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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푸른거탑 3회 소원수리편, 군생활 꽃피려니 얼차레 금지라니!!

by 뷰티살롱 201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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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군대를 생각하면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어버린 필자로써는 tvN에서 방송되는 '푸른거탑'을 보면서 1시간동안 키득거리며 시청하지 않을 수 없다. 시셋말로 옛날군대와 요즘군대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라고 할까? 불과 3년차이나는 대학교 후배의 군생활 무용담을 들어봐도 필자가 겪었던 군생활과는 천지차이인데, 과연 요즘에 갓 군대를 제대한 예비역들의 군생활 무용담은 어떠할지 상상이 가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전방 전투대대에서 군복무를 한지가 벌써 20여년이 지났으니 군대도 많이 변해도 한참을 변했을 거란 생각이다.


tvN의 '푸른거탑' 3회에서는 소원수리에 대한 에피소드에 대해서 보여졌었다. 필자가 복무했었던 부대에서도 소원수리라는 것이 갓 만들어졌을 당시였는데, 군대에서의 구타와 얼차레가 많았었던 시절이었다. 흔히 말해 얼차레가 없는 날에는 왠지 잠이 오지 않는다는 말이 허언이 아닐만큼 군대생활이 엄한 곳이기도 했었다. 자대로 배치받은 신병의 목소리(관등성명)이 작다면 그것역시 점호시간에는 얼차레로 이어지는 구실이었으니 얼마나 심했었을까. 그런 생활덕에 한밤중에도 부대원들의 곤잠을 깨우는 고함소리가 들리곤 했었는데, 보초서다가 갓 재대배치를 받은 이등병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벌떡 일어나 관등성명을 대는 일이 비일비재였었다. 지금의 군생활 하는 사병들에게는 '에이 설마하니 그정도였을까?'하며 뻥이겠지요~라고 말할 수도 있었겠지만, 제대로 옛날 군대는 그랬었다.

남자가 군대를 제대해야 진짜 남자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필자역시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야 아버지에 대한 존경이 더 많았었다. 당시의 어리기만 한 필자의 군생활이었는데, 그렇다면 과거 전후세대인 아버님들의 군생활은 어땠을까 상상이 가지 않기 때문이었다. 제대하고 나서 아버님과 군대생활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기갑 전차부대에 계셨던 아버지의 군생활은 아들세대인 필자의 군생활보다 더 혹독하고 엄하기만 했었다. 그렇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모두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는 공감할 수 있게 되기도 했었다.

군대에 입대하게 되면 으례히 보통의 어머니들은 눈물을 흘리시지만 아버지들은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이제야 사내구실 하겠구나'하면서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으셨던 때였다. 그도 그럴것이 전후 세대인 아버지 세대에서는 군대는 남자들에게는 지옥같은 병영생활이겠지만, 그런 남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여자들은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우리네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전투부대는 다른 예비사단과는 달리 언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 군대에서 잦은 구타가 성행하고 얼차레가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갓 재대에 배치받는 이등병들이 다른 생각을 못하도록 하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항상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했었다.

필자의 후임병 시절역시 그리 녹녹하지는 않았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점호시간은 으례히 치러지는 얼차레 시간이기도 했었다.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군기강화의 시간이기도 했었는데, 구실도 각양각색이다. 인원수를 점검하는 번호가 틀려도, 침상정리가 잘못되어도, 하다못해 관문대의 야상과 전투복의 끝선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도 여지없이 얼차레가 발생하는 요인이었다. 일명 빠져나갈 수 없는 수만가지 구실들이 점호시간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도 했었는데, 요즘 병영생활은 어떠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런데 참 억울한 면도 없지않다. 어렵게 군생활을 하던 차에 고참병으로 계급이 올라가고 이제는 기지개(부대의 살림을 도맡아 보는 선임병, 대체적으로 상병 고참이 맡는다)를 졸업하고 병장계급을 달라하는 기간이 되자 상급부대의 특별지시로 소원수리함이 부대에 만들어졌었다.

tvN의 '푸른거탑'을 시청하면서 한편으로는 '작가도 요즘의 병영생활보다는 과거의 병영생활을 위주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요즘 병영생활보다 과거의 힘들기만 느껴졌었던 군대이야기가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의 추억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만큼 너무도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을까, 필자가 '푸른거탑'을 시청하면서 키득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대를 먼저 제대한 예비역들이 군대가는 후배들에게 하는 말들이 한가지는 통한다. '요즘 군대가 어디 군대냐? 놀이터지.' 하는 말일 것이다. 휴대전화가 허용되고 어떤 부대에는 PC방까지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기도 하다. 특히 이등병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했었던 과거에 비한다면 '푸른거탑'에서의 이야기들은 웃음을 한박스 선사하는 코믹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필자의 군생활역시 선임병의 간섭은 많았었던 때였다. 군대에서는 모든 것들이 보여지기 위한 유희로 통한다. 부대원들끼리 하는 축구경기도 살벌하기만 하다. 다른 소대에게 진게 되면 그것또한 얼차레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니 죽기살기로 뛰어야 한다. 오죽했으면 전투축구라는 용어까지 나올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후임병때의 힘든 병영생활도 이제는 선임병이 되면서 꽃피려고 하니 상급부대에서 특급지령이 떨어졌었다. 바로 구타금지, 후임병들이 군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후견인 제도가 도입되었는가 하면 소원수리함이 만들어진 것이다. 선임병들에게는 날벼락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좀 군생활 할려하니까 하지 못하게 막는 격이라고나 할까? tvN의 '푸른거탑 소원수리'를 시청하면서 박장대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의 군생활과 너무도 닮은 병영생활을 웃음으로 만들었으니 웃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상급부대에서 내려온 특별지시이기도 했었는데, 그덕에 고참병은 평소와는 달리 후임병들에게 살갑기만 했었다. 혹시나 소원수리함에 자신들의 이름이 들어가거나 소대가 적혀있기라도 한다면 소대전원 군장을 쌓아 연병장을 밤늦게까지 돌아야 하고, 심한 경우에는 군기교육대라는 곳에 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고참병들의 그같은 다정한 변화는 다반사였었다. 그렇다고 후임병들에게 아부를 떨지는 않았었다. 단지 내무반에서 생활하면서 다른 때와는 달리 다정스레 얘기를 건네주고 부모님 안부를 더 많이 묻기도 한다. '애가 이만큼 신경쓰고 있다!' 라고 무언의 압력을 주는 격이었었다.
 
고참병들이 주는 음식은 하나라도 남기면 그야말로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그것이 군대가 가진 특성이기도 하다. tvN의 '푸른거탑'에서는 김호창 상병이 소원수리함이 내걸리게 되자 지레짐작으로 겁을 먹고 후임병들을 데리고 PX에서 다과를 선물했었다. 하지만 막상 당하는 후임병들의 마음속에는 다정한 김상병의 웃음보다 그속에 도사리고 있는 음모의 냄새가 더 두렵기만 했을 것이다. '이사람이 또 무슨 트집으로 괴롭힐려고 그럴까?'하는 생각이 한조각의 과자도 남겨서는 안되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
 
최종훈 병장의 '이런 죈장 말년에~~'라는 유행어가 친숙하게만 느껴지는 tvN의 '푸른거탑'은 이제 갓 군대를 제대한 예비역들이 시청하기에 얼마만큼의 공감대가 형성될까 궁금해진다. 하지만 30~40대의 남자들 병영생활을 한 대한민국 남자들에게는 힘들었던 군생활을 추억하게 하는 웃지 못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란 느낌이다. 까마득하게 여겨지는 군대이야기를 폭소의 향연으로 만들어놓고 있는 tvN의 '푸른거탑'을 시청하다 추억록을 꺼내어 과거의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tvN '푸른거탑 소원소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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