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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군주 가면의 주인, 물의 전쟁-과거에는 어땠을까?

by 뷰티살롱 2017.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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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사먹는 시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MBC의 수목드라마 '군주 가면의 주인'은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유승호와 김소현 두톱 남녀배우가 그려내는 케미역시 말할 것도 없지만 무엇보다 소재면에서 권력과 힘의 상징을 '물'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기발하기도 하다.

 

얼핏 옛날에 물을 돈주고 사먹는다는 게 상상할 수 있었던 일이었을까? 불과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땅을 파기만 하면 물이 솟아나와 돈주고 물을 사먹는다는 건 가당치도 않는 일이라 여겼을 수도 있겠다. 특히 시골에서는 말이다.

 

상수도가 발달하기 이전에 사람들은 물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깨끗하거나 깨끗하지 않거나 말이다. 과거에는 집집마다 펌프식으로 물을 지하에서 끌어올려 식수를 사용했었고, 농업용수는 저수지의 물을 이용하기도 했었고,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가둬놓고 사용했었다.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도시에서는 상수도를 통해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한적한 소도시의 경우에는 상수도관을 매설하고 시설을 구축하는 비용이 오히려 배가 된다.

 

2011년 개봉해 여자들의 친구라는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던 '써니'에서는 웃지못할 깨알같은 대사들이 등장한다. 과거 친구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들 중 '미래에는 전화기와 카메라가 함께 달려있다'는 둥 혹은 '물을 돈주고 사먹게 된다'는 등등의 이야기를 우스갯소리로 친구들과 나눈다.

 

헌데 이같은 웃지못한 이야기들이 현재에는 현실이 됐다. 편의점에서 물을 사먹게 되고, 수돗물을 이용함으로써 상수도세를 낸다.

 

과거 상수돈 정수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적으로만 물을 이용했을 때에는 비가 적게 내리는 갈수기에 접어들면 마을에서는 물싸움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일종에 좁은 도랑을 따라 내려오는 물을 위쪽 농지에서 물길을 막아버리게 되면 아래농지로는 자연적으로 물이 유입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논농사 의존률이 높기에 농촌에서 농수를 확보하는 건 전쟁같은 일이기도 했었다.

 

드라마 '군주 가면의 주인'에서도 물을 이용해 대목(허준호)는 힘과 부를 얻게 된다. 곧 권력인 셈이다. 왕(김명수)는 편수회의 횡포에 이렇다하게 대적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도 그럴것이 편수회의 힘을 빌어 왕이 됐기 때문에 왕세자인 이선(유승호)은 진정한 조선의 군주가 되어주길 바랬다. 편수회의 입단압박을 견제하기 위해 갓난아이때부터 세자는 얼굴을 가려야 했다.

 

자신이 가면을 써야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 이선은 우보(박철민)를 찾아 궁을 빠져나갔다. 여정의 도중에 한가인(김소현)과 자신과 이름이 같은 천민 출생의 이선(엘)을 만났다.

 

편수회에 대적하기 위해선 왕세자로써 힘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왕(김명수)이 바라던 가면을 씌우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그 이유를 알기 전까지는 가면을 쓴채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여서는 안된다. 하지만 편수회의 횡포로 인해 이선의 아버지가 붙잡히게 되고 세자 이선은 가면을 쓰고 무사히 구출해낸다. '물은 하늘이 내린 것,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라고 말이다.

 

힘을 얻기 위해서 사용되는 '물'은 손바닥을 뒤집어놓고 보면 세자 이선의 말처럼 누구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 물길을 틀어막아 공동우물의 물을 마르게 하고 편수회는 갖은 수법으로 물의 가격을 높여놓았다. 세자의 말처럼 물을 통해 전쟁이 시작됐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권력이라는 것은 백성을 위해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신분의 천한과 귀함보다는 권력이라는 것은 백성, 즉 사람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얘기다. 한성부 한규호(전노민)에게 이선의 아버지를 구하지 않는 태도를 나무란다.

 

하지만 손목하나로 끝났을 일을 세자 이선의 개입으로 죽음을 맞게 됐다. 천민인 이선은 복수를 계획했지만 세자의 만류로 결국 복수를 하지 못했다.

 

 

드라마 '군주 가면의 주인'은 인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힘과 자본의 힘으로 사람의 가치가 평가되고 있는 현재의 사회상을 놓고 볼때, 더욱 그러하다. 천민인 이선은 자신의 복수의 칼날을 세자 이선에게 돌리게 될까? 대목의 손녀 김화군(윤소희)는 유일하게 세자의 얼굴을 알고 있는 편수회의 일원이다. 하지만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적과의 동침을 연상케하는 김화군의 연정은 어떤 돌발적인 사건을 만들게 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세자 이선과 한가은의 로맨스는 두고볼만한 전개라 할만하다. 아역배우에서부터 시작해 똑같이 성인연기자로 인기배우로 자리한 두 남녀의 케미는 드라마 '군주 가면의주인'의 인기상승 요인이라 할만해 보였다. 신분의 높고 낮음에 차별을 두지 않는 한가인의 애민적 심성은 세자 이선이 참다운 군주로 커나갈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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