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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최고의 기대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블록버스터 SF 영화인 <타이탄>이 개봉했습니다. SF 매니아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어본 적이 있기에 기대했던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개봉전부터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 것은 뭐니뭐니해도 신화속의 다양한 신들과 영웅의 모험담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화려한 CG의 힘을 통해서 새롭게 탄생된 그리스로마 신화의 영웅 페르세우스를 만나게 된 기대감은 이루 말해 무엇을 할까요.
영화의 평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일반인들은 한번쯤은 읽어봤을 법합니다. 다양한 신들이 존재하고 그 신들과 인간사회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 그리스로마신화입니다. 하늘의 신, 바다의신, 그리고 암흑(지옥)의 신인 제우스와 포세이돈, 하데스는 형제지간으로 각기 서로간의 영역을 다스리는 신들입니다. 그중에서도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가장 우월한 이들 세명의 신은 바람끼가 다분이 많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중에서도 카사노바를 뺨치게 하는 작업의 선수의 다름아닌 제우스일 듯합니다. 제우스는 인간세상에 자주 출몰하면서 여인들과의 불장난으로 많은 영웅들을 탄생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페르세우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신과 인간의 중간적인 능력을 갖춘 영웅입니다.
영화 <타이탄>은 다름아닌 제우스의 아들인 페르세우스의 이야기죠. 고등학교 시절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며 그 재미에 흠뻑 빠졌던 기억이 새롭기만 합니다. 그중에서 아마 그리스로마신화를 읽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아마도 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의 이름들 때문이었습니다. 흔히 남녀의 연애의 스킬이라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늘의 별자리를 통해 저별은 무슨 무슨 자리이며, 누가 죽어서 하늘로 올라갔다는 둥 재미있는 화제거리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로맨틱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이야깃감이 된다는 얘기죠.
영화 <타이탄>에 등장하는 영웅 페르세우스의 이야기는 다소 흔히 알고 있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는 새롭게 각색되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가지 예로 든다면 페가소스의 등장도 그러할 듯 보여집니다.
타이탄에 등장하는 페르세우스는 제우스 신의 아들로 등장하는 인간입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신이 될수도 있는 존재지만,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의 제안을 거절하고 인간으로 남기를 원합니다. 이야기는 그의 아버지와 여동생들이 신에 의해 바다에 빠져 죽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아르고스라는 나라는 인간의 욕망이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는 오만이 가득한 곳입니다. 아버지와 동생들을 잃은 페르세우스는 신에 대한 원망이 가득찬 상태였지만, 자신이 다름아닌 제우스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신의 능력에 필적할만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인간의 자애로움을 지니고 있는 영웅이 페르세우스였던 것이죠.
아르고스라는 나라의 오만스러움은 사실상 신들의 장기판 같은 곳이었습니다. 다름아닌 절대적인 권위를 지니고 있는 제우스에 대적하는 하데스의 음모로 인해 인간세상인 아르고스는 제우스 신으로부터 노여움을 사게 된 것이었죠. 자신들이 스스로 신이라 칭하는 오만함에 대해 하데스는 신들의 신전인 올림푸스 신전으로 찾아가 그들의 어리석음을 징벌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제우스는 인간들의 사랑과 믿음을 통해 신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제우스라는 신이 인간의 사랑을 통해 힘을 얻고 있는 반면에 하데스는 인간의 두려움이 더할 수록 자신의 힘이 커지는 신이었죠. 하데스의 숨은 음모를 모르는 제우스는 하데스의 계략에 말려들어 결국 하데스에게 아르고스에 대한 징벌을 허락하게 됩니다.
하데스는 제우스의 허락을 받고 아르고스로 내려와 오만한 인간들에게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합니다. 아르고스의 멸망과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죠. 바로 아르고스의 공주인 안드로메다가 신의제물로 바치면 용서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크라켄을 보내 아르고스를 멸할 것이라고 말하며 시한을 줍니다. 이에 아르고스의 병사들은 페르세우스와 함께 크라켄을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그들은 과연 지옥의 신인 하데스의 저주인 크라켄을 물리칠 수 있을까요?
영화 <타이탄>은 신화와 마법이 존재하는 신들과 인간이 공존하는 고대의 이야기입니다. 그리스로마신화에는 많은 영웅들이 등장하는 그중에서도 페르세우스는 인간과 신의 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최초의 영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 남성상을 상징하는 헤라클레스가 등장하기도 했었는데, 영웅들의 이야기는 신들과 인간의 아들이라는 점이 주목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영웅들에 의해 국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름아닌 그리스로마신화의 기본이라 할수 있으며, 영웅들은 수많은 모험을 통해 전설적인 무용담을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일리아드>입니다. 호메르스에 의해 쓰여진 영웅 서사시인 일리야드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기도 하죠. 브래드피트와 올랜드볼룸, 에릭바나 등의 헐리우드 스타들이 등장하는 <트로이>라는 영화였습니다. 그리스와 트로이간의 전쟁을 다룬 영화 <트로이>에서는 아킬레스가 주인공이었지만, 일리야드의 주인공은 아킬레스라기보다는 오딧세우스였을 겁니다. 트로이를 전복시킨 오딧세우스는 트로이의 포세이돈 신전을 약탈하고 어지럽혀 결국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고향으로 쉽게 돌아가지 못하고 바다를 떠도는 신세로 전락합니다. 외눈박이 괴물이나 싸이렌, 케이런 등에 의해 부하들을 잃게 되면서 천신만고끝에 고향으로 돌아와 왕좌를 다시 찾는다는 내용이었었는데, 흥미로운 이야기여서 아직도 기억이 남습니다.
영화 <타이탄>은 신화와 영웅들이 등장하는 초기의 그리스로마 신화의 배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유형의 소재들이 CG를 만나 다양하게 보여지는 모험담이 이 영화의 볼거리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크라켄을 물리치기 위해서 페르세우스는 마녀들을 만나게 되고, 지옥의 가장자리까지 들어서게 되죠.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지옥의 강을 건너는 카론, 메두사, 페가수스 등의 모습이 스크린 안에서 숨쉬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영화의 볼거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는 시선이 너무 많이 높아진 탓이었을까요?
영화 <타이탄>은 애초 기대했던 바를 크게 웃돌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많은 인터넷 평론 중에서 <타이탄>에 대한 평을 내리며서 2009년 연말에 개봉되었던 <아바타>의 3D영화로 인해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져 <타이탄>의 모습은 만족하지 못할 듯하다는 평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영화 <타이탄>은 비단 <아바타>의 화려한 3D 영화로 인해 높아진 관객의 시선으로 저평가되는 것은 아닐 듯해 보였습니다. 7년전인 2003년에 개봉되었던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이 지은 3부작 <반지의 제왕>의 영화화된 모습과 비교한다면 사실상 너무도 그 차이를 드러내놓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화려한 CG는 스펙터클하고 더할나위없이 재미있게 본 영화가 <타이탄>이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7년전에 3부작으로 개봉되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완성도와 비교해볼때, 유사하면서도 아류작인 듯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마치 <반지의제왕 : 반지원정대>에서 시작해 <반지의제왕: 왕의귀환>을 한꺼번에 묶어놓은 듯한 스토리라인이 못내 아쉽기만 해 보였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는 눈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또 다른 모습은 다름아닌 특수효과와 CG의 힘에 빠져버린 모습은 영화 <타이탄>의 최대 단점이라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영상도 중요하지만,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야 훌륭한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는 종합예술에 속합니다. 화려한 볼거리를 관객에게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타이탄>에서는 배우들의 제대로된 내면적 연기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었습니다. 시종일관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한 CG, 괴물들의 등장, 액션은 릴레이식 단거리 경주처럼 이어집니다.
<타이탄>의 주인공인 페르세우스의 주인공인 샘워싱턴은 국내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는 액션 스타로 급부상한 배우입기도 합니다. <터미네이터:미래와의전쟁>과 2009년 3D열풍을 만들어냈던 <아바타>의 주인공이 바로 샘워싱턴이라는 헐리우드 배우였습니다. 기계이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갖추고 등장했던 <터미네이터>, 대역캐릭터와 인간이 공존하는 <아바타>에서 샘워싱턴이 보여주었던 내면적인 연기는 <타이탄>에서는 CG와 볼거리에 묻혀버린 듯한 모습입니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인 리암니슨의 제우스 역시 그 모습은 어찌보면 마찬가지인 듯 보여지더군요.
눈길을 끄는 배우는 샘워싱턴 이라기보다는 <타이탄>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잼마아터튼이라는 여배우였습니다. 인간과 신의 능력을 갖고 있는 이오 역의 잼마 아터톤은 동양인 배우로 인상적인 모습이기도 했었는데,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다소 내면적인 연기를 보여준 캐릭터였습니다.
사실상 영화 <타이탄>은 캐릭터의 연기력으로 평가되는 영화는 아닌 오락영화이기는 합니다. 화려함으로 무장해 놓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죠, 컴퓨터에 의해 탄생된 거대전갈이나 하데스의 죽음의 정령이라 할 수 있는 거대괴물 크라켄, 마녀들, 지옥에서 만나게 되는 메두사 등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괴수들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저평가라기 보다는 아쉬움이 많다는 표현이 옳을 듯해 보입니다. 방대한 내용의 스케일을 소화해내기 위해서 펼쳐지는 영웅 페르세우스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기에 특별히 배우들이 내면연기는 무시되어도 볼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타이탄>이라는 영화가 기존 3부작으로 흥행에 성공을 거둔 <반지의제왕>이나 <캐러비안해적>, <터미네이터> 등과 같은 3부작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1부에 해당하는 <타이탄>이 개봉되기는 했지만, 흥행성적에 따라 과연 3부작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하는 의문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2부와 3부에서는 보다 광대해지고 스펙터클한 모습으로 변할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볼거리는 많아질 수 있겠지만 1편과 같은 형태의 모습이라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가 아닐까 싶어 보였습니다.
너무 많은 기대를 품고 영화관을 찾기보다는 한편의 영웅서사영화로 만족한다면 <타이탄>은 분명 재미있게 느낄 것이지만, 기존에 보았던 <아바타>나 혹은 <반지의제왕>을 기대하는 작품으로 생각하고 영화관을 찾으신다면 다소 실망감을 안겨다 줄 수 있을 듯 보여지기도 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주말에 영화한편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보세요^^ 영상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는 영화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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