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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에는 최악의 나쁜X가 없다. 비비화장품에서 만든 비비크림을 바다화장품에 넘기게 만든 결정적인 남자 이윤(이기우)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오지영의 선택을 이제는 존중하는 모습이다. 비비화장품을 망하게 만들려 했지만 오지영(이연희)와 김형준(이선균)의 깨어지지 않는 사랑을 지켜주는 흑기사가 되기로 자처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인 1997년 미스코리아 퀀이 된 오지영이지만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오지영의 자기찾기가 마지막회를 장식하게 될 것이고, 오지영의 선택에서 이윤은 어떤 도움을 주게 될 것인지는 미지수지만 학창시절에 그러했듯이 김형준-오지영-이윤의 담배가계 아가씨의 러브로망을 잇는 우정이 그들에게 남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들기도 한다.
종영을 1회 앞둔 19회는 '역전의 그들'을 보는 모습이었다. 망하기 일보직전의 비비화장품은 극적 9회말 투아웃에서 역전 끝내기 안타를 쳤다. 립스틱을 출시한 바다화장품은 오지영의 광고모델 덕분에 비비화장품과 립스틱이 대박행렬을 이어가게 되었는데, 드림백화점 광고가 TV전파를 타면서부터 비비화장품의 립클로스가 불티나게 팔리는 다소 황당스럽기는 하지만 해피엔딩을 예고하는 전개를 보였다.
마지막회에서는 과연 바다화장품과 비비화장품의 대결이 어떻게 될까? 김형준(이선균)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그동안 집요하게 방해를 했던 바다화장품의 김강식(조상구) 이사의 인과응과가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 비비크림이 시장에 출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온갖 술수를 자행했던 김강식 이사였었고, 마지막에는 비비크림을 인수해 바다화장품에서 출시할 수 있게끔 했다.
쉽게 말해서 기업사냥꾼이나 다름없는 행패를 부를 것이 아닌가 말이다. 중소기업의 노른자같은 핵심기술을 훔쳐 자신의 것인양 제품을 출시하는 대기업의 횡포와 진배없었던 김강식 이사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용서할 수 있는 인물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두번 생각해도 왠지모를 '용서'와 '화해' 무드가 드라마 '미스코리아' 종반부에서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모스이기만 하다.
오지영이 미스코리아 퀀이 되고부터 기업에서는 광고제의가 줄을 이었고, 과거 엘리베이터 걸로 활동했던 드림백화점 측에서도 광고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오지영은 광고담당자인 박부장(장원영)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시키지 않는다면 드림백화점 광고를 수락할 수 없다고 제시함으로써 과거 자신이 당한 치욕스러운 일을 복수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용서란 것이 참으로 쿨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드라마이니 모두가 행복한 결말로 끝나게 좋지아니한가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박부장의 과거 행적을 쿨할 정도로 용서할 수 있을까?
1997년 당시만 하더라도 현재의 2014년처럼 직장에서 여성에 대한 처우가 관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일례로 들어보자면 중소기업에서는 여성들에게 한달에 하루 휴가를 낼수 있게끔 되어있는 월차휴가를 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 때였다. 아이를 출산하고 다시 회사를 복귀한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시기였기도 했었고, 회사의 회식자리에서 상사의 술잔을 거부한다는 것은 눈밖에 나는 행동으로 될 만큼 불과 20년도 채 안된 사회적 분위기는 그러했었다.
당시의 여성의 권위와 최근 사회에서의 여성의 권위를 생각해본다면 하늘과 땅 차이는 아니더라도 세대차이가 난다고 할수 있을 짐하다.
드림백화점 박부장은 미스코리아 퀀이 된 오지영을 백화점 모델계약을 체결하라는 회사의 압력을 받고 오지영에게 접근했다. 과거 엘리베이터걸로 일하던 때에는 오지영의 짧은 학력을 비아냥거리기도 했었고, 다른 엘리베이터 걸들의 짧은 미니스커트를 음흉스럽게 바라보는 시선, 더군다나 여자 탈의실에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들며 성추행을 했던 나쁜짓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
미스코리아 퀀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 오지영으로써는 드림백화점 박부장에게는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라 할만했다. 하지만 복수를 선택하기보다는 용서를 선택했다. 너무도 쿨한 용서는 아니었을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를 사람이 되어버린 미스코리아 퀀이라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을 무차별하게 공격하고 곤경에 빠뜨리게 된다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수 있게되 하다못해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지만, 과연 여자로써 자신의 당했던 과거의 치욕스러움을 쿨할 정도로 용서할 수 있는 오지영의 모습을 보니 천사표가 따로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드림백화점의 박부장은 오지영을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진심으로 사죄했다. 하지만 자신이 낮은 자리에 있다해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머리를 굽힌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한다면, 여전히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못되게 스트레스를 부린다는 것과 진배 없다. 오지영의 용서는 해피엔딩을 위한 드라마의 도구일수는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너무 쉽게 쿨한 용서란 생각을 들기도 했다.
더욱이 오지영의 가족에게 박부장은 심한 모욕감까지 안겨주었던 장본인이었다. 오지영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 백화점 옷을 잠시 빼돌렸던 것을 빌미로 박부장은 오지영을 쫓겨내다시피 희망퇴직서를 받아냈고, 심지어 오지영의 퇴직금까지 착복한 전례가 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오지영 이외에도 다른 엘리베이터 걸들의 임금까지도 꿀꺽하지 않았던가.
박부장에게도 핑계는 있었다. 1997년 IMF시기에 회사에서는 인원을 감축하라는 명령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집에서는 커가는 아이와 와이프의 잔소리가 겹쳐서 회사에서 애궂은 엘리베이터걸들에게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것이 핑계였다. 회사에서 중간위치에 있는 관리자로써의 스트레스와 가정에서 맞게되는 스트레스를 생각한다면 박부장의 핑계는 십분 이해가 가는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의 스트레스를 위해서 힘없는 엘리베이터들을 상대로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을 벌였다는 것은 결코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술자리에까지 엘리베이터 걸들을 불러 술을 따르게 했었던 과거의 박부장의 행동들을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뒤늦게 오지영의 가족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고, 뒤늦게 드림백화점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엘리베이터 걸들의 임금을 돌려주겠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드림백화점 내에서도 충분한 징계가 필요한 대목이기도 했다. 오지영의 행동처럼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만큼 추락이 아닌 최소한의 징계말이다.
드림백화점 TV광고 효과로 김형준의 비비화장품 립클로스는일대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문을 닿을 형편까지 몰렸지만 TV CF의 여파는 강력하기만 했다. 김형준과 김강식의 대립도 어찌보면 드림백화점 박부장의 용서처럼 화해무드로 종영을 맞게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드라마 '미스코리아'는 1997년 어려웠던 IMF 시대를 담아내고 있다. 전국민이 당시만 하더라도 나라가 망했다고 할 정도로 침울했던 시기였다. 그런데 나라를 망친 것이 국민들의 행동에서 나온 것이었을까? 시대적인 아픈을 안고 있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용서와 화해의 범위는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었던 씁쓸하기만 했던 박부장의 용서였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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