에 두개의 세력이 형성되는 결과를 초래하니 신국의 적으로 간주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결국 선덕여왕으로 올라선 덕만공주 중심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오히려 김유신과 비담이라는 두 인물의 대립각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실 사후 어찌보면 김유신이라는 인물은 오히려 드라마처럼 실제적으로 권력을 손에 쥐지는 않았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는 선덕여왕 이후 진덕여왕과 무열왕인 김춘추 제위시기에 신라의 중추적인 핵심인물로 부상하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김유신이라는 인물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물이니까요. 김유신이 부각될수록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덕만의 입지는 작아질 수밖에 없는 셈이겠지요. 하나의 단점이라 할 수도 있어 보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담에 의해 선덕여왕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과정은 미실의 유령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낳아주었지만 버렸던 어머니인 미실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비담에게 한마디 유언과도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사랑한다면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라는 것이죠. 즉 선덕여왕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아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게 됩니다. 자신이 진흥대제를 암살하려 했던 것과 진지왕을 폐위시키고 진평왕 제위시기에 온갖 권력을 주무르던 방식을 그대로 전파시키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은 아직까지도 미실의 유령이 지배하는 듯한 모습이 역력해 보입니다. 미실이 죽었지만 그 자리에 비담이 자리를 틀고 앉게 되었고, 새로운 세력이 형성되게 된 것이죠.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선덕여왕은 없어 보입니다. 여왕의 자리에 올랐지만 실상 군권과 세력이라는 두 개의 세계속에서 비담과 김유신이라는 인물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지기만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본다면 선덕여왕을 진평왕으로, 김유신을 또다른 덕만공주로, 비담은 새로운 미실이라는 구도로 정착해 놓고 있다고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왕위에 올랐지만 덕만공주인 선덕여왕은 아무런 결정권이 없이 그저 비담의 술수에 의해 움직여지는 꼭두각시로 전락해 버린 듯한 모습이니까요. 과거의 모습을 본다면 수동적인 아닌 능동적인 결정에 의해 김유신과 알천(이승효), 비담, 김춘추(유승호)까지 누구하나 덕만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은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미실이 존재하는 시기에는 말이죠. 즉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결정권자였었지만 왕위에 오른 이후에는 모든 결정이 마치 수동적으로 변해버린 듯한 모습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김유신이 복야회로 간 사실에 대해 대신들의 상소에 대해서 이렇다할 반증도 보여주지 않는 모습은 마치 진평왕의 나약했던 모습을 답습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비담에 의해 이끌려가는 것은 진흥대제나 진지왕, 진평왕이 미실에게 끌려다니던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습니다.

즉 미실 사후에 선덕여왕은 죽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변해버렸고, 그 자리에 삼국을 통일한 김유신의 성장통만이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한가지 애석한 것은 왜 김유신의 성장통에 매달리는 것일까 싶기도 해 보입니다. 비담이라는 세력을 와해시키기 위해서 가장 큰 1등공신은 김유신과 더불어 알천이라는 인물이 있음에도 알천은 드라마에서 비중이 급격히 떨어져 있는 모습이더군요. 비담의 난이 일어나고 상대등에 알천이 등극한다는 사실을 놓고 본다면 선덕여왕 제위시기에 어쩌면 김유신보다 알천이 보다 더 영향력을 발휘했던 인물이었을거라 보여집니다. 또한 진덕여왕 이후 알천은 화백회의를 통해서 왕으로까지 추대될만큼 신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던 인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알천이라는 인물은 왕의 추대를 거절하고 그 자리에 김춘추인 무열왕을 세웠다 합니다.


어찌보면 비담의 견제세력으로 김유신의 1인 대립이 아닌 김춘추와 알천의 삼각편대가 가동되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급격하게 드라마는 김유신의 1인대립으로 그려놓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천과 김유신, 김춘추의 적절한 안배를 선덕여왕이 배치시켜 놓음으로써 비담과의 대립을 완성시켜 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들더군요.

왕위에 오른 덕만인 선덕여왕은 김유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복야회에서 다시 서라벌로 돌아온 김유신에게 혼자말로 [고맙다]라는 혼잣말을 하는 모습에서 솔직히 오그라들 수밖에 없더군요. 왕이 되었지만 여전히 덕만은 철부지 로맨스를 즐기는 덕만으로 비쳐 보이니까요. 어찌보면 이러한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은 비담의 사악함이 극도로 올라가야 할 법도 합니다. 미실보다 더, 미실을 능가하는 사악함만이 선덕여왕의 총체적인 난국을 풀어나갈 해결책은 아닐까 싶기도 해 보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쿠욱 추천해 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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