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사극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 22회를 넘어서면서 도둑이 아닌 의적으로의 각성이 살아난 모습이었다. 행록에 적혀있던 양반들을 찾아 혼내주던 홍첨지라는 도적은 백성들이 상상속에서 나래를 펼쳤다. 살아있는 아기장수라는 얘기속에서 홍첨지, 홍길동(윤균상)은 단순한 도둑이 아닌 백성들에게 자신들의 울분을 해결해주는 영웅으로 떠오른 셈이다.

 

관아의 관졸들에게 쫓기는 와중에도 도리어 백성들이 관졸들의 길을 막아서며 홍첨지의 도피를 도울만큼 홍길동의 도적행보는 백성들에게 신망이 두텁기만 했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두개의 태양이 존재하지 않는 법이랄까. 스스로 죄인이 돼 궁으로 붙잡혀 들어간 홍길동을 대한 연산 융(김지석)은 백성들이 왕처럼 떠받치는 홍길동의 존재가 거북하기만 했다.

 

갑자사화가 시작됐다. 무소불위의 힘을 갖게 된 연산은 중신들이 죄인 홍길동을 왜적을 소탕한 공로로 죄를 사해줄 것을 간청했지만, 연산은 폐비윤씨 사건을 문제로 관련자들을 모조리 국문하고 부관참시하는 피의 군주가 되고, 도적 홍길동을 인간사냥감으로 삼는다.

 

피의 광기가 거세지고 홍길동은 옥중 문초로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간다.

 

조선시대의 3대 의적으로 불리는 홍길동과 임꺽정, 장길산이라는 캐릭터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 홍길동은 허균의 소설을 통해 서자의 신분으로 도적이 됐다. 실존 인물인 도적 홍길동이 허균에 의해서 새롭게 탄생되기는 했지만,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시종 아모개(김상중)의 아들로 큰어르신으로 성장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권력의 힘이란 거대하다. 백성들에게 양반의 지위는 '반상의 법도'에 몰려 풀뿌리로 연명하고 집을 버리고 고향을 버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런 억울함과 한을 도적 홍첨지가 대리적으로 풀어주고 있으니 후련함을 넘어서 영웅의 존재감으로 자리잡는다. 더욱이 힘없는 서자, 여인, 힘없는 가문의 양반까지도 홍첨지에게 일을 의뢰하면 만사가 해결되는 형국이니 가히 해결사라 불릴만한다.

 

하지만 조선은 신분이 존재한다. 아무개에게 죽임을 당한 조참봉(손종학), 홍길동의 계략에 귀양살이를 한 충원군(김정태)가 있지만, 여전히 송도환(안내상)과 참봉부인(서이숙), 연산 이융(김지석)은 조선의 신분과 권력을 상징하는 캐릭터마냥 굳건하다 못해 견고하기만 하다.

 

 

역사로 태어나 힘을 숨기며 살아왔던 길동은 활빈정이라는 기방을 세우며 충원군을 꺾을 계략을 세웠다. 의적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충원군에게 향한 집념은 개인적인 복수심에 발현된 행동이라 할만하다. 22회를 넘어서면서 연산군에 의해 인간 사냥감으로 전략해 갈갈히 찢겨 만신창이가 된 홍길동는 옥중에서 의연하게 다시 서는 모습이 보여졌다.

 

만신의 예언처럼 복수를 마음에 품게 된다면 갈갈이 찢겨나갈 운명이었지만, 옥중에서 홍길동은 자신과 홍가 식구들의 울타리에서 백성의 소리를 듣게 된다. 개인의 복수가 아닌 민중의 소리에 몸이 살아난 모습이었다는 얘기다.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은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의적으로 다시 태어난 홍길동이 보여질 것으로 기대감이 높다. 개인적인 원한이 아닌 백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됨으로써 자신의 내부에 숨어있던 화가 꺾이게 되는 전환점을 맞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럼에 왕이 아닌 일개 도적이 백성을 훔치게 된다는 다소 역설적인 제목이 몰입도를 높여놓은 대목이기도 했다.

 

후반부에 기대되는 몇가지의 요소들이 존재하기도 하다. 가령(채수빈)은 홍길동을 살리기 위해서 스스로 궁으로 들어갈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현대사회에서 많이 사용되는 단어 중 하나인 '흥청망청'이란 말이 있는데, 연말연시가 되면 자주 회자되는 단어다.

 

돈이나 재산을 사리분별없이 마음대로 사용해 소진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기도 한데, 춤과 노래를 좋아했던 연산군은 모든 도의 고을마다 운평을 두게 하고 기생을 모으게 되는데, 이들 중 미모가 뛰어난 이들을 엄선해 궁궐로 불러들이고 '흥청'이라고 칭하게 됐다. 훗날 연산군의 방탕한 생활을 빗대, 흥청으로 인해 나라를 망쳤다 해서 '흥청망청'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가령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도 궁금증을 만들어내게 되는데, 특히 드라마 첫회에 보여졌던 길동에 의해 화살을 맞게 되는 비련의 여주인공의 운명이 다이나믹하게 전개될지가 기대되는 캐릭터다.

 

여기에 연산의 여인으로 녹수(이하늬)의 행보역시 궁금증을 만들어놓고 있다. 길동을 살리기 위해 수를 쓰고 있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피의 광기에 빠져있는 연산으로부터 목숨을 연명하기 위한 몸부림이 긴장감을 높여놓고 있다. 궁중연회에서 장구춤을 추던 모습은 마치 살기위해 몸부림치던 모습이랄까 싶기도 해 보였다.

 

 

형제로 태어났지만, 한명은 신분을 감추고 양반이 돼 조정의 신하가 되었고, 또 한명은 백성들에게 신망을 받는 도적이 됐다. 길현(심현섭)과 길동의 엇갈린 운명 역시 한치앞을 가름하기 어려운 처지가 아닌가. 유일한 여동생인 여리니의 행방은 어떤가. 궁녀로 궁에 들어온 두명의 궁녀 중 한명이 길동과 길현의 여동생 여리니일 터이지만, 여전히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백성들의 아우성에 옥중에서 각성한 홍길동의 모습은 의적으로써의 변신을 예고한 모습이었다. 왕을 상대로 백성을 훔치는 도둑이라니 꽤나 매력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말이다.

 

<하트를 뿅~~>

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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