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장식할 2008년도판 <전설의고향>이 수목드라마로 지존의 자리로 올라섰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완전한 지존이라 하기에는 애석한 모양새라 할만하다. 베이징 올림픽 특집방송으로 각종 정규 드라마들이 결방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집계라는 점이기 때문이다.
단막극 시대의 개막? 시기상조?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요즘 추세로라면이야 전설의 고향류의 단막극 형태의 형식이 성공적인 모습일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어야만 할 법하다. 베이징 올림픽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각 방송사들은 정규방송체제를 과도하게 결방내지는 시간변경을 해가면서 편성하고 있는 와중에 방송시간대라 일정정도 정해진 드라마의 설자리는 사실상 미약하기만 하다. 월화 드라마인 인기드라마 식객의 경우 화요일 방송분을 결방처리되었음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계속적으로 반복적으로 보여지는 올림픽 중계방송에 대한 염증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전설의 고향>과 같은 단막극 형태의 드라마는 사실상 시청자들이 일주일 동안이나 혹은 다음회를 기다려야 하는 지루한 기다림을 없애버린 결과를 지니고 있다. 일종이 한시간만으로 봐서 만족하고 채널을 돌리고 다음회에 나오는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시청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인 셈이다. 드라마의 특성상 인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방송사의 의무방어전이 이러한 단막극에서는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전설의 고향의 성공? 혹은 실패
2008년 새롭게 시작된 <전설의 고향>은 사실상 아주 성공적인 모습과 아주 실패한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오래동안 시청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전설의 고향>이라는 드라마 장르는 단편단편으로 제작되었지만 가장 오랜 장수드라마였던 <전원일기>에 버금가는 이미지를 심어준 드라마였음에는 분명하다.
잊어질만하면 다시 시작되고 새로운 소재로 각색되어 재탄생되기를 거듭하면서 여름철만 되면 으례히 납량특집물로 다시 방송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까지 가져올 정도니 말이다.
그렇다면 2008년도 <전설의 고향>은 어떠할까.
괴기스럽고 무서운 이야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조명시켜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모습은 성공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전설의 고향>이 지니고 있는 특색은 상당히 퇴색되어 있는 모습이다. 일종의 지나친 각색이 이제는 전설이 아닌 호러물 정도로 생각하게 할 정도다.
또 다른 실패의 요인은 지나친 여배우들의 모양내기라는 점이다. <사진검의 저주>편에서는 악령을 퇴치하는 기운을 갖고 있는 사진검을 제작하기 위해 제물로 받쳐진 억울하게 죽은 어미와 딸을 지키려는 모성애를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드라마의 본질인 원한과 모성애보다는 여배우의 아리따운 모양새에 편집을 맞춘듯한 모습이다.
첫 회에 방송되었던 구미호 편에서도 여배우의 섬뜻함보다는 팜므파탈적인 이미지만을 부각시킴으로써 <전설의 고향> 특유의 이미지를 잃어버린 듯한 모습이다.
특히 소재에 있어서도 전설의 고향은 상당히 시청자들의 입방아에 오를만한 요인이 많다고 할만하다. 사극의 지존이라 불릴만큼 인기도를 얻고 있는 최수종을 드라마에 기용했지만, 소위 전설의 고향이라기보다는 묘하게도 정통사극의 분위기를 살려내고 있다. 어찌보면 이러한 느낌은 그간 사극에서 인기를 모았던 최수종이라는 배우의 인기도와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서움보다는 환타지에 가까울만한 소재채택이 더욱 문제인 듯 하다. 조선시대에 등장하는 신녀의 모습도 그러하려니와 시대상황으로 볼때, 설화나 영웅들이 등장하는 고대 환타지 시대로 무대를 옮겨버린 듯한 모습이 다분하다. 이때문에 과연 이 이야기가 전설일까 라는 것보다는 환타지적인 감흥을 이끌어내기에 급급하다는 느낌이다.
이제 전설은 고향은 정말 말 그대로 전설이 되려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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