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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해를품은달 양명, 훤을 대신할 그림자가 되는 또 다른 태양

by 뷰티살롱 201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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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치닫는 MBC의 <해를품은달>의 18회는 마치 캐릭터들의 열전을 보는 듯하기만 했습니다. 하늘의 태양인 훤(김수현)을 비롯해 또 다른 태양인 양명(정일우)의 변신이 그 중 눈길을 끌었었는데, 파국으로 치닫는 마지막 핏빛전조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모습이었죠. 훤과 연우(한가인)의 사랑만큼이나 가슴아픈 외사랑을 하고 있는 양명의 슬픈 결말이 18회에서는 절절하게 보여지던 모습이었는데, 그동안 훤과 대적하게 될 대립적인 캐릭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들었었지만, 마지막까지 훤을 지키는 또다른 태양으로 남게 될 듯해 보이더군요.

지난 18회는 변화의 중심을 이루는 세명의 캐릭터들의 열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긴장감이 높았던 모습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왕인 훤과 흑주술의 제물이었던 민화공주(남보라) 그리고 또 다른 태양인 양명의 변화가 주목되었던 회였습니다. 너무도 캐릭터들의 변화가 주목되어서 한번에 세명의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 시리즈로 이야기해보고 싶은데, 그 첫번째 주인공으로 양명(정일우)을 먼저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시에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 훤과 양명. 두개의 해인 양명은 선조인 성조대왕의 뜻대로 역심을 품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어쩌면 양명은 훤을 대신해 모든 잘못된 것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듯한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가장 슬픔을 간직하고 죽음을 맞게 되지 않나 하는 예상이 들어 가슴아프기까지 했습니다. 두번째로 만나게 된 연우인 월에게도 사랑을 얻지 못하게 된 양명군이었습니다. 어릴적에는 벗의 누이 연우를 만나서 사랑하게 되었지만, 오라비의 벗이상의 감정을 얻지 못한 양명이었죠. 아비였던 성조(안내상)에게 정치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명을 받아 관료들과의 연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문전성시를 이루며 찾아오는 아첨꾼 양반들을 피하고 다녔던 양명이기도 했습니다.
 

8년전 연우가 죽음을 당하고 나서 연우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잘못을 국본인 세자 훤에게 원망하기까지 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나였다면 연우 낭자를 지켰을 것'이라며 훗날 모반의 수괴가 될 것임을 강하게 남겨놓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연우가 죽고 난 이후 양명군은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고, 숨어지내는 한량이 되어 있었습니다. 

8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난 이후에 다시 살아난 연우, 월을 만나게 되었고 왕인 훤보다 월과 연우가 동일인임을 가장 먼저 느꼈을 만큼 연우에 대한 애정은 훤을 앞서고 있기도 했습니다. 첫눈에 월에게서 연우의 존재를 느꼈던 양명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양명은 무녀가 된 월에게서도 사랑을 얻지 못했습니다. 윤대형(김응수) 대감이 보낸 자객들에 의해서 연우를 보호하려다 깊은 상처를 입고 자신의 어미 희빈 박씨(김예령)가 머물고 있는 절을 찾게 되었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양명은 자신보다는 훤에게서 떠나지 않는 연우의 사랑앞에 또 다시 상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결코 죽어서 다음 생에서도 연우의 사랑은 오로지 훤에게만 허락할 뿐이었습니다. 

어쩌면 양명의 사랑은 슬픔일 겁니다. 어미 박씨는 양명에게 '이제는 자신이 하고싶은 데로,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살아가라'고 말해 줍니다. 어미 박씨의 말은 양명군을 그만큼 믿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과거에 양명군에게 그같은 말을 해 주었다면 아마도 연우를 빼앗고 양명군의 여자로 만들라는 것과도 같은 뜻이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8년이란 시간이 지나 상처입고 함께 돌아온 무녀 월을 만나게 된 박씨는 자신의 자식인 양명군이 결코 다른 마음을 품지 않을 것임을 강하게 확신하고 있었을 겁니다. '사랑으로 얻은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을 것이고, '잃어버린 사랑 대신에 새로운 인연이 양명군에게 다시 찾아올 것'임을 확신한 것이었죠. 그렇기에 박씨는 양명군에게 이제는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살라 말하고 있었던 것이었을 겁니다.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박씨는 양명군의 결정을 믿었던 게지요.


양명군에게 예견되는 것은 어쩌면 역심을 품은 핏빛전조의 어두움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자신의 집앞에 모여있는 양반들의 모습에 자신을 숨기며 도망치듯 살았었지만, 어머니 박씨와의 헤어짐을 끝으로 양명은 더이상 피하지도 숨지도 않았습니다. 자신의 집앞에서 문전성시를 이루는 양반들을 맞아서 집안으로 들이는 모습은 어쩌면 모반을 일으켜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하는 역심을 품은 해를 보는 듯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양명군의 그같은 행보는 훤을 지키기 위한 자신의 희생으로 느껴지던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이 피한다고 해서 결코 일어날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미 연우를 죽이려 하는 윤대형 대감과 외척세력들의 움직임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칼끝은 연우뿐 아니라 왕인 훤에게도 향해 있었고, 누군가는 훤을 대신해 옥좌에 오르게 되겠지요. 그 주인공이 자신이 아니라 하더라도 훤을 대신할 해를 찾게 되는 외척세력들이란 것은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양명은 이미 한번의 결단으로 훤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무녀 월을 피신시켜던 자리에서 왕인 훤은 진검승부를 통해서 목숨을 앗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양명은 훤을 베지 못하고 칼을 내려놓아야만 했었죠. 이미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지요. 그렇지만 양명과는 달리 외척세력은 현재의 왕인 훤을 버리고 새로운 옥좌의 주인을 찾고 있는 형국입니다.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양반들을 물리치고 역모를 꾀하는 핵심인물인 윤대형 대감이 직접 양명군을 찾아와 세상을 바꿀 의향이 있는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렇지만 양명에게 군주의 자리보다는 단지 두가지밖에는 없었습니다. 바로 종묘제례의 제주자리와 허연우 였습니다. 그같은 양명의 말은 역모에 동참하겠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 있어 보이더군요. 먼저 허연우에 대한 간절한 소망입니다. 여인의 사랑을 얻고자 하는 것은 사내들의 바램입니다. 하지만 왕인 훤에게도 당사자인 연우에게도 양명은 허연우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왕이 된다 해서 허연우를 얻을 수 있는 것과는 다른 것이지요. 설령 현재의 왕인 훤을 제거하고 자신이 왕위에 오른다 하더라도 연우의 마음도 몸도 얻지 못할 것임을 양명은 알고 있을 겁니다. 훤이 죽게 된다면 연우또한 자결을 택할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는 것이죠. 그만큼 훤과 연우의 사랑은 누구도 갈라놓을 수 있는 인연이 아니었습니다. 죽음마저도 거슬러 다시 만나게 된 인연이었으니 사람으로 인해 천지가 바뀌게 되는 역모를 행한다해도 연우를 얻지는 못하는 것이죠. 양명이 윤대형에게 허연우를 원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얘기입니다.

또 다른 바램인 <종묘제례의 제주자리>는 언뜻 보기에 역심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의 종묘제례를 행하는 제주자리는 단 한사람 왕이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양명의 그같은 발언은 어쩌면 권좌를 찬탈하고자 하는 야욕에서 불거진 것이 아닌 자신의 어머니인 희빈 박씨를 향한 효로 보여집니다. 또한 아비인 성조(안내상)를 향한 마음이기도 할 것입니다. 왕의 여인이었지만 성조의 죽음으로 속세를 떠나 불가에 귀의하게 된 박씨는 왕실의 신분이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아비였지만 양명군은 성조에게 아버지라 칭하지도 못했었습니다.

종묘제례의 제주자리는 어미인 박씨의 신분을 복원시켜주는 동시에 어릴적 아버지였던 성조대왕에게서 받았던 설움에 대한 울분이기도 해 보였습니다. 즉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것만으로도 족함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보였습니다. 오로지 장자계승의 원칙으로 왕위를 세습받은 조선의 사회. 서장자였기에 아비를 아비라 부를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양명. 또한 정치에는 뜻을 담지 말라던 아비의 말은 양명을 가로막았던 것이지요.

외척세력에 의한 역모의 움직임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2회는 핏빛 단죄만이 남아있는 셈이라 할 수 있어 긴장감이 높기만 하네요. 윤대형 대감과 함께 외척들의 역모에 가담하게 될 듯한 양명군은 과연 훤과 대적하게 되는 역모의 수괴가 될 것인지 아니면,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왕을 대신하며 마지막 죽음으로 왕을 지키며 빛을 내는 또 다른 태양이 될 것인지 결말이 궁금해 집니다.(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수목드라마 '해를품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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