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학 감독의 '악의 연대기'는 과감하게 남성배우들의 굵직한 연기가 화면가득 채워진다. 이제는 자타공인 스릴러 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가 손현주라는 배우다. 2012년 방영된 '추적자'를 통해서 배우 손현주는 기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여지던 친근감있고, 수더분한 동네 옆집 오빠나 아저씨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액션과 스릴러물의 단골 배우가 된 듯해 보이기도 하다.

TV드라마로는 '쓰리데이즈'에서 대통령 역할로, 영화 '숨바꼭질'에서는 형의 실종을 파헤쳐 나가는 성수 역으로 등장했다. 또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는 김수현과 호흡을 맞추며 북한의 간첩부대 고위급이었던 김태원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다. '추적자' 이외에 배우 손현주는 계속해서 액션과 스릴러 장르를 오가면 작품에 출연한 모습이다.

백운학 감독의 '악의연대기'는 스릴러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한 작품이다. 소위 잘 나가는 경찰인 최반장(손현주)는 특급승진을 준비하고 있었다. 위에서부터 최반장을 응원하는 서장에 이르기까지 최반장은 이미 특급승진이라는 쾌속열차에 몸을 싣고 있었다. 하지만 기뻐하는 순간도 잠시다. 강력반 후배 경찰들과 승진을 자축하며 술을 마시고 먼저 자리를 파한 최반장은 택시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했다.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가 아닌가. 자신을 축하해주는 사람들과 기분좋은 술자리, 그리고 행복한 집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집으로 가야하는 택시가 이상스레 도시 외곽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하고, 급기야 택기운전기사는 흉기를 들며 최반장을 위협한다. '당신이 죽어야 내가 산다'며 흉기를 휘두르며 달려들게 되자, 최반장은 순간적으로 방어하다 괴한이 들고 있던 칼이 도리어 괴한을 죽이게 만든다.

우발적 살인인 셈이다.

경찰에 신고하려던 최반장에게 돌연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서장이 윗선에게 잘보이며 자신을 위해서 로비를 하고 있단 전화다. 순간적으로 최반장은 경찰에 전화하려던 생각을 버리고, 택시안에 남겨져 있을법한 모든 증거들을 지운다. 자신의 지문이나 흔적들을 모두 지우고, 택시기사가 시체로 발견되더라도 강도를 만나 죽게 된 것이라 믿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최반장의 계획은 단 하루만에 늪으로 빠져든다. 다음날 아침 최반장이 근무하는 경찰서가 내려다보이는 높이에 지난밤 죽은 택시기사의 시체가 크레인에 매달린 채 발견되고 마치 시체는 경찰서를 내려다 보는 듯하기만 하다. 도대체 누가 시체를 옮겨 보란듯이 경찰서 앞에 매달아 놓았던 것일까.

스릴러의 시작이다. 시체를 통해 드러나게 되는 자신의 신분이 염려스러운 최반장은 현장에 남겨져 있는 증거들을 발견되는 지를 불안스레 바라보게 되고, 택시안에서 후배경찰인 차동재(박서준)은 지난밤에 최반장에게 수사팀이 선물로 주었던 넥타이핀을 발견한다. 증거를 숨기게 되는 차동재, 그리고 수사를 전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특별수사팀이 결성되고, 최반장이 담당하게 된다.

중요한 단서는 택시에 탄 사람이 누구인가를 알아내는 것. 도심에 설치되어진 CCTV를 수사팀이 분석해 나가는 중 최반장은 지난밤 마지막으로 경찰서 식구들과 회식을 끝마치고 택시를 잡았던 곳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빼돌리는데 성공한다. 물론 이를 목격하게 된 것은 차동재다.

영화 '악의연대기'는 스릴러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영화라 할만하다. 죄를 뒤집어 쓴 피해자와 이를 파헤치려는 누명을 쓴 경찰관. 그 중심에 배우 손현주가 있다. 사건을 파헤쳐 나가면서 수사의 전환을 맞게되는 시점에서 또한번 관객을 흔들어 놓은 것은 과거 배우였던 김진규(최 다니엘)의 등장이다. 김진규의 등장으로 최반장은 모든 사건의 중심에 과거의 사건이 맞물려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알게 되었다는 순간에 또 한번의 반전이 관객을 기다린다. 우발적 살인에서 시작된 사건은 마치 퍼즐과도 같은 복잡함으로 꼬여가게 되고, 최반장은 점차 자신을 목조르던 진실앞에 서서히 다가서게 된다. 왜 최반장을 위협하는가? 영화 '악의연대기'는 가장 기본적인 공식을 통해서 복잡하게 캐릭터들을 엮어놓게 된다. 듬직한 후배인 오형사(마동석)과 동생같기만 해서 보듬어주고 싶은 차동재 그리고 의문의 배우 김진규는 최반장과 어떤 관계로 얽혀있는 관계일까.

영화 '악의연대기'는 감추어진 과거의 사건을 몇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다시 들춰낸다는 점에서 유사한 영화들이 있기는 하다. 관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과거의 잘못과 오류에서 시작된 악연으로 얽히고 설친다는 설정은 다소 진부해 보일 수 있는 전개이기도 하지만,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심리적인 묘사는 탁월하다.

스릴러 물에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손현주를 비롯해, 액션과 갱스터 무비에서 듬직한 배역으로 눈길을 끄는 배우 마동석, 거기에 대세남으로 자리잡은 박서준과 스릴러물과 멜로를 오가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우 최 다니엘 4인방의 남자배우진은 쫄깃거리며 여심을 사로잡을 만하다.

과연 최반장이 만나게 되는 진실의 앞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스릴러의 모범적인 공식을 따르는 영화 '악의연대기'는 배우들의 탄탄한 열연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을 갖는 영화였다.

<본 포스팅은 CJ E&M의 초대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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