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드라마리뷰

수상한삼형제, 고세원 - 파우스트가 되어버린 왕재수

by 뷰티살롱 2009. 11. 22.
반응형

KBS2 채널의 주말 드라마가 인기가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한편의 가족드라마를 보는 듯한 훈훈한 정을 소재로 제작된 드라마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이러한 가족드라마가 인기를 잃을 때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KBS2채널의 주말드라마는 가족드라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솔약국집아들들>이 떠나고 난 후속작으로 자리한 <수상한삼형제>는 이러한 계보상에서 본다면 가족드라마라는 명맥을 이어주고 있는 드라마이기는 합니다. 삼형제인 건강(안내상), 현찰(오대규), 이상(이준혁)이라는 형제애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울타리를 만들어놓고 있다는 점에서는 말입니다. 그런데, <수상한 삼형제>의 최근 인기도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가족애보다는 한편의 막장드라마를 보는 듯한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다름아닌 이상-어영-재수라는 세 남녀의 삼각관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방의 대박을 바라는 김건강은 삶 자체가 고단하고 오로지 성공이 목적인 김현찰은 자린고비형 인간형에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안달형 차남, 그리고 가족 구성원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 듯 보이기만 한 막내인 김이상이라는 삼형제의 모습과 어영과 재수, 이상이라는 3 남녀 관계에서 본다면 가장 눈길을 가는 인물이 이상이죠.

5년동안 사귀었지만 매몰차게 버림을 당했던 어영(오지은)을 감싸안아주는 이상(이준혁)은 왕재수 검사의 교묘한 방해를 받게 됩니다. 이유는 딱 한가지죠. 어영이라는 여자를 좋아하는 김이상이라는 남자에게 자신이 맞았기 때문에 자존심에 금이 간 것이죠. 그 때문에 김이상과 어영이 엮이는 것을 볼 수 없다는 게 왕재수 검사의 결론입니다. 특히 자신을 때린 남자이니만큼 자신의 자존심에 금이 간 것이나 다름없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김이상의 말처럼 [남자답게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가 행복해지길 바래라]를 택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손댄놈을 그냥둘 수 없다]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왕재수는 주어영을 철저하게 이용하게 되는 것이죠. 아니 이용하기 보단 놀다가 버려도 될 그런 여자로 만들어버리게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왕재수 검사의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재수덩어리일 수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기만 합니다. 아무리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입었다 하더라도 예전에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까지 철저하게 이용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서죠. 차라리 이상과 어영이 서로 헤어지게 하는 선에서 방해작전을 했었다면 그나마 미운털이 박히진 않았을 것이지만, 드라마에서 왕재수는 자신이 결혼해서 살집까지 어영을 데리고 가서 앞으로 [우리가 결혼해서 살집]이라고 속입니다. 이는 명백히 혼인빙자에 해당되는 죄에 해당한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제도 아니고 결혼이라는 전제로 여자에게 접근한다는 것 몹시 비호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어영은 급기야 아파트에 갑자기 찾아온 재수의 약혼녀와 마주치게 되기는 합니다.
 
왕재수의 방해는 마치 한편의 희극을 보는 듯한 모습이 아닐 수 없더군요. 독일의 작가인 괴테의 <파우스트>라는 작품에서 파우스트는 지식과 권력을 위해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리게 되지만 결국은 사랑으로 파멸하게 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검사가 되는 왕재수 검사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것보다는 권력을 위해서 결혼하게 되는 인물인 동시에 자신의 자존심으로 인해서 어영이라는 여인의 모든 것을 짓밟는 듯한 캐릭터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그 반대에 서있는 인물인 김이상은 순수의 파우스트가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선과 악이라는 주제에서 절대적인 악만이 남아있고, 절대적인 선만을 추구하는 인물이 왕재수와 김이상이라는 인물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마치 도플갱어에서 악한 성질이 빠져나와 하나의 인격체가 된 듯한 왕재수와 순수만을 가지고 있는 인격체인 김이상이라 할 수 있어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흥미진진해지고 있는 두 남자의 자존심 싸움속에 피해자가 되어버린 주어영이라는 여인이 안타깝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좋아했던 사람을 쉽게 잊지 못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라 합니다. 헤어진 애인이 다시 만나자고 한다면 요즘 세상에서야 뒤돌아보지도 않고 욕이라도 해보일 법해 보이지만 드라마속에서 등장하는 왕재수의 작업수준은 완전 바람둥이 수준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사실을 알게 된 주어영이라는 여자가 왕재수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김이상에게 돌아가게 될지는 미지수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주어영이 김이상과 교재하게 된 배경에는 헤어짐의 쓸쓸함 때문에 일시적으로 자신을 안아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상대가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했었으니까요. 슬픔때문에 시작된 사랑은 특별한 상황일 수밖에 없겠지요. 왕재수의 실체를 알고 김이상에게 돌아가고 싶겠지만, 어쩌면 김이상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을 듯 해 보입니다. 자신의 말보다는 왕재수의 말을 더 믿고 있는 주어영이라는 여자의 마음을 보았으니 말이죠. 어쩌면 비련의 여주인공이 탄생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왕재수에게 2번 버림받고, 좋아한다던 김이상에게까지 받아들여지기 않게 될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김이상과 주어영과의 로맨스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감이 들기는 하지만 왠지 쉽지않아 보이더군요. 1인 시청자로써 둘의 사랑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죠.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