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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tv 아는와이프, 인생에서의 만약은?

by 뷰티살롱 201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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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인생에서의 전환점이라는 것이 있다는 얘기들을 한다. 하지만 그 전환의 시기는 언제 어느때 당사자에게 다가올지 모른다. 어쩌면 아주 찰라의 순간에 바로 옆에 머뭇거리다가 훵하니 사라져버려 자신이 인지하지도 못하는 전환의 시기가 있었을수도 있겠다.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아~ 그때 다르게 살았더라면' 혹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수목극인 tvN '아는 와이프'가 최종회를 맞았다. 차주혁(지성)과 서우진(한지민)의 결혼생활을 타임슬립과 맞물려 로맨스드라마로 인기리에 방영됐던 '아는 와이프'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마지막회에 이르러서야 드라마의 전개상에서 너무도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면, 애초에 차주혁과 서우진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났던 아이들의 부재였었다. 차주혁이 500원짜리 동전으로 툴게이트를 지났을 드라마 초반에 차주혁과 서우진은 일찍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었지만,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갔을 때에는 오랜 시간을 돌아 두 사람이 다시 만나기는 했지만, 아이는 없었다.

 

물론 마지막회를 통해서 두 사람에겐 늦게 결혼해서 아이가 생긴 것으로 전개됐지만, 분명한 것은 차주혁의 부성애가 부재되었다는 점은 드라마에서의 가장 큰 아쉬움 중 하나였을 거라 보여진다.

사자같기만 한 아내인 서우진의 무서움을 돌리기 위해서 과거로 돌아간 차주혁은 이혜원(강한나)와 결혼하게 된 현실에 눈을 뜨게 됐다. 은행에서 대리로 있으면서 새로운 직원인 서우진을 만나서 애뜻하기만 한 두 사람의 기억을 혼자서 간직하며 로맨티스트를 보여줬지만, 미래에 서우진과 자신 사이에서 태어났던 아이들에 대한 기억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었다.

대체적으로 드라마의 전개상 두 사람이 다시 시작하는 사랑에는 피치못할 매개체가 있어야 하는데, 나름대로는 아이가 아닐까 짐작을 하기도 했었지만 회차가 지나면서 단지 차주혁-서우진 커플이라는 두 사람만의 커플공식에서 벗어나질 않았다.

해피엔딩은 어느정도 예상을 했었던 것이었던지라 서우진과 차주혁이 오랜 시간을 다시 과거의 시간을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에서 무엇을 보여주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면, 아마도 부부라는 관계에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주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해보인다. 단지 그 뿐이다.

요즘에는 남자가 직장에 나가고 여자는 집안살림을 한다는 과거 쌍팔년도 시대의 결혼생활을 남녀는 한다. 하늘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아파트를 사기위해서 혹은 꿈에 그리던 전원주택을 갖기 위해서, 아니면 명예를 위한 승진이라는 것이 비단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의 차이에서는 다르지 않은 시대다. 같은 직장생활을 하고 회식으로 늦게 귀가하는 것이 남자와 여자의 입장에서 다르지 않은 현대사회의 맞벌이 부부라는 관계에서 집안에서의 살림이라는 것은 어느 한쪽만이 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도와주며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다.

 

 

차주혁과 서우진은 같은 지점 은행에서 일을 했지만 먼저 승진의 기회를 잡은 것은 서우진이었고, 자신이 먼저 승진한 것에 대해 서운해 할 남편 차주혁에게 마음편하게 내색하지는 못하는 서우진이었다. 하지만 차주혁이 승진시험을 보기 위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각각 중간지점에서 아이를 인계받고 차주혁은 무사히 시험을 보게 됐다.

 

중간이라는 지점.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 미래 자신의 상황을 바꿨던 차주혁이었지만, 결국 두 사람은 평행선에서 출발해 두 사람이 각기 걸어간 만큼의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라 할만하다.

전혀 알지 못하고, 어떻게 살았는지 모를 남녀가 만나서 한 집에서 죽음을 다하는 날까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그만큼 어떤 때에는 어느 한쪽이 한발 물러나 양보해야 하고 물러서야 할 때가 있다. 물러서고 양보하는 것은 한쪽의 전유물이 아닌 상황에 따라 나눠 짊어져야 할 몫인 셈이다.

 

차주혁과 서우진이 중간이라는 지점에서 아이를 인도받은 모습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의 젊은 맞벌이 부부세대들의 슬기로운 한 팁이라 할만해 보였다.

 

모두가 만족할만한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차주혁의 오랜 친구인 윤종후(장승조)는 차주혁보다 먼저 승진해서 팀장이 됐고, 변성우(박원상)은 부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장만옥(김수진)은 마포지점의 부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아 승진했고, 뒤이어 차주혁도 팀장발령을 받았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어느 남자의 아내가 되고 어느 여자의 남편이 되는 부부가 된다는 건 언제나 해피엔딩이 될수는 없을 것이다. 서우진은 차주혁의 핸드폰에서 동창회에 나온 혜원의 모습을 보며 왠지모를 싸늘함을 만들었다. 위기는 언제고 찾아올 수 있는 것이고, 삐걱거림을 맞닥드리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차주혁과 서우진은 서우진 엄마(이정은)에게 아이를 맡기고 오랜만에 둘만의 데이트를 즐겼다. 그리고 서우진은 차주혁에게 과거의 자신이 그렇게 끔찍했었는지를 묻는다.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어느샌가 자신들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아이들이 주인공이 돼 있었다.

 

어느날엔가 결혼하겠다고 여자친구를 데리고 온 조그마한 아들과 딸의 모습에 두 사람은 놀람을 감출 수 없었고, 아들에게 '엄마가 예쁘니 여자친구가 예쁘니'를 물어보는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당근 예쁘다는 말에 충격을 한방 제대로 먹은 서우진의 미래모습이 비춰졌다.

 

미래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 순간에 맞게 되는 미묘함의 차이가 인생을 어디로 향하게 할지 모른다.

 

마치 돛이 없는 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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