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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인 KBS2 채널의 <아이리스>에서 애증과 액션을 망라하며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생각해 보면 문득 떠오르는 영화가 생각이 납니다. 본 글에 대한 포스팅에 대해서는 솔직히 공감이 가는 분들도 많을 것이고 또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인 느낌이니 재미삼아 읽어주시기 바래요^^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이병헌이 맡고 있는 김현준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먼저 알아본다면 어쩌면 수재에 가까운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특수부대 출신으로 틈틈히 대학원을 다니면서 학업을 쌓았고, 그런 와중에서도 특수부대 안에서는 단연 눈길이 가는 대원이었죠. 친구인 진사우(정준호)와 사격대결에서 어쩌면 그 진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FM적인 사격훈련에 임하는 진사우와는 달리 긴장되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장난스럽게 남자의 중요한 부분에 마지막 한발을 당김으로써 시합에서는 졌지만 팀내에서는 분위기 메이커가 따로 없었죠.
그리고 NSS로의 착출이 있었지만 심문과정에서도 약물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 하나만으로 친구 사우를 부축하고 빠져나가려고 했었습니다. 일종에 위트와 능력을 모두 갖추었으며, 거기에 체력까지도 오지리날 건강남이니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부다페스트에서의 암살임무를 수행했지만 NSS의 백산 국장의 음모로 위기를 맞게 되는 상황을 맡게 됩니다. 14회까지의 줄거리를 죄다 읖을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일단 여기까지 얘기해 보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도록 할께요.
김현준이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사실 언제부터인가 알게 모르게 영화 한편이 생각이 나더군요. 다름아닌 역대 배트맨 시리즈 중 가장 인상적이었고 짜임새있었던 <다크나이트>라는 영화였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3부작으로 재 탄생하고 있는 두번째 이야기에 해당하는 <다크나이트>는 기존의 배트맨 시리즈가 보여주던 만화같은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철학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영화였습니다. 선과 악의 공존과 양면성이라는 측면을 정교하게 표현해 낸 작품이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작품이죠.
그런데 뜬금없이 배트맨 시리즈의 <다크나이트>와 <아이리스>의 김현준과 동일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 였을까요. 첫째는 김현준의 배경때문이었죠. 우수한 두뇌와 부모, 그리고 NSS에서의 입지에 대해서 살펴보면 독자적인 행동과 판단이 가장 어울렸었죠. 그런데 무엇보다 다크나이트와 김현준이라는 캐릭터를 교차하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최승희(김태희)와의 관계와 현재 북한 공작원들 사이에 끼어있는 모습때문이었죠.
김현준은 사실 백산에 대한 복수를 위해 북한 공작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최승희라는 사랑했던 여자의 죽음과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리스라는 정체에 대해서 알게 되고 서울 한복판에 핵을 터뜨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름아닌 아이리스의 정체은 남북의 통일을 원치않는 자들의 집합체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죽었다고 믿었던 승희와도 만나게 됩니다.
승희 또한 현준이 죽었다고 믿지 못하지만 여러 정황들이 현준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게끔 조작됩니다. 그리고 석면공장에서 현준을 만나게 되지만 결국 둘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 안되는 관계에 직면해 있게 되는 관계였지요. 어쩌면 그 때부터였다 생각이 됩니다. 승희와 현준이 다시 만나게 되는 시점부터 묘하게도 현준에게서 <배트맨>의 다크나이트라는 이미지가 생겨나게 되더군요.
배트맨 시리즈를 새롭게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을 살펴보면 배트맨은 부모님의 죽음으로 인해 방황하게 됩니다. 방황의 도중에서 만난 집단은 다름아닌 암굴이라는 세계를 정화한다는 미명하에 모인 비밀집단이었죠. 그곳에서 브루스는 닌자의 기술과 다양한 암살기술들을 배우게 됩니다. 그렇지만 결국 암굴의 이념이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되고 떠나게 되죠. 다시 고담시로 돌아온 브루스는 낮에는 백만장자 브루스웨인으로 밤에는 악당들을 물리치는 배트맨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1편에 이어 2편에서 보여진 다크나이트는 일종의 선과 악의 교차라고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암굴에 의해 성장기를 거치지만, 본격적인 배트맨으로의 모습을 갖춘 <다크나이트>는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편집보다는 선택을 통해 어느쪽에 서게 되는가를 조명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다시 <아이리스>로 돌아가서 김현준을 살펴보면 흡사 배트맨이 되어버린 듯한 모습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단지 가면만을 쓰지 않았을 뿐, 현준은 승희의 생사를 확인하게 되고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세력인 아이리스라는 비밀조직을 파헤치는 최전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렇지만 승희에게 모든 것을 말하지 못하고 그저 놓어주기만 하죠. 위협세력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그 무리에 속하지 않고, 그렇다고 자유롭게 승희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승희라는 사랑보다 더 큰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죠.
승희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마치 낮과 밤이라는 두 세계를 동시에 살아가는 배트맨의 <다크나이트>를 연상하게 됩니다. 어느 세계에도 완전하게 서 있지 않는 불안정한 삶이 어쩌면 배트맨과 블루스웨인이라는 캐릭터였다면 김현준이라는 캐릭터는 승희라는 사랑과 대한민국을 지키는 NSS요원이라는 두 세계를 지켜내려는 인물로 비춰보입니다. 초반 NSS내부에서 업무를 했던 요원이었던 시절에는 두 세계를 공존시킬 수 있었지만, 백산(김영철)의 음모에 의해 아니 아이리스라는 집단에 의해 두 세계를 함께 공유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리스는 일종의 배트맨 시리즈에서의 암굴집단이라 할 수 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두 세계의 대칭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악의 한가운데 서 있는 다크나이트는 자신의 연인인 레이첼과 영원히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자신이 사랑을 선택하는 순간 자신의 정체는 밝혀지게 될 것이고, 고담시는 악의 그림자에 드리워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선과 악의 중심에 서게 된 배트맨은 자신은 악의 응징자로 그리고 심판자로 하비덴트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사랑까지도 그 심판자인 하비덴트에게 돌리죠.
어쩌면 하비덴트라는 선택상의 인물이 현준의 친구인 진사우로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현준은 진사우가 단지 명령에 따를 뿐이라고 믿고 있었고, 상처입은 승희를 사우에게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어둠속에서 악당들과 싸우는 다크나이트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아이리스의 정체가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현준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만나게 됩니다. 다름아닌 자신에게 아이리스 리스트에 대해서 A에서부터 Z까지 설명해 주었던 목소리의 주인공 때문이었죠.
묘하게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출발한 현준의 발걸음은 그동안 혼자만이 고담시를 악으로부터 지켜내는 악전고투의 모습에서 세력을 형성해 나가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마치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고든 경장을 만나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할까요. 도시의 위협세력인 아이리스의 실체와 서울에서 자행되는 핵테러를 막기 위한 임무가 주어진 셈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리스>에서 배트맨의 <다크나이트>를 연상케 하는 모티브는 다름아닌 음악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눈여겨 본 시청자들이라면 김현준이 북한 공작원들 사이에서 긴장감을 던져주는 장면이나 액션장면에서는 빠른 비트의 음악이 흘러나오곤 했었습니다. 특히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에서는 빠지지 않고 들려오는 중저음의 음악색깔은 마치 김현준을 <어둠속의 기사>로 느끼기에 충분했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쿠~욱 추천해 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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