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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히어로 2회, 속단하기 이른 앙팡테러블 군단

by 뷰티살롱 2009.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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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로 새롭게 선보이는 이준기, 백윤식, 엄기준, 윤소이 주연의 <히어로>가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수목드라마를 장악하고 있는 이병헌, 김태희 주연의 <아이리스>나 장근석 주연의 <미남이시네요>의 인기를 3분할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인기저하의 큰 요인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아이리스의 짜임새 있는 액션첩보 드라마라는 장르가 신선한 것이 가장 크다 할 수 있어 보입니다. 한류스타이자 인기배우인 이병헌이라는 네임밸류뿐 아니라 대규모 물량공세에 이은 아이리스의 독주가 지극히 <히어로>에게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2회가 끝이 난 MBC의 <히어로>는 기존 드라마였던 <맨땅헤딩>과 거의 동급의 시청율을 보이고 있어 아쉬움이 남을 만한 드라마로 보여집니다. 특히 탄탄한 연기파 배우들의 포진에 인기배우인 이준기의 합세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시청율이 오르지 않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게 보여지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분명 드라마 <히어로>에는 잠재적인 힘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드라마가 갖추어야 할 소재

드라마를 골라보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드라마가 표출해내는 다양한 소재거리들이 첫번째가 아닐까 싶습니다. 언뜻 보기에 <히어로>라는 드라마는 그저그런 이준기-윤소이-엄기준 식의 트랜드 드라마로 보여질법하기도 하고 <거침없이 하이킥>이라는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처럼 다양한 웃음코드를 보여주고 있는 시트콤같은 모습을 담아내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히어로>의 가장 큰 웃음코드는 사회풍자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소위 잘 나가는 상위 1% 귀족층들과 그들에 맞서 말도 안되는 소위 찌질한 천민계층간에 벌어지는 웃지못한 위트가 단연 돋보인다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드라마에서 가장 큰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두 남자, 진도혁과 강해성이죠. 진도혁은 3류 찌라시잡지의 찌라시 기자에 속하는 계층인 반면에 강해성은 FM적인 언론이라는 부분을 희화해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기와 구독률을 높이기 위해서 자극적인 기사를 서슴없이 내보내는 먼데이서울의 진도혁 기자는 끝내 회사가 문을 닫음으로써 일순간 길바닥에 나앉게 되는 신세가 됩니다. 그렇지만 자포자기하는 유형의 인간형이라기 보다는 스스로가 길을 만들어나가는 듯한 인물이죠. 어찌보면 전혀 어울릴법하지 않은 사회에 속해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에 비해 진도혁의 라이벌인 강해성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이용하는 것을 서슴치 않는 인물입니다. 그 때문에 학생회장 선출에서도 진도혁과 경쟁하게 되지만, 선의의 경쟁이 아닌 편법을 동원해 상대방을 궁지로 몰게 만듭니다. 다름아닌 진도혁이 뇌물로 학생들을 매수한다는 것처럼 꾸민 것이었죠. 그리고 사회인으로 성장하면서도 진도혁과 강해성은 서로 다른 직업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찌라시같은 언론이었지만 진실을 말한 진도혁에 비해, 모양새는 언론계에서 내놓라 하는 듯한 정통성을 지니고 있는 대세일보의 편집장인 강해성은 진실을 왜곡하는 것을 서슴치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을뿐]이라는 말이 시사하는 것과 같이 진도혁과 강해성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드라마 <히어로>는 언론과 사회에 대해서 희화적으로 풍자하려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코믹스러움의 달인 백윤식, 그리고 조연들


충분히 드라마 <히어로>는 이준기 라는 한명의 배우에 의해서 코믹스럽고도 위트가 넘치는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준기식의 코믹을 능가하는 무표정의 달인인 백윤식의 등장은 예사롭지 않는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습니다. 얼굴에 웃음기를 뺀 배우 백윤식은 이미 영화에서 그 연기력을 입증한 연기파 배우죠. <싸움의기술>, <타짜>, <범죄의재구성>에서 보여준 백윤식 표 카리스마 연기를 쉽게 볼수 있지만 거기에 카리미스+코믹이라는 두가지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르게 본다면 오히려 백윤식씨의 무표정 살벌한 코믹연기로 인해 이준기의 깨방정 코믹연기가 상쇄될 듯이 보여지지만, 오히려 두 사람의 각기다른 코믹연기는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카리스마 백윤식에 깨방정 이준기라는 공식을 정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15년 동안 감옥생활을 한 탓에 세상일에 대해서는 어디하나 알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아니 알고 있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세상이 뒤바뀌어 있는 것이죠. 15년전에 성행하던 문화가 디지털 세대로 넘어가면서 세상은 변화된 것인데, 조용덕이라는 인물은 그 변화의 틈바구니에서 변하지 않는 구시대적인 인물, 즉 원시적 인물이나 마찬가지 모습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신 세대와 구 세대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은 고용덕이라는 인물은 위트로 승화시켜 놓고 있다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 때문인지 조폭이라는 사회적 악이었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속 조용덕이라는 인물이 밉게 보여지지 않습니다. 건달과 조폭의 차이, 흔히 영화에서 보여지는 의리를 중요시하던 오리지날 건달의 모습을 조용덕이 그려내고 있다는 얘기죠.

백윤식 표 코믹에 버금가는 또다른 재미는 어쩌면 조연배우들이 보여주는 알짜배기 진품 연기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이는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한번씩 터져나오는 백윤식 표 코믹과는 또다른 맛을 보여줍니다. 차만수(정석용), 나가연(정수영), 박준형(지창욱), 고은식(진성), 그리고 형사로 등장하는 나경만(이한위)이 만들어내는 시트콤적인 위트는 드라마 <히어로>의 또다른 웃음 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루인생들이 그려내는 또다른 사회악의 심판

진도혁과 조용덕이라는 캐릭터는 어찌보면 실제로는 사회적으로 사회악에 해당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찌라시 3류 기사에 해당하는 흔히 말해 인기를 위해서 스캔들을 만들어내고, 부풀려 기사를 생성해내는 기자의 정형이나 사회에 폭력을 조장하는 조폭출신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분면 진도혁이나 조용덕이라는 캐릭터는 너무도 미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또다른 사회의 이면, 폭력을 쓰지 않으면서도 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언론의 실체인 대세일보나 그 세을 이용하는 편집장인 강해성의 언론플레이식의 기사들은 진도혁과 조용덕보다 오히려 더 큰 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악을 이용해 어찌보면 더 큰 악에 대항하는 대항마와 같은 구도이기도 하지만, 진도혁과 조용덕에게 보여지는 것이 있다면 정의라는 것입니다. 조폭이라는 혹은 찌라시 3류기자이기는 하지만 인간미가 살아있다는 것, 상식은 남아있는 인간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가게 합니다. 대세일보에 맞서기 위한 언론을 만들기 위해 조용덕은 새롭게 용덕일보를 창간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웃지못할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바로 과거 자신과 연결되어 있던 사람들에게 협박아닌 협박을 통해 자본을 마련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무리수를 두며 협박하기 보다는 그 사람들의 형편에 맞는 협박을 통해 시설을 마련하고 건물을 임대하며 취재차량 등을 마련합니다. 이는 또 하나의 웃음의 코드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한 설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도혁과 조용덕에 의해 만들어진 용덕일보는 차만수, 나가연, 박준형, 고은식이 합세함으로써 비로소 하나의 언론매체로 등장하게 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는 이미 폐간이 된 먼데이서울과 같은 하류인생들의 모임이나 마찬가지로 보여질 법합니다. 정의감이라는 것과는 별개로 소위 먹고살기 위해 벌이는 천민들의 반란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죠. 언제 폐간이 될지도 모를 위험천만한 로드길을 가는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기존 먼데이서울과는 달리 용덕일보는 다른 길을 걷게 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정치계의 접대문화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기사를 썼던 진도혁의 기사가 대세일보에 의해 찌라시로 전락해버리게 되었지만, 그에 대한 복수의 길로 용덕일보 창간을 했다기 보다 누가 더 옳바른 언론을 보여주는가를 심판의 잣대로 들이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이 드라마의 눈여겨 볼 핵심이 있을 듯 보여집니다.

언론이라는 매체를 통한 사실의 보도

2회가 끝나고 예고편에서 보여진 용덕일보의 실체는 대략적으로 가장 서민적인 내용을 다룰 것이라는 점입니다. 억울한 사연을 접수받는다를 고착화시킴으로써 언론이 나아가야 하는 진실성을 앞으로는 다루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고용덕이라는 인물이 과거 대세일보 회장 사이에 숨겨져 있는 비밀스러움을 알리게 되는 과정으로 풀어질 수도 있어 보이기도 하고, 언론플레이식으로 국회의원의 접대문화를 꼬집어놓았던 진도혁의 사실보도와 이를 왜곡보도한 대세일보의 언론플레이식 보도를 파헤쳐냄으로써 언론과 경제, 경치계의 커넥션을 드러내 놓고 비평하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드라마의 색깔은 어디까지나 코믹의 장르일 뿐이겠지요. 과거에 방송되었던 <스포트라이트>가 사회적인 문제를 직접적으로 보도하는 방송언론의 모습을 장구하고도 무겁게 표현해내고 있었던 반면, <히어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접근해 나가고 있습니다. 마치 한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보따리를 풀어내놓고 있다는 것이죠.

드라마 <히어로>는 그 장르자체가 애매모호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그 때문에 어찌보면 대작드라마라 할 수 있는 <아이리스>나 10~20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꽃남 트렌드 류의 장르인 <미남이시네요>에 뒤쳐질 수밖에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히어로>는 어쩌면 회마다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고 보여지더군요. 그것이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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