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라는 장르는 영화팬들에게는 그리 반기는 장르의 영화는 아닐 듯 싶습니다. 지극히 실험적인 모습이기도 한 장르가 독립영화라 할 수 있겠고, 흔히 영상미학이라 할 수 있는 영화적인 볼거리와도 거리가 먼 장르가 독립영화에 해당한다 할 수 있겠죠. 인디영화나 혹은 저예산 영화로도 많이 인식될 듯 싶은 장르가 독립영화라 보여집니다.

지난 2009년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초청작이기도 한 독립영화 <계몽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발 앞서 시사회를 통해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장르적으로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즐겨보는 분야가 아니기도 한 장르가 독립영화입니다. 독립영화가 관객에게 전해주는 주제는 사실 생각보다 난해한 영화들이 많다는 점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영화평론가적인 지식을 견비하지 못하고 있어서 단순히 영화를 보면서 '재미있으면 최고의 영화'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독립영화인 <계몽영화>는 어떤 영화였을까요.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도 사실 <계몽영화>는 독립영화같지 않은 디테일한 소품들과 배우들의 연기를 보게 될 듯해 보입니다. 특히 독립영화라는 장르가 고리타분하고 난해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독립영화>는 그리 어렵지 않게 생각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은 영화였습니다. 


<계몽영화>는 3대에 걸친 가족들에 얽혀있는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비밀스러움이 그 시대를 살아가면서 겪어야 했던 가족들의 비화가 숨어 있기도 하죠. 그 숨어있는 비밀들은 사실상 가족들에게 어떠한 형태로 계속적으로 전이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집안의 아버지이자 아들이기도 한 정학승은 현재를 서교동의 낡은 집에서 살아가면서 홀로 음악을 듣곤 합니다. 그러던 중 학승은 오랜 지병으로 결국 쓰러지게 되고 가족들이 학승의 죽음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미국으로 떠났던 딸 태선(오우정)은 어린 아들과 귀국을 하게 되고, 오랜 기러기 아빠인 성호(박혁권)와 재회하게 되죠.

영화는 집안에서는 2대에 해당하는 정학승(정승길)의 연애사로부터 시작되는 모습입니다. 2000년대가 아닌 정학승이 살아가는 시대는 일제 해방기를 지나고, 한차례의 전쟁이 지난 국부정권시대에 고정되어 있는 모습이죠.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서 이루어졌던 국토건설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전쟁이 지나고 난 한국은 급속도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다름아닌 정학승이었죠.

 
일제 강점기 시대가 끝나고 전쟁이 지난 이후 학승은 박선생(김지인)을 만나게 되죠. 전쟁을 겪었던 세대인지라 두 사람은 자연스레 서로에게 통하는 대화를 찾을 수 있었고, 결국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 사이에서는 두 아이인 태한(배용근)과  태선이 태어나게 되죠.

아버지인 정길만(이상현), 그리고 그 아들인 2대 정학승, 3대 태한과 태선의 가족사를 통해서 영화 <계몽영화>는 한국의 근대사를 상징적으로 묘사해 나갑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아버지인 정길만은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동양척식주식회사에 다니게 되죠. 근대사를 공부했던 학생들에게도 아마 들어봄직한 명칭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대한제국의 쌀과 토지를 빼앗기 위해 일본이 만들었던 회사이기도 한 것이 동양척식주식회사입니다. 도리대를 통해서 원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 땅을 빼앗기도 하고 곡식을 강제로 징수하는 곳으로 배운것이 생각이 나더군요.



그렇지만 아버지 정길만은 동양척식 주식회사를 다니면서 일제의 수탈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는 모습이죠. 하나의 회사를 다니는 모습을 보이면서 단지 무지한 농민을 계몽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2대째인 정길만이 살아온 근대사는 근부정권과 신군부정권을 거치면서 굴곡의 역사를 살았던 인물로 대표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직접적으로 정길만과 그의 가족들(아내, 어린 딸, 아들)을 통해 그 시대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모습을 묘사하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대에 해당하는 태선을 통해서 현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매일처럼 녹음해야 하는 태선은 아버지의 폭력적이고 규율속에 어린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어린 태선을 통해 신군부정권 시절의 시회적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했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모습은 아버지 학승의 심부름으로 술심부름을 가던 중 매케한 취류탄 냄새에 눈물을 닦는 모습이었죠.

<계몽영화>는 일제강점기는 1931년과 전쟁이후 경제성장을 이루었던 1965년, 그리고 새로운 신군부정권 시대였던 1983년과 마지막으로 현재라는 시간적 뫼비우스의 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학승의 가족들에게는 저마다 숨겨져 있는 비밀이 있었고, 그 비밀은 세대를 지나면서 다른 형태로 전이되어 가는 모습을 담고 있는 듯 보여지더군요. 그 전이의 모습이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변형되어 있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종의 커다란 사회적 이슈라 할 수 있는 것들에 해당하는 것이겠죠.

독립영화임에도 <계몽영화>는 독립영화라는 느낌보다는 시나리오와 상징적인 묘사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때문인지 잘짜여진 상업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가족들에게 숨겨져 있는 비밀이 드러나게 되는 과정을 밟아가는 모습이 2시간이라는 긴 시간임에도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상업영화들이 보여주는 볼거리가 없기는 하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연기력 만큼은 충분히 감상할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가 <계몽영화>였습니다. 과연 3대에 거쳐 가족에게 전이된 비밀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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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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