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부산과 경주를 잇는 며칠간의 출장길에 올랐다. 일에 지친 몸의 피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하다 가까운 명소를 찾아보기로 하고 포항으로 내달렸다. 경주에서 한시간여의 거리인 포항은 예로부터 청어를 얼렸다 말리고 얼렸다 말리기를 반복해서 만든 과메기로 유명한 곳이다.
먹거리로는 전국적으로 과메기를 빼놓을 수 없는 곳이지만 포항에 간다면 찾아갈만한 곳이 한곳이 있다. 바로 호미곶이라는 장소다.
우리나라의 전국 지도를 보게되면 마치 꼬리뼈처럼 돌출돼 있는 지역이 있는데, 한반도를 마치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때, 포항은 호랑이의 꼬리처럼 돌출돼 있다. 그래서 '호랑이 꼬리' '호미'라는 명칭이 붙인 모양이다.
'곶'이라는 단어는 흔히 바다나 큰 호수에서 돌출돼있는 지형을 부르는 말이다. 우리나라 지형에서 깊은 수심과 맞닿아 있는 동해안는 서해안과는 달리 지도상으로는 비교적 곡선으로 형성돼 있는 모습을 띠고 있는 바다로 돌출돼 있는 포항 호미곶은 등외곶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매년 마지막 날이나 새로운 년도 시작되는 연초에는 많은 사람들이 해돋이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다.
호미곶 해맞이 공원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둥그런 높은 건축물이다. 새천년기념관이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릴법도 한데, 주중이라서인지 혼잡스러울 정도의 사람들이 눈에 띄지는 않는 날이었다. 어쩌면 필자와 같은 생각으로 휴식을 취할겸 혹은 복잡스러운 머리를 비울겸 바다가를 찾은 여행객들로 보여지기도 하는 여남은 명의 사람들이 눈에 띄는 오후였다.
넓은 광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 포항 호미곶은 울주 간절곶과 더불어 해돋이의 명소로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곳이기도 하다. 간절곶이라는 곳을 두어번 방문해보았던지라 포항의 호미곶은 같은 해돋이 명소였지만 느낌은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기도 했다.
물론 계절적인 요소도 있겠고 혹은 분위기도 다르기 때문이기도 한데, 울진의 간절곶이 푸근한 여성의 느낌이 든다면 포항의 호미곶은 강인한 남성의 모습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기도 했다.
간절곶은 호미곶 등대와 공원를 배경으로 한 몇몇의 카페와 커피전문점들이 많이 눈에 띄였는데, 이곳 호미곶은 바다위에 세워져 있는 바다길 산책로가 인상적인 곳이다.
특히 포항 호미곶의 명물이 되다시피 한 '상생의손' 조각상은 금방이라도 바다속에서 손이 뻗어나올 것만 같은 생생한 현장감이 단연 최고로 꼽을 수 있어 보인다. 몇분 동안을 조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상생의 손 조각상은 각각 두개가 있는데, 한개는 공원에 설치돼 있고, 다른 하나는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10여미터의 바다에 세워져 있다. 특이하게 바다에 세워진 손 조각상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바다속에 손 조각상을 넣을 생각을 했을까?' 혹은 '어떻게 설치했을까'가 궁금해지게 만든다.
해풍을 마음껏 맞기를 위한다면 바다위에 난 산책길을 따라 들어가본다면 어떨까. 솦속의 산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과는 또다른 이국적인 정취를 한몸에 맞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가을로 들어서는 날씨여서일지 바다바람이 꽤 매서울 정도로 거침이 없는 날씨였다. 그럼에도 벤치에서 독서를 하는 여행자도 보이고 연인이 손을 잡고 가는 모습이 정겹기만 한 모습이다.
나무 교각 산책로 중간에는 대형 문어상이 마치 반기기라도 하는 듯이 한개의 팔을 높다랗게 치켜세우고 있다. 동해바다의 용왕님의 사자로 뭍으로 나온 사신단일런지도...
바다길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벗어나 다시 광장으로 들어오는 도중에 만나게 된 연오랑세오녀상이다. 연오랑세오녀 기록은 삼국유사에 수록된 설화로 단국신화가 한국문화의 뿌리를 형성했듯이 오랜기간 포항문화의 큰 물줄기를 이뤄왔다.
연오랑세오녀 부부는 신라 초기 영일지역의 소국 근기국의 인물로 신라 8대 아달라왕 시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길쌈과 제철기술 등 선진문화를 전파하고 그곳의 왕과 왕비가 되었다고 한다.
바다로 돌출돼 있는 지형의 특징 중 하나가 등대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선이나 선박이 항구로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빛을 전해주는 등대가 설치돼 있는 데, 이곳 호미곶 역시 등대박물관이 마련돼 있다. 등대박물관 안쪽으로 유유히 길을 따라 가벼운 산책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마치 프랑스 남부와 이탈리아의 연안도시인 프로방스를 걷는 듯한 조그마한 등대박물관 안뜰의 산책은 시원함이 느껴진다.
여행은 지역마다 남다른 특색과 멋을 여행객들에게 선사해준다. 힐링을 위해서 떠났다면 힐링을 주기도 하고, 그리움을 안고 떠난 여행자들에겐 어쩌면 색다른 감흥을 선사하는게 여행이다. 한번 찾아갔던 곳이라도 여행은 늘 새롭다.
우리나라 동해안 해안고속도로는 바다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이름난 곳이다. 위에서부터는 속초에서부터 밑으로 부산에 이르기까지 동해안을 따라 해풍을 맞으며 자동차 여행길에 오를 수 있는 곳이 동해안 해안도로 여행이기도 하다.
홍게나 대게를 먹고 든든한 먹거리로 배를 채우고 포항에서 과메기로 늦은 저녁을 해결하기까지 차를 가지고 동해안을 여행한다면 들려야할 곳들이 많다. 그렇지만 늦었다고 과속은 금물이다.
<유익하셨다면 쿠욱 하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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