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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는 왜 IMF 시기를 선택했을까?
과거 1980~90년대만 하더라도 미녀선발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동네의 TV앞에 가족들이 모여들어 누가 진선미가 될까 점치기도 했었고, 눈이 호강하는 날이기도 했었다. 2000년이 지나서 최근이 미스코리아에 대한 열기는 어떠할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의 미스코리아 대회는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게 사실이다. MBC의 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 마에리(이미숙) 원장이 말했던 것처럼 미스코리아는 모든 영광을 한몸에 받았던 때가 있기도 했었다. TV에 출연하는 것은 다반사였고, 인기또한 요즘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의 인기를 누렸었다.
하지만 수많은 미녀선발대회가 현대에 이르러서는 등장하기 시작했고,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과거의 영향력만큼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인기가 갈리는 시기는 아마도 IMF전후가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이같은 인기의 하락은 어쩌면 미디어의 발전이 가져온 결과라 할 수 있어 보이기도 하는데, 2000년 전후를 양분해보면 통신의 발달이 생활을 가른 시기라 할만하다. 소위 말해 미디어의 발전... 인터넷과 방송콘텐츠의 발전은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만들어낸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 케이블 방송이 발전하면서 공중파 방송의 유일함은 희석되어진 결과를 가져왔다.
MBC의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는 미녀선발대회인 미스코리아 대회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내용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배우 이연희의 연기변신은 단연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라 할만하다. 그간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이연희의 연기력은 그다지 호평을 얻지 못했었다. 특히 이연희와 친밀한 단어는 발연기라는 평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순한 이미지와 예쁜 여배우로 많은 남성팬을 두고 있는 인기여배우였음에는 분명하다.
작품에 대한 기사와 인터넷 안에서 쏟아지는 비평이 많았었던 여배우 이연희의 달라진 연기력에 눈이 가는 작품이 '미스코리아'가 아닌가. 전작인 '구가의 서'에서 놀라운 연기변신을 선보였었던 바가 있었던 이연희의 연기력에는 과거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쉽게 말해 에덴에서의 연기력과 비교해본다면 놀라운 연기성장이다.
또한 드라마 '미스코리아'는 주변인물들의 캐릭터들까지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미녀선발대회인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빼놓을 수 없었던 대사가 생생하다. 하나는 '세계평화를 위해서'라는 지극히 상투적인 멘트와 사자머리 모양의 우아스러운 헤어스타일, 그리고 참가자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수상소감들 중에는 소위 '미용실 원장님께 감사'라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왔었던 말이었다. 자주 다니는 미용실에서 대회에 참가해 보라는 권유로 미스코리아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참가자들의 말도 들을 수가 있었는데, 이러한 미스코리아 수상자를 만들어낸 보이지 않았던 실세에 속하는 미용실 원장이 드라마속에서 마에리라는 캐릭터가 아닐까.
과거 남성들을 TV앞으로 세워놓았었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새롭게 보여지는 드라마가 MBC의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가 아니던가.
드라마 '미스코리아'가 단순히 미녀대회라는 점을 벗어나 인기상승의 요인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점은 다분하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내세우는 화장품 회사의 성공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하나의 요소다. 김형준(이선균)은 의기투합으로 화장품 회사를 만들고 비비크림을 출시하게 되었지만, 1990년대 말 비비크림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제품이다. 최근에 들어서야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까지도 비비크림을 사용할정도로 화장품 중에서는 인기 아이템이 아닌가.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형준은 오지영(이연희)를 미스코리아에 내보냄으로써 자신의 회사 화장품을 홍보하려 한다.
여기에 형준 회사에 투자금을 받아내려는 정선생(이성민)의 합류는 드라마의 몰입을 한껏 올려놓고 있으니 쉽게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아닌가. 껌딱지마냥 형준에게 붙어살다시피 하게 된 정선생과 연구원 출신의 고화정(송선미) 간에 벌어지는 묘한 신경전은 벌써부터 한쌍의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연구원 신분의 고화정은 단순히 연구원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든다. 비비크림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혹은 형준과 오지영의 러브라인에 고화정의 사랑이 뒤섞여 삼각관계가 형성될 조짐까지도 엿보이는 전개다. 미녀대회에 출전해 투자금을 받기 위해서 고화정은 남자같은 불같은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미녀대회에 참가하게 될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무엇보다 여배우 이연희의 연기발전은 드라마 '미스코리아'를 빛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라 할만하다. 백화점 엘리베이터걸로 고된 일과를 살고 있는 오지영은 상사의 잔소리에 유일하게 맞서는 엘리베이터 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작정 일을 그만두지는 못하는 것이 남자들 뿐인 가족들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왜 드라마의 배경이 IMF 시기를 선택했을까 하는 점이 드러난다. 수많은 회사들에서 인력구조조정이 일어나고 회사가 문을 닫게 된 시기가 1997년 불어닥쳤던 IMF가 아니었을까. 대학을 졸업한 남자들은 취직을 하기가 어려워진 시기이기도 했었고, 조기퇴직 바람이 사회에 휘몰아쳤던 시기다.
오지영이 엘리베이터 걸에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로 나가게 된 계기가 분명하게 전달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회사 구조조정상 과거 백화점에서 흔히 볼수 있었던 엘리베이터 걸이나 안내를 맡았던 도우미들이 대거 실업을 맞게 되는 시기가 IMF다. 요즘에는 진풍경이라 할 수 있는 모습 중 하나가 각 층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층 안내를 도와주었던 도우미의 모습은 백화점의 고급화를 단적으로 전달하는 직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대량 실업사태가 빚어졌었던 IMF 시기가 그려지고 있는 것이 '미스코리아'의 시대적 배경이라는 점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어 보인다. 비주얼적으로도 화려한 미스코리아 대회를 통해서 사회의 어두운 면인 시대의 아픔이 그려질 수 있으니 기대되는 바가 크다 할만하겠다.
하지만 오지영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면 IMF라는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그려내는 것조차도 기대하기 어려웠을 법하다. 그렇기에 여배우 이연희의 놀라운 연기발전은 드라마 '미스코리아'를 성공시킬 수 있는 가장 큰 관건이 아닐까. 첫회와 2회가 방송된 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의 이연희의 연기력은 극을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형준과의 러브라인이나 직장에서 엘리베이터 걸의 살아가는 비애를 적절하게 살려내고 있으니 말이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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