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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저항과 변화를 이야기했다

by 뷰티살롱 2017.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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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극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 마지막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조선시대 연산군(김지석) 재위시기에 실존인물인 홍길동을 소재로 삼은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은 방송 초반부터 어떤 결말이 보여질지 내심 궁금했던 작품이기도 했었다.

 

허균의 소설속 서자출신도 아닌 시종 아모개(김상중)의 아들로 태어난 홍길동(윤균상)은 가장 낮은 흙수저보다 못한 무수저나 다름없는 신분이었다. 반상의 법도가 엄했던 조선시대 시종의 아들은 시종으로 살아야하는 운명이었고, 노비의 자식은 그 또한 노비에 불과했다.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은 끝없이 갈구하는 자유에 대한 저항이 밑바닥에 깔려있기도 하다. 양반과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왕 연산에 의해서 백성들은 숨한번 제대로 쉬지 못했다. 하다못해 백성은 그저 나라를 구성하는 요소에 불과했고, 왕은 자신의 사냥터를 필요로 할 뿐이었다. 힘없는 백성들은 왕의 사냥터에서 언제 죽게 될 것인지를 두려움에 떨어야 했었다.

 

향주목의 결사저항은 백성의 저항이 최고조에 올랐다. 막강한 왕의 군대가 해방구가 된 향주목을 포위하고 위험은 시시각각으로 다가왔었다. 하지만 죽기를 각오한 한 사람의 의지는 수백명의 병사를 막아낼 수 있는 법이다. 단 12척의 배로 300척의 외선을 물리치며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은 명량해전, 기원전 480년 테르모필레 지역에서 벌어졌던 페르시아군과 스파르타 군의 전투는 단순히 군대의 싸움이 숫자가 아님을 보여준다.

 

폭력을 통해 백성과 신하들에게 두려움을 갖게 함으로써 힘으로써 다스리려 했던 연산 융은 결국 백성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장 측근인 신하들에게까지도 마음을 얻지 못했다. 홍길동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실제 역사적인 배경을 다룬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은 연산군에서부터 중종에 이르는 시기를 보여줬다. 상당히 영악한 전개라 할만했다. 후에 조선을 떠나서 새로운 나라를 세운다는 홍길동이 아닌 신하들에 의해서 일어난 반정으로 종결되었으니 얼마나 영악한가 말이다.

 

그럼에도 홍길동은 여전히 조선에 남아있다. 신하들에 의해서 반정에 성공하며 장녹수(이하늬)는 백성들이 던지 돌을 맞고 죽음을 맞았다. 연산군은 유배지에 미쳐 최후를 맞았고 길동과 길현(심희섭)을 괴롭히던 참봉부인(서이숙)과 정학(박은석)은 끝내 비참한 최후를 보여줬다. 마치 옥중에서 신분의 부당함에 갇혔던 씨종 아무개와 홍길동 부자를 그대로 따른 인과응보식의 결말이었다.

 

기득권의 첨두에 있었던 송도환(안내상)은 몰락했다. 한때 제자였던 길현이 찾아가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송도환의 말에 '다시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송도환과 같은 기득권을 지난 사람들이 다시 권력을 잡게 되는 날은 다시 올 수도 있고, 아니 올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해결점을 드라마 '역적'에서는 깨어있음으로 보여줬다.

 

연산군을 끌어내리고 송도환과 등을 지게 된 조정의 대신은 새로운 기득층이 됐지만 신분사회가 주는 병폐는 사라지지 않았다. 권세를 잡은 양반은 흥청의 여악들을 들이고, 뇌물을 주는 수레들이 끊이질 않았다. 그렇기에 홍가들은 다시 일어섰다.

 

백성은 곧 천심이라 하지 않았나. 백성을 버린 군주는 허망한 최후를 맞게 되고 백성의 마음을 얻게 되며 성군으로 거듭나기 마련이다.

 

홍길동 일행의 힘이 필요했던 반정의 과정은 곧 왕을 바꿔야 하는 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길동은 쫓겨난 연산을 찾아가 죄명을 알려줬다. 연산의 죄는 폭력을 휘두른 것도 아니고 사치와 향락에 빠진 것도 아닌 다름아닌 능상의 죄라 했다. 백성은 곧 하늘, 하늘의 거스른 죄라는 얘기다.

 

새드엔딩을 예감했었던 가령(채수빈)과 홍길동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 신데렐라나 백성공주 속에 등장하는 동화같은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그들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 라고 말이다. 가령은 이야기꾼이 됐다. 아이들을 말로 재우는 이야기꾼이 됐고, 그 이야기는 홍길동뎐이 아닌 홍첨지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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