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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개과천선 9회, 소름돋는 로펌의 실체와 존속살인 변론

by 뷰티살롱 2014.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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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경기의 여파가 컸던 것일까? MBC의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의 시청율이 결방으로 인해서 한풀 꺾여버린 듯한 모습이다. 7~8회를 넘어서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법정드라마인 '개과천선'은 본격적인 법정대립을 눈앞에 두고 브라질월드컵 출정경기인 한국과 튀니지 생방송 중계로 한회가 결방되면서 목요일 9회가 방송되었다. 내용은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진 모습이기는 하지만 드라마 '개과천선'은 시선을 잡는 내용으로 채워져있는 작품이라 할만하다.

9회에서는 법정대립의 주인공들이 완전하게 섭외를 끝낸 모습이었다. 일종에 월드컵 경기의 대진표가 짜여진 듯한 모습으로 차영우(김상중)는 김석주(김명민)을 대신한 새로운 에이스로 전지원(진이한) 검사를 로펌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기억장애를 겪으며 회사에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 여기는 김석주는 차영우펌을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로펌의 에이스인 지원과 대립하게 될 확률이 높다고 할만하다.
 
그도 그럴것이 기억을 잃기 이전에 김석주가 손을 썼었던 기업들에 대한 변호를 일체 중단되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으니 말이다.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유림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3개 계열사를 정리하는 것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었는데, 중요한 금융과 건설계열 중 한곳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김석주가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았었다면 유림은 어려움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었고, CP발행에 따른 책임은 어느정도의 선에서는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 여겨지기도 하다. 하지만 기억을 잃은 김석주는 유림의 계열사를 정리하는 것에 대해서 최대한 투자자들의 손해를 막는 방안이 최선의 선택이라 결론짓게 되었고, 누군가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 예고했다.
 
상황이 바뀌어버린 것이다. 분명 김석주는 유림의 CP발행에 대한 수습책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 짐작이 되지만, 착하게 바낀 김석주는 더이상의 대안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로 인해서 유림은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책임은 김석주의 약혼녀인 유정선(채정안)이 떠맡는 형태로 진행되어졌다.
 
헌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었을까?

자신의 약혼녀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 사태에 대한 대비책까지 가지고 있었던 김석주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유림이 애초 CP발행을 제안했던 것은 김석주였기 때문이다. 김석주가 로펌을 떠나게 된다면 유림의 사태는 차영우펌의 에이스인 전지원이 맡게 될 것이고, 적잖게 김석주와의 법정공방이 예고되는 9회였다.
 
특히 전지원을 로펌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차영우의 제안은 소름돋는 제안이기도 했다. 대법관 1순위로 지목받을만큼 유능함을 보인 전지원에게 로펌에서 일하게 되면 반드시 15년 이후에는 대법관의 자리까지 보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차영우의 제안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반드시 법관출신이 대법관이 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 차영우가 내민 카드였다. 그만큼 법조계에서 차영우펌이 지니고 있는 권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할만하다. 대한민국의 법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대기업들의 비리까지도 꿰고있는지라 정계에서 차영우펌의 이름이 통하지 않는 곳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수천억, 수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대기업도 아니고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도 않은 일개 로펌의 실체는 보이지 않는 권력의 실세인 셈이다. 로펌을 두고 있는 차영우의 실체가 무섭도록 싸늘하게 느껴지는 9회였다.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유림의 계열사 법정관리로 드라마 '개과천선'은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감을 들게 만들기도 했었는데, 9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계열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의 무리한 투자확장에 따른 투자자들의 손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벌어졌다. 다름아닌 무료변호를 맡게 된 이지윤(박민영) 인턴의 법정변호 부분이었다.

기업 M&A를 통해 손익액을 최소한으로 막아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김석주의 향방이 궁금해지는 가운데, 9회에서는 존속살인을 저질른 이종수를 변호했다. 가정폭력이라는 부분으로 어머니를 폭력을 행사한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 이종수의 우발적인 살인이라는 점이 이지윤 인턴의 주된 변론이었고, 국민참여 형태로 이루어진 존속살인사건에서 짧은 구형이 선고됨으로써 이종수의 재판은 사실상 이지윤의 승리라 할만했다.
 
헌데, 아버지를 죽인 아들 이종수의 행동은 소름돋는 모습이었다. 국민참여 재판으로 열린 법정에서 이종수는 참회의 눈물이라도 흘리는 듯이 보였지만 이지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이종수의 손이었다. 너무도 비교되는 이종수의 눈물과 손의 반응을 보면서 '자신이 죄없고 힘없는 사람을 변호하고 있었던가'라는 부분을 의심케 만들었다.
 
결국 이종수는 아버지를 방어하기 위해서 존속살인을 했던 것이 아니라 어머니까지도 살해했던 폐륜아적인 사이코패스로 보여졌다. 실로 무서운 일이다. 변호사의 말 변론으로 감정마저 조절이 가능한 사이코패스의 형량이 줄어들게 된 것이 아니던가. 사람의 말은 때로는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기도 하지만 역으로 살인자를 무죄로 풀려나게 만들기도 한다.

기업의 인수합병에 따른 손실을 최소한으로 방어하는데 귀재인 김석주가 힘없는 주민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듯이 법은 늘 정의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이 드라마 '개과천선'의 모습이었다.

성장통을 겪는 것일까?
 
차영우펌의 인터인 이지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일거에 무너져 버렸다. 김석주는 존속살인을 저질른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아들의 변호를 끝내 거절했다.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살인이라는 점이 보였기 때문이다.


법은 누구의 잘잘못에 대해 공명정대하게 밝혀내지 않는다. 단지 죄고 있고 없음을 입증해내거나 방어한다. 무죄는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닌 죄가 있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차영우의 차가운 말한마디가 인턴인 이지윤의 변호에서 보여졌다. 죄가 있지만 아버지를 죽인 아들은 이지윤의 도움으로 짧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즉 죄가 있기는 하지만 유죄가 아닌 무죄를 증명하는 변호를 한 셈이다.

드라마 '개과천선'은 다소 어려움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기업의 인수합병에 따른 부작용을 설명하는 법정 용어나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막아내기 위해서 혹은 기업의 손실을 막기 위한 다양한 법정용어는 그리 낯익은 용어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드라마 '개과천선'은 꽤 흥미로운 이야기 구도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 할만하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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