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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형사 처용, 영화채널인 OCN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다. 1회와 2회를 한데 묶어 한편의 에피소드로 장식하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필자 역시 드라마 방영이전부터 기대했던 작품이었다. 2월 16일 3회 방송에서는 영혼의 메시지가 방송되며 귀신보는 형사 처용의 활약을 이어나갔다.
헌데 왠지 불안하기만 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마치 한편의 스핀오프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 전개가 3회에서 보여졌기 때문이다. 영혼의 메시지로 전개된 3회는 '귀신보는 형사 처용'이나 혹은 광역수사대의 여경찰 하선우(오지은)의 범죄수사가 주를 이룬 것이 아닌 귀신이 된 여학생 한나영(전효성)의 원맨쇼나 다름없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왜 이 드라마에 대한 우려가 높기만 할까? OCN은 대표적인 수사물 채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체 방영한 한국드라마만도 '신의퀴즈'와 '뱀파이어검사' 'TEN' 세가지가 있다. 그중 새롭게 수사물로 '귀신보는 형사 처용'이 등장한 셈이다. 앞서의 세편의 드라마는 이미 시청자들에게는 매니아층을 형성할 만큼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이다. 그중 '신의퀴즈'는 시즌3까지 이어지며 한국형 드라마로 안정적인 자리매김을 이어가고 있는데, 2014년 초에 시즌4 방영예정이 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는 드라마였다. 헌데 2014년 초에 OCN에서 방영되고 있는 한드 수사드라마는 공교롭게도 '처용'이라는 신작드라마다.
작품의 유형이 펙트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환타지를 따를 것인지의 차이에 따라서 시청자층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가령 '뱀검'과 'TEN'의 시청층이 다를 수 있는데, 환타지 요소를 강하게 띠고 있는 수사물이 '뱀검'인데 비해 'TEN'은 추리적인 기법으로 펙트를 강하게 내재하고 있는 드라마라 할만하다.
'귀신보는 형사 처용'은 어떨까? 광역수사대를 통해 잘못되어진 살인사건들을 제대로 파헤쳐나가는 방식으로 '귀신'을 통한 사건해결과 '증거물'을 통한 수사방식이 눈길을 끄는 전개방식이다. 이 두가지 수사방식에서 단연 주인공들은 처용(오지호)과 하선우(오지은)일 법하다.
그렇지만 3회 '영혼의 메시지'에서는 두가지 사수의 촛점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버린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여고생 귀신 한나영(전효성)에 의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어지고, 사건의 내막까지도 귀신에 의해서 풀어져나가는 다소 핀트가 빗나간 듯한 모습이라 할만하다.
기대했던 드라마였던지라 필자역시 OCN의 '처용'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환타지성 수사물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SF영화들을 좋아하는 타입에 속하는데, '처용'은 그런 환타지를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사물은 살아있는 사람들이 풀어나가야 하는 게 원칙이라 할만하다. 귀신에 의해서 사건들이 해결되어지는 것은 한국적 고스트들의 한스런 이야기들이 아니던가.
처용의 하선우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여고생 한나영의 혼이 빙의되어져 수사의 촛점이 일순간에 귀신의 이야기로 빠져들어가는 데에 있다. 사람인 윤처용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형사 하선우의 논리로 풀어가는 방식이 아닌 영혼의 이야기를 영혼에 의해서 풀어나간다는 식의 이야기이니 수사드라마라는 측면에서 펙트가 사라지고 완전히 환타지만이 자리한 모습이었다.
시청자들의 눈은 다양하다. 환타지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라면 분명 귀신이 된 여고생 한나영의 혼이 빙의되어 사건을 풀어나가는 하선우의 모습이 더 재미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정통적인 수사물 즉 'TEN'이나 혹은 미드인 'CSI'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라면 혀를 치게 될 전개라 평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런데 한편으로 장기적인 레이스로 안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를 살리는 것이라 할만하겠다. 윤처용이라는 캐릭터는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이미 그 캐릭터가 주는 신비감은 시청자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상태다. 문제는 윤처용의 파트너에 해당한다 하겠다.
귀신을 파트너로 둘 것인가. 아니면 여형사를 파트너로 두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은 OCN의 '처용'이 시즌제로 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시즌1에서 멈추게 될 것인지를 결정짓게 되지 않아 싶기만 하다. 어쩌면 다음시즌은 기약하지 못하고 다른 수사드라마들의 빈자리를 채워주게되는 스핀오프 형태의 수사물로 전략해 버릴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한 셈이다.
귀신이 된 한나영은 광역수사대 붙박이 귀신으로 벌써 3년이나 자신이 왜 수사대에 갇히게 된 것인지를 모르고 있다. 미스테리의 시작이라 할만하다. 최종적으로 한나영이 왜 죽음을 당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1회에서 보여졌던 윤처용 파트너의 죽음과 악령의 등장은 '처용'의 가장 큰 핵심 포인트라 할만하다.
많은 사건들이 앞으로 전개되게 될 것이고, 점차 한나영과 하선우의 관계가 좁혀지며 미스테리들이 하나둘씩 벗겨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하선우와 한나영의 숨어있는 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이 '처용'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라 한다면, 귀신형사 한나영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여형사 하선우의 캐릭터는 존재감이 없어지기 마련이다. 완전한 환타지로 나가게 되는 셈이다. 가정주부의 죽음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한나영은 하선우의 몸을 빌어 빙의를 반복하며 사건을 해결해나갔다. 즉 사람에 의해서 사건이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귀신에 의해 살인사건이 해결되는 모습이라 할만했다.
귀신이 된 한나영의 활약이 커지게 될수록 수사물의 장르를 벗어나 환타지의 범주로 나가게 되는데, 여기에는 몇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겠다. 즉 시청층의 이탈이 그것이다. 수사드라마는 대체로 시청층이 로맨스멜로를 즐겨보는 시청층과는 다를 수 있다. 사건들의 연결고리들을 찾아가며 범인을 직접적으로 찾아나서는 것이 스크린을 통해서 혹은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는 관객이나 혹은 시청자들이 시선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풀이를 시청자들에게서 멀어지게 한다면 외면하게 되는 치명적인 약점이기도 하다.
몇가지 의혹을 시청자들에게 던져놓고 있는 것이 '처용'의 전체적인 모습이었다. 첫번째는 윤처용과 악령의 대립이 그것이다. 가장 큰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파트너를 죽음으로 몰고간 악령의 정체와 윤처용과의 대립은 드라마가 10부작으로 끝나는 시점까지도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들게 만드는 요소다.
두번째는 하선우와 한나영의 관계다. 귀신이 된 한나영의 혼이 유일하게 빙의될 수 있는 인물은 하선우의 반지를 통해서다. 두 사람간에 이어지는 관계는 절친한 친구이거나 혹은 혈연관계 등등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요소가 다분하다.
3회에서는 또하나의 의혹이 던져졌다. 하선우의 정신적 충격으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비정상적인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있었던 병증이 다시 재발했다는 신비감으로 여형사 하선우의 과거와 한나영과의 관계에 대한 미스테리를 강하게 심어놓았다.
그렇지만 3회에서 보여졌던 여고생 한나영의 사건풀이 방식이 강할수록 귀신보는 형사 처용의 존재감도 약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하고, 더불어 여형사 하선우의 존재감까지 약해지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귀신에 의한 귀신을 위한 드라마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드라마의 대표적인 특징은 모든 드라마에 멜로를 섞어 넣는다는 점이다. 수사물이 되었건 아니면 기업형 서스펜스물이 되었건 아니면 메디컬 장르를 만들어놓았건 빠지지 않고 작품의 중심이 되어버리는 것은 다름아닌 로맨스와 멜로라인이라는 점이다. 귀신보는 형사 처용은 수사물인 동시에 멜로라인도 빠지지 않는다. 윤처용과 하선우 두 형사의 관계가 그것이라 할만하다.
시즌제로 가기 위해서는 사건을 풀어나가는 주체가 누구일지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귀신 한나영에 의한 사건풀이는 사실상 귀신보는 형사 처용의 사건풀이와 중복되는 흐름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여고생 귀신의 활약이 많아질수록 윤처용의 캐릭터가 약해질 수밖에 없겠다.
사건 사건발생시각과 족적의 형태만으로 광역수사대에서 하선우의 프로파일은 빛을 냈다. 그에 비해 윤처용은 여고생 한나영을 보는 시각적인 현상을 통해서 사건의 실마리들을 찾아나갔다. 논리와 현상의 충돌은 인기 미드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조금 더 두고볼만한 드라마가 '처용'이었다. 시즌제로 올라설 수 있을지, 아니면 한시즌에만 머물게 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사건풀이가 어떤 유형으로 나가게 될 것인지에 달려있다 할만하겠다. 하지만 수사물은 사람에 의해서 해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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