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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국내여행/울주군 관광

[울주 여행]영남알프스, 간월재에 펼쳐진 황금 양탄자 '억새평원'

by 뷰티살롱 201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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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찾는 이유가 단순히 여행을 위해서만은 아닐 듯하다. 어떤 사람들에겐 산을 찾는 이유가 사색에 잠기기 위해서 찾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즐거운 연인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이기도 하듯 산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국내에 알프스라는 명칭을 갖고 있는 곳이 있어서 눈길이 간다. 바로 경남 울주에 있는 영남 알프스다. 스위스의 알프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고전 영화중에 하나인 '사운드오브 뮤직'에서 폰트랩 대령과 마리아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 산을 올라 망명길에 오르게 되는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기고 하고 아이들과 신나게 뛰놀며 부르던 도레미송의 장소가 바로 알프스다.

 

 

영남알프스를 돌아보고 싶은 생각에 날씨가 풀리고 봄이 찾은 4월에 울주를 찾았다. 사실 여행이라는 1차적인 재미고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계절이 바뀌면서 답답한 고민거리가 생겨나 머리를 정리할 겸 산행을 구상하던 중이기도 했었다.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천m 이상의 9개 산이 산세와 풍광을 자랑해서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보니 작년 이맘때에 울주 석남사를 찾았던 기억이 난다. 가지산 쌀바위에 대한 전설을 들었던 기억이 엇그제만한데,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을 깨닫는다.

 

영남알프스는 전체면적이 약255㎢며, 가을이면 곳곳의 황금억새평원에 나부끼는 순백의 억새가 환상적이라 전국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산 정상 부근에 조성돼있는 억새평원으로 유명한 곳은 전국에 몇곳이 있는데, 그중에서 영남알프스의 억새바람길은 유명한 곳 중 하나다.

 

머리가 복잡한 탓에 울산역에서 가까운 울주를 찾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울주는 여러 볼거리들과 먹거리 들이 풍부한 지역 중 하나다. 산세가 좋은 강원도를 찾는 산악인들이 많지만 울주는 가지산을 비롯해 신불산과 재약산, 간월산, 천왕산, 영축산, 고헌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악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곳이기도 하지만, 봉계 한우와 언양 불고기 등의 지역 먹거리도 하나의 여행객을 유혹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KTX로 인해서 서울에서 울산까지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서 국내여행이 그리 어렵지 않은 시대다. 이른 아침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울산행 KTX에 몸을 싣기만 하면 오전 중에 울산역에 도착할 수 있다. 또 울산은 영남알프스를 중심으로 총 5구간에 걸친 둘레길을 조성해 놓고 있어서 굳이 높은 산에 오르지 않고 산책길을 나서는 여행객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외와마을에서 출발해 중선필 회관까지 이어진 5구간을 비롯해, 반대편인 통도환타지아 인근의 OK목장식당에서 출발하는 1구간은 후리마을삼거리까지 이어진다. 2구간은 다시 3개의 구간으로 조성돼 있어 짧은 둘레길을 선택해서 걸을 수 있고, 선택에 따라서 장거리 둘레길을 선택할 수 있어 맞춤형 산책 둘레길이라 할만하다.

 

둘레길은 제주도가 가장 인기가 많고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자체별로 명산 주변의 풍광을 따라 다양한 둘레길이 조성돼 있으니 시간을 짬내어 전국의 둘레길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봄이 찾아온 4월의 중순이지만 산은 아직까지 푸르름으로 물들여있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낮은 지대의 나무들은 어느샌가 파란 싹이 돋아 여름의 푸르름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중턱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부근은 여전히 겨울의 추위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듯 갈색빛이 깃들어 보이기도 하다.

 

머리를 비우고 생각을 할 겸 울주 영남알프스를 찾았던 지라 명산 주변의 둘레길을 찾기보다는 신불산으로 오르는 여정을 선택했다. 그중에서 비교적 짧은 산행코스를 선택해 신불산으로 오를 계획을 세웠다.

 

영남알프스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곳이 어쩌면 하늘억새길이다. 총 다섯개의 구간으로 나뉘어져 있는 하늘억새길은 각기 간월쟁서 영축산까지 이어지는 1구간 '억새바람길'과 2구간은 영축산~죽전마을까지 이어진 단조성터길이 있다. 3구간은 죽전마을에서 천황산까지 이어지고 있고, 4구간은 천황산~배내고개로 이어진다. 마지막 5구간은 배내고개에서 간월재까지 이어지는 코스인데, 이들 5구간을 합치게 되면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과 재악산, 천황산을 모두 오를 수 있게 되는 원형의 코스이기도 하다.

 

 

욕심이야 한도 끝도 없이 모든 구간을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지만 당일코스로 짧은 하루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터라 비교적 짧은 1구간을 돌아볼겸 등억온천단지에서 간월재로 향하는 산행을 택했다. 등억온천단지에서 출발하는 산행코스는 신불산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홍류폭포를 관람할 수 있기도 하고, 간월공룡능선을 따라 간월재까지 오르는 1시간 20여분이면 걸리는 비교적 짧은 산행코스다.

 

간월재에서 출발하게 되면 신불산을 거려 신불재왕 영축산을 볼 수가 있는데, 1구간은 4.5km로 대략 2시간 30여분을 예상하면 된다. 종합적으로 4시간여의 시간이 필요하게 되니 이른 아침에 서울역에서 출발하게 되면, 저녁무렵에 출발하게 되는 서울행 KTX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되는 수월한 산행코스라 할만하다.

 

하지만 멀리 지방으로의 산행은 늘 변수가 따르는 법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곳곳에 다른 볼거리들에 정신이 빼앗겨 막상 계획했던 산행을 마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영남알프스를 찾은 경우역시 마찬가지였다. 등억온천단지에 도착했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복합웰컴센터로 인공암벽장이 들어서는 종합시설의 공사장이었다.

 

 

아직은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이곳 복합웰컴센터에는 디스커버리센터가 들어서게 되는데, 건물 조감도를 보니 옥상까지도 사람이 오를 수 있어서 전망대로도 손색이 없는 모습을 갖추고 있다. 또 난이도에 따라 암벽등반을 즐길 수있는 인공암벽장이 들어서게 될 예정인데, 센터가 완공되게 되면 꽤나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특히 신불산으로 오르는 산악인들이나 혹은 홍류폭포를 보기위해서 찾은 여행객들의 인기를 끌 것이라는 예상이 들기도 했다.

 

 

복합웰컴센터 건물을 돌아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섰다. 점심을 먹고 출발한 산행이었기에 다소 늦은 시간이기도 했었는데, 막상 1구간을 돌아보려고 하니 정해진 시간안에 돌아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함이 들기도 했었고, 너무 욕심을 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퍼득 뇌리를 스치기만 하다.

 

다행스럽게 날씨는 그리 더운 날씨도 아니고, 겨울이 떠난 봄이라서 차가운 바람이 불지 않는 등산하기에 가장 알맞은 날씨였던지라 울주여행이 살포시 환영이라도 해주는 듯해기만 하다.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에 오르는 여행객들에게 알리는 안전수칙이 눈에 들어왔다. 무엇하나 빼놓을 수없는 수칙들이다.

 

 

초입부터 산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계곡에서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득 '오늘은 왠지 계획했던 산행이 중도에서 끝마쳐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막연하게 불안스러운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왠지 산에 오게 되면 물 흐르는 소리가 좋다.

 

 

따스한 햇살을 머금고 나무들은 어느새 파란 새싹이 돋아 여름의 푸르름을 준비하는 풋풋함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시집가는 수줍은 새댁의 모습과도 같은 부끄러움이 묻어나는 모습이기도 하다.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물줄기일지 계곡을 흐르는 물줄기는 깨끗하기만 하다. 날씨는 따스하지만 계곡물에 발이라도 담고면 겨울의 한기를 느낄만한 차가움마저 들 정도다.

 

한동안 초입부터 발길을 멈춰서서 멋진 풍광에 도취되어 버렸다.

 

 

산은 왜 오르는 것일까?

 

사람들은 산이 있기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혹은 내려가는 여정이 있기에 산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거기에 산이 있기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이다.

 

간월재로 향하는 간월공룡능선길은 비교적 잘 조성되어진 돌계단을 따라 중턱까지 이어진다. 구간마다 돌계단이 있기도 하고, 목재로 난간을 만들어놓기도 해 놓았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제작기 각양각색이다.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 손에 카메라를 들고, 평상복으로 가볍게 산을 오르는 사람도 눈에 띄고 어떤 사람들은 등산복으로 무장하고 스틱을 손에 들고 오르는 사람도 있다.

 

 

새로운 계절을 맞기 위해서 옛옷을 벗어던지듯 지난 가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낙엽들이 쌓여있고, 신록을 위한 파란 새싹은 앙상했던 나무가지를 다시 생기있게 만들었다.

 

생명의 순환을 보는 듯하다.

 

 

 

산길을 걷는 것은 언제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나무에서 쏟아지는 피톤치드니 하는 이론적인 상쾌함보다 조용하면서도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 산행이다.

 

그 때문일지 산행을 결심하고 산에 오르는 때는 언제나 무엇가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였던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산길을 따라 걸으면서 개인적으로 올라온 길을 뒤돌아보는 것을 즐기기도 하는데, 한걸음 한걸음 높은 곳으로 오르는 여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광경을 되돌아서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여름산과 가을산, 겨울산의 느낌이 다르듯이 봄에 오르는 산행은 다르다. 신불재로 오르는 봄 산행은 상그러움이 몸을 멈추게 만든다.

 

앙상했던 가지들이 새로 돋아난 작은 새싹들이 채워지고, 채 하늘을 가리지 못한 사이로 햇살이 부서진다.

 

산속에서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을 본적이 있다면, 얼마나 기분좋게 만드는 광경인지를 알 듯 하다. 도심에서 뜨거운 햇살을 고스란히 전신에 맞는 햇살과는 달리 산속에서 맞는 햇살 부서지는 광경은 또 다른 흥겨움이기도 하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욕심이 없어 보인다. 한참을 걸어 올라간 영남알프스에서 정겹게 보이는 노년의 부부을 만났다. 흔쾌히 사진모델을 승낙해 주는 마음은 넉넉함마저 엿보인다.

 

어쩌면 두사람이 오랜시간동안 함께 살아온 세월이, 서로를 닮아가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산을 오르면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 '신불재까지 얼마나 걸려요?'를 묻는다. 누구하나 눈흘기며 피해가는 사람이 없고, 오르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는 말을 건넨다. '조금만 오르면 됩니다. 바로 앞이예요' 라고 말이다.

 

더털웃음까지 내보이는 넉넉함은 산에서 만나는 인정이기도 하다.

 

 

노 부부가 떠나고 난 빈 의자는 새로운 주인공을 맞는다. 어린 아이가 그 자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젊은 연인이 자리의 주인공으로 시간을 기록한다.

 

가까운 곳에서 물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이 홍류폭포가 가까워진 듯 하다.

발걸음이 빨라진다.

 

 

누군가의 소망을 담아 쌓아올린 돌무더기들은 산행길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함부로 허물어뜨릴 수 없는 것은 어쩌면 조그마한 돌조각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작은 소망을 담아 올려진 것이라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은 아닐까.

 

나무들 사이로 멀리 한마리 용이 하늘로 승천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족히 20m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폭포앞에 다다랐다.

 

홍류폭포다.

 

간월재로 오르는 산행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비경이 이곳 홍류폭포가 아닐런지 싶다.

 

 

 

 

 

한동안 말을 잊게 만드는 광경이다.

 

낙수의 물은 어디에서 시작해서 폭포를 만드는 것일까.

 

홍류폭포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듯 하다. 폭포 바로 아래의 바위에 걸터앉아 떨어지는 낙수를 바라보면 근심거리가 한순간에 사라진다.

 

우렁찬 폭포소리에 온통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

 

시끄러운 소리속에서 평온이라니 얼마나 아이러니 한 표현인가 말이다.

 

 

 

영남알프스에는 통도사, 운문사, 석남사, 표충사 등의 문화 유적지 또한 즐비하다. 일년전 가지산 밑에 자리한 석남사를 찾았던지라 기억이 새록새록하기만 하다. 하지만 간월재로 오르는 간월공룡능선 산행길에는 명승고적은 없다. 하지만 가벼이 오르는 산행코스로는 제격이다.

 

간월재로 오르는 곳곳 산행길에서 만나는 갖가기 비경이 발길을 붙들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간월재로 오르는 산행을 그리 얕잡아 볼 수는 없다.

 

느릿느릿 걸은 탓일지 시멘트로 정돈된 간월공룡능선을 만나게 된 것은 산행을 시작한지 한시간여가 후쩍 지난 때였다.

 

 

등억온천단지에서 시작되는 간월재로의 산행은 걷기 편한 간월공룡능선을 따라 올라갈 수도 있다. 승용차가 지나갈 수 있는 시멘트길이라 현대인들에게는 걷기 편한 길이기도 하지만, 필자는 일부러 빠른 지름길을 택해 산속으로의 산행을 택했다.

 

왼편으로 보이는 시멘트길은 간월폭포로 향하는 길이다.

 

 

 

힘든 산길을 벗어나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따라 간월재로 향한다.

 

비스듬히 경사진 길을 따라 걷는 길은 마치 동네 오르막길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다. 복합웰컴센터에서 시작된 고단했던 산행길이 끝나고 편안해진 포장길이라서 낯설음이 들기도 하다.

 

 

헌데 이 길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움은 다른 지역의 산에서 만나는 감흥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포장길을 따라 천천히 꼬불꼬불 산길을 오르다보면 얼마나 걸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마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법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도 들게 만든다.

 

포장길이 마치 산허리를 한바퀴 돌며 정상으로 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3킬로미터를 걸어 오른 간월재로 향하는 길을 알리는 이정표를 마주하고 나면 아침에 계획했던 것들을 다시 수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퍼득 든다.

 

꾸불꾸불 포장도로는 마치 옛 동요에 나오는 꼬부랑 할머니라는 연상하게 만든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간월재로 오르는 산행에서 만나게 되는 두번째 비경이라 할만하다.

 

첫번째 시선과 걸음을 붙잡게 만들었던 홍류폭포의 웅장함은 꼬부랑 포장도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장소에 서게 되면 또 한번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마치 자신이 걸어온 길을 들여다보는 것이 그동안 살아왔던 인생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까 싶기만 하다.

 

한동안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포장도로의 꾸불렁길을 바라본다.

 

한차례 바람이 불어온다.

 

 

드디어 간월재에 올랐다. 포장도로가 휴게소와 대피소까지 이어진 길의 끝자락에 온 것이다.

 

간월재 곳곳에 나무난간이 만들어져 있고, 온통 갈대들이 뒤덮여 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은 간월재의 억새바람길은 온통 황금색으로 도배되어져 있는 모습이다. 황홀경이 따로 없다.

 

 

간월재 휴게소와 무인대피소가 마련돼있는 이곳 간월재는 배내골 사람들과 밀양사람들이 언양 장터로 넘어가던 고개길이란다.

 

330.578m2의 억새평원은 바람이 불기만 하면 춤을 추는 모습이다.

 

마치 추수를 앞둔 밀밭을 보는 듯한 모습이다.

 

힘들게 오른 간월재에 오르게 되면 나무벤치에 앉아 바람부는 언덕을 감상하기를 권하고 싶다.

 

 

 

 

절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영축산까지 오르는 하늘억새길 1구간으로 향하려던 계획은 일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린 듯하기만하다.

 

간월간과 영축산으로 이어진 나무계단이 눈앞에 펼쳐졌지만, 간월재 에서 보는 억새평원의 모습에 일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다.

 

가지고 온 캔커피 하나를 홀짝거리며 마치 춤이라도 추듯이 뉘었다가 일어서는 갈대들의 춤사위에 넋을 잃어버린다.

 

 

간월재 휴게소에서 내려다보이는 꾸부라진 길이 아찔하기만 하다. 홍류폭포와 더불어 제2의 비경이라 생각했던 꼬불탕길이이었는데, 간월재 억새평원은 산행의 백미가 아닌가.

 

문득 영화 한편이 떠오른다. SF서사물인 피터잭슨의 '반지의 제왕'이라는 영화는 3부작으로 1부에 비해 2부의 전투씬은 한층 업그레이드돼 있다. 3부는 말할 것도 없다. 위쇼스키 형제(현재는 자매로 바뀌었지만)의 디지털 고전인 '매트릭스' 3부작역시 마찬가지다.

 

마치 영남알프스의 하나인 간월재로 오르는 산행이 한편의 3부작 영화같은 느낌이다. 홍류폭포의 시원함과 꼬부랑길의 여유로움 그리고 억새평원의 황홀경은 산행의 3부작을 만난 듯하기만 하다.

 

 

 

 

영남알프스의 기암절벽들은 옛날 화산활동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지산에는 현재 7백60여 종의 식물과 국내 전체 조류 4백50여 종 가운데 1백여 종의 새가 살고 있어 자연이 만든 거대한 동식물원이라 불린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일지 아니면 억새평원의 황홀경을 찾은 젊은 연인들이 꽤 많이 눈에 띄기도 하다.

 

산을 오를 때에는 내려올 것을 미리 생각해 놓아야 하지만, 간월재 억새평원을 본다면 내려오고 싶지가 않을 법하다. 하산하려 하면 마치 싸이렌의 유혹처럼 갈대의 흐드러짐이 시력을 빼앗기 때문이다.

 

 

간월재 억새평원의 백미는 사실 봄철이 아닌 억새가 만발한 가을이다. 가을이면 이곳에서는 산상음악회와 패러글러이딩 등이 열려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영남알프스 간월재는 국내 대표적인 억새군락지 중 하나인데, 산림청이 선정한 국내 100대 명산 중 하나라 한다. 그만큼 빼어난 비경을 갖고 있는 곳이다.

 

너무 천천히 올라온 탓일지 간월재에서 영축산으로 오르는 1구간은 포기할 수밖에 없어 하산을 준비한다.

 

 

 

산행을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하늘억새길인 간월재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1구간을 오를 계획이라면 당일코스는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잆어 보인다. 1박2일의 여유로운 시간을 할애해 보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다행스럽게도 울주에는 꽤나 매력적인 야영장이 마련돼 있다. 등억온천단지에서 멀지않은 곳에 수변야영장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작청정 별빛야영장'이다.

 

 

 

 

 

과거에는 작수천 야영장으로 불리기도 했었는데, 산책로와 야영장, 넓은 주차장, 잔디광장이 마련돼 있어 외지에서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을 기다리는 곳이다.

 

작청전야영장에는 20여개의 야영공간이 구비돼 있고, 별빛야영장에는 25여개의 야영장이 마련돼 있어 가족단위 1박2일로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라 여겨진다. 특히 작청정별빛야영장은 시간을 흐르는 작쾌천 물줄기가 이어져 산책로는 그만이다.

 

태화강을 중심으로 석남사, 언양읍성, 오영수문학관, 고헌사 등의 볼거리들이 즐비한 울주로의 여행을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힐링여행이 아닐까 싶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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