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드라마리뷰

닥터 이방인 9회, 윌메이드와 막장을 동시에 만나는 순간?

by 뷰티살롱 2014. 6. 3.
반응형


순간마다 긴장의 고삐를 놓지 않았던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이 중심을 잃은 채 휘청거리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9회에서 한승희(진세연)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박훈(이종석)과의 로맨스를 이어가던 송재희와 한승희 동명이인의 줄타기에서 완전한 한 사람으로 신비감의 베일을 벗었다.

어느 정도의 예상은 들기는 했지만 9회에 휘몰아친 송재희의 진짜 정체는 시청자들을 멘봉에 빠뜨려 버린 것이라 할만했다. 신장 하나를 이식해 송재희를 닮은 한승희라는 신비감으로 미스테리한 캐릭터이기는 했었지만 북에서 내려온 간첩이라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드러나게 됨으로써 급격하게 한승희 캐릭터는 존재감이 떨어지기 시작했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박훈에게 접근한 이유가 일종에 숨겨진 과업을 달성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심하게 캐릭터에 대한 존재감은 사라져버렸던 까닭도 있겠다.

중요한 점은 한승희가 노리고 있는 '과업'에 대한 실체다. 간첩이기는 한데, 9회가 지나도록 박훈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불명확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드라마 '닥터 이방인'의 전개를 흔드는 점일 할만하다. 총리가 된 장석주(천호진)과 만나게 된 한승희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 자신의 신체를 보여주었다.


장석주를 통해서 한승희의 정체가 정확히 드러나게 된 모습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은 물음표 하나를 머리속에 남겨놓으며 드라마 '닥터 이방인'을 시청하게 될 듯하다. 헌데 아리송한 물음표 하나가 자꾸만 거슬린다. 바로 간첩이 된 한승희와 차진수(박해준)이 완성해야 한다는 '목적'이 그것이다.

장석주와 만나게 된 두 사람이 명우대학병원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최종목적은 여전히 불투명하게 그려지고 있다. 제 아무리 미스테리 스릴러로 미끼를 던지고 있다고 한다지만 박훈과 한승희의 로맨스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 보여지는 최종목적이 밝혀지지 않은 채 미스테리 한 과업이라는 것은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드는 법이다.

더욱이 쌍둥이 아이를 두고 두 천재의사인 박훈과 한재준(박해진)의 경쟁은 어떠한가. 목숨을 두고 경쟁을 두고 펼쳐지는 병원내 수술대결은 그 자체만으로 이미 메디컬 드라마가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를 버린 모습이기는 했었지만, 박훈의 '살리고 보자'는 최종 의사로써의 소명의식으로 경쟁마저도 시선을 끌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한재준과 박훈의 수술대결은 화면을 분할하는 방법을 동원하면서까지 긴박감을 느끼게 할만큼 완성도가 높았던 장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박훈은 참담하게도 시간에서 한재준에게 지고 말았다. 승패는 단 한번으로 끝난다던 이사장 오준규(전국환)의 대결전제조건에서 한재준이 승리한 셈이다. 하지만 박훈이 완벽하게 패한 것은 아이었다. 퍼스트였던 오수현(강소라)이 잘못해 혈관을 건드려 수술시간을 길게 만들었던 것이 승폐를 가름한 것이었다.

승패는 한재준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였지만, 반전이 도사렸다. 박훈을 버리고 한재준 카드를 결심했던 장석주는 물론 오준규까지도 결정을 번복하게 만든 또한번의 번복은 수술한 쌍둥이 하나가 코드블루에 빠지게 되면서였다. 물론 대상은 박훈이 수술한 아이가 아닌 한재준이 수술한 아이였다.

아이가 코드블루에 빠지게 됨으로써 한재준과 박훈의 경합은 원점으로 돌아선 모습이라 할만했다. 드라마 '닥터 이방인' 9회는 긴장감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는 최고의 드라마가 될 법했던 30분을 선사한 반면 막장을 버금가는 전개의 30분을 안겨줌으로써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을 동시에 느끼게 했었다고 보여진다.

 
과도한 무리수는 때로는 역효과를 내기 십상이다. 흉부외과 과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박훈 수술팀과 한재준 수술팀의 경쟁은 긴장감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요소이기는 했었고, 두 사람의 대결에서 흉부외과 문형욱(최정우) 전임과장은 드라마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던 캐릭터라 할만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새삼스럽기만 하다. 한재준에게 패하고 승부에서 지게 된 박훈에게 한탄스러움을 표현하던 문형욱의 모습이 보여졌지만, 한재준이 수술한 아이가 코드블루에 빠지게 됨으로써 중환자실에서 환호를 연발하는 모습은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닌가 말이다. 인간의 생명은 그 자체만으로 가장 고귀하고 숭고하다. 메디컬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장석주의 심장수술을 위해서 경합을 벌이는 박훈과 한재준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박훈은 경기에서 지고 말았다. 집도를 잘못 이끌어주었던 퍼스트의 실수에 박훈은 '괜찮아 아이가 살았잖아'라는 한마디 말은 메디컬드라마의 본질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며 윌메이드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헌데 9회의 또다른 30분은 소위 막장드라마의 전형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문형욱 전임과장의 기뻐하는 모습에서부터 시작돼어 병원내에서 한재승과 박훈의 미로를 거니는 듯하던 쫓고 쫓기는 아니, 차진수의 총신이 박훈의 등뒤를 싸늘하게 겨누면서 시종일관 시간을 잡아먹는 전개는 긴장감을 벗어나 지루함과 개연성마저도 깨뜨려 버린 모습이 아니었던가.

한승희가 재희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됨으로써 박훈과의 로맨스가 더이상 기대되지 않는 까닭도 과도하게 늘려놓은 추격전 때문이라 볼 수도 있겠는데, 박훈과 오수현간이 이루어지는 케미가 오히려 부각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절대적인 목적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목적 자체가 불투명하고 미스테리한 것으로 가득차 있는 한승희는 목적이 뚜렷한 오수현의 '의사성장기'에 비길바가 없는 모습이기도 했다.

더욱이 한승희가 재희라는 사실에 박훈은 또다시 밀항을 하게 되는 모습이 예고되어 있어서 점차 한승희와박훈의 로맨스가 산으로 올라가는 격이니 도통 몰입도는 막장수준으로 끌고 가는 듯하기만 하다. 특히 한승희의 존재감마저 무기력하게 만든 모습이라 할만했으니 '닥터 이방인'의 9회는 시청자들에게 걸작과 막장의 요소가 어떤 것인가를 절묘하게 보여준 회가 아니었나 싶기도 할 정도였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

<유익하셨다면 쿠욱 추천버튼을 눌러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